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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우리 집에 지구인이 왔다. 

그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의료 선교를 하고 있는 남편의 후배이다. 

그가 할 줄 아는 말은 한국어, 스와힐리어, 그리고 영어.  

우리들은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었다.  

저녁 식사는 우리 교회에 있는 또다른 지구인 부부와 함께 했다.  

또다른 지구인 부부도 선교사이다. 

남편은 미국국적의 백인, 아내는 한국 국적의 아시아인.  

아이가 셋인데 첫째는 한국, 둘째는 요르단에서 태어났고 셋째는 곧 미국에서 태어났다. 

참고로 나는 한국 국적의 아시아인이다. 

나는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지만 영어는 더듬거린다.  

미국국적 지구인은 영어와 아랍어를 잘 하며 한국어를 거의 다 알아듣고, 기본적인 의사표현도 한국어로 할 수 있다. 

한국 음식도 즐겨 먹는다. 

한국 식당에서 그는 고등어 구이를 주문해서 먹었다. 

고등어를 좋아하는 백인을 그때 처음 보았다.  

그의 아내, 한국 국적 지구인은 '아시아 여성' 하면 떠오르는 조용하며 참을성 많은 여성상과는 거리가 멀다. 

그녀는 씩씩하고 거침이 없으며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하고 싶은 말을 다 한다. 

미국 국적의 지구인은 매우 진지하며 성실하고 검소하여 우리가 흔히 '선교사' 하면 떠올리는 '선교사' 그 자체이다.     

 

아무튼, 요르단에서 살던 지구인과 케냐에서 살던 지구인이 서로 만나 마치 서울사람과 부산 사람이 이야기 나누는 것처럼 자기네 동네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서로 주변 친구들을 이야기 하다 보니 교집합으로 아는 사람들이 누구 누구인지를 확인하기까지 이르렀다. 

세상은 참 넓고도 좁다는 것이 확실하게 와 닿는 순간이었다.      

 

우리들은 여러 동네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르단, 케냐, 탄자니아, 영국, 스페인, 독일, 오스트리아, 이스탄불, 시카고 그리고 피닉스. 

 

케냐 지구인이 한가지 여행팁을 알려주었다. 

유럽 여행 비수기인 겨울에 일단 싼 비행기 티켓으로 영국으로 날아가면 영국에서 터키행 알뜰 여행 상품이 많다는 것.  

그리고 그리스 보다 이스탄불이 더 저렴하게 여행 할 수 있는 장소라는 것.  

그러자 요르단 지구인이 한마디 거들었다. 

요르단에도 터키행 알뜰 여행 상품이 많고 터키가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갑자기 요르단, 터키, 케냐가 옆동네처럼 느껴졌다.

 

케냐 지구인이 살고 있는 나이로비에는 아프리카 유엔 본부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케냐 지구인은 유엔이 멀리 높고도 고고한 단체로 느껴지지 않고 동네 소방소나 경찰서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듯 했다.  

케냐 지구인이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할 지 고민 중인 딸에게 프랑스어의 중요성에 대해 알려주었다.  

국제 단체에서 일하려면 영어는 기본이요 적어도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 중 하나는 덧붙여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국제 공식 문서에는 반드시 영어와 프랑스어가 들어간다고 알려 주었다. 

갑자기 프랑스어를 전공하겠다고 한 딸이 위대하게 보였다.  

케냐 지구인이 딸에게 대학 입학하고 나서 케냐로 자원봉사 하러 오라고 하니, 딸이 좋다며 기뻐했다.  

케냐 지구인은 혹시 NGO 단체를 통해 아프리카로 오게 되면 '탄자니아'로 갈 것을 권했다. 

그곳이 '스와힐리어'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나라라고 추천해 주었다.

 

몇 년 전에 나는 또다른 지구인 청년들을 만난 적이 있다. 

중국 국적의 한국인.  

그들은 중국에 사는 한국인인데 국적은 중국이다. 

중국어와 한국어가 완벽하며 미국에 어학연수를 와서 몇몇은 아예 미국에 눌러 앉을 계획이었다.  

미국에는 중국인들이 많아 일자리를 구하기 쉽다고 했다. 

미국에서 몇 년 일한 뒤에 대한민국에 가서 일하고 싶다고 했다. 

중국에 돌아가면 그들은 북한으로도 갈 수 있는 신분이었다. 

 

그들에게 국적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들을 보며 처음으로 국적과 인종을 뛰어넘는 '지구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케냐 지구인과 요르단 지구인 덕분에 지구를 집 앞마당처럼 상상하게 되었다. 

오늘부터 세계 지도를 펼쳐 놓고 동네 구경을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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