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포스트::칼럼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newshin.JPG

 

 

 대한민국에서는 아기들도 바쁘다. 이것 저것 배워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젊은 엄마들은 아기가 빨리 자라서 초등학교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기에게 이것 저것 가르치느라 돈이 많이 드는데 오히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학원비나 교재비가 덜 들기 때문이란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에 사는 중산층에서 태어난 아기들은 무엇을 배우는가? 

우선 동네 놀이방이나 유아원에 다녀야 한다. 언어에 영재성을 풍긴다면 영어 유치원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가서 친구도 사귀고 단체생활의 맛을 어렸을 때부터 익힌다. 

아기가 놀이방에 있는 동안 엄마들은 브런치 카페에 모여 나름 서로 정보도 교환하고 육아의 고통을 잠시나마 잊기도 하고 앞으로의 긴 학교생활 여정을 함께 할 동지들도 만든다.  

걸음마를 하면서 기저귀를 뗄 쯤이 되면 한글도 배우고, 아기 스포츠단에서 수영도 익힌다. 그 사이 사이에 유아 학습지, 가베, 몬테소리, 짐보리, 미술, 영어 등 '놀이'의 탈을 쓴 여러가지 학습활동을 함께 곁들인다.  

젊은 엄마들은 일찍이 독서의 중요성을 깨달아 거실 한쪽 벽면을 온통 책장으로 꾸며 놓고 유아용 전집을 구비한 후 TV 대신 책을 읽게 한다. 대신 엄마와 아빠는 컴퓨터 모니터와 핸드폰으로 예전과 다름없이 볼만한 것은 모두 시청한다. 

만일 이러한 것들을 할 만한 경제적 여유가 없거나 뭔가 좀 더 새롭고 창의적으로 접근해 보고 싶다는 열성 엄마들은 '엄마표' 교육을 실시한다. 그리하여 엄마표 영어, 엄마표 수학, 엄마표 음악 등등이 탄생하게 된다.  

이렇게 조기교육에 열심을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참 뇌가 왕성하게 세포 분열을 하는 시기에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함으로써 재능을 빨리 발견하여 남보다 서둘러 재능을 계발하고 앞서 나가기 위해서란다. 

가끔 어린 나이에 영어를 엄청나게 잘해서 TV에 나오는 꼬마들을 본다. 그들을 보면서 저렇게 영어를 잘하면 무엇이 좋을까 생각해 본다. 

초등학교에 가서 토플을 만점 받을 것인가? 초등학교때 토플을 만점 받으면 그 성적 만으로 좋은 대학에 가게 되는 것일까? 설사 초등학교 나이에 또는 중학교 때 남보다 빨리 좋은 대학에 진학하게 되어 빨리 졸업하게 되면 좋은 직장에 취직하게 되는 것인가?

내가 조기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미국의 프리스쿨에서 일하게 되면서 미국의 조기교육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내가 가르치게 될 프리스쿨 학급은 3세에서 5세까지의 특수아와 일반 유아들이 함께 다니게 될 반이다. 

특수아들은 교육비가 무료이고, 일반 유아들은 상당한 학비를 내고 다니게 된다. 이런 류의 프리스쿨을 통합 학급(inclusion preschool)이라고 칭한다. 

처음에는 과연 장애아 학생, 일반 학생이 반반인 유아원에 일반 학생들이 학비를 내면서까지 올까 하는 의구심을 가졌다. 

그러나 교육현장에서는 이러한 생각을 품는 그 자체가 이상한 일처럼 여겨지는 분위기이다. 통합 유아원은 인기리에 운영되고 있다.

미국 공립 초등학교의 반 구성이나 인력 배치를 보면 '낙오자'를 없애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선 각 학교마다 '영재반'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지만 '특수학급'과 특수교사는 여러 명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학습 도우미 선생님(Academic Interventionist)'이 따로 있기도 하다.  

미국 선생님들은 맹비난을 하고 있는  교육개혁법안의 이름이 '낙제 학생 방지법' (No Child Left Behind Act)인 것은 신기하기만 하다. 

이 법안은 낙제 학생들에게만 국한되어 있는 법안에 아니라 미국 교육의 전반적인 체계와 방향을 결정한 중요한 법안이다. 이름이 말해 주듯이 어떻게 하면 학력이 떨어져 낙오되는 학생들을 줄일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한 흔적이 이 법령을 근간으로 한 여러 가지 제도를 통해 나타난다.    

미국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ESL 교육도 따지고 보면 영어가 안 돼서 낙오되는 학생들이 없게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역시 낙오자를 방지하기 위한 교육이라고 보면 되겠다. 

특수교육도 그러하다. 한 학생도 낙오시키지 않기 위해 심리 상담가, 언어치료사, 작업치료사, 문제 행동 전문가, 특수교사, 일반교사, 교육행정가가 달라붙어 교육 계획을 짜고 그것을 현장에서 실행한다.

미국에서의 조기 교육은 물론 한국처럼 각종 예체능, 언어 교육 등 앞서가기 위한 교육도 있겠지만, 공교육에서 실시하고 있는 조기교육은 대체로 발달이 늦어지거나 장애가 있는 아기들을 빨리 발견하여 어렸을 때 최대한 많은 치료와 훈련을 통해 일반 아이들과의 격차를 줄이는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물론 주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 현재까지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는 그렇다.   

과연 일등을 만드는 교육과 꼴등을 없애는 교육 중 어떤 것이 모두에게 더 도움이 되는 것일까?  

예전에는 한 명의 천재가 수천 수만명의 일반인들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낙오자 한 명을 끌어안고 살리는 것이 그의 가족들과 이웃들과 더 나아가 동네를 살리는 것이라고 말이다. 

더군다나 천재는 태어나는 것이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조기교육을 해도 천재는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낙오자를 보통 사람으로 끌어 올리면 끌어 올린 사람들도 끌어 올려진 과거 낙오자도 모두 영재성을 발휘하게 된다. 

이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메일 namenoshin@naver.com


  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트라우마

    요즘 학교에서 트라우마(trauma)에 대해 배우고 있다. 지난 일년 동안 많은 일들을 겪다 보니 요즘 배우고 있는 '트라우마'에 대해 부쩍 관심이 간다. 사전을 찾아보니 트라우마란 과거 경험했던 위기나 공포와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당시의 감정...
    Date2021.04.09
    Read More
  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코비드 후폭풍

    요즘 학교 분위기가 싸하다 한참 다음 학년 준비를 위한 인사 이동이 이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미국의 공립 학교 교사들은 모두 계약직이다. 비록 형식적이기는 하지만 매년 이맘때쯤 즉 3월에서 4월 정도가 되면 각 선생님들에게 다음 학년...
    Date2021.04.17
    Read More
  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초연결 시대의 고독

    요즘 집에서 일을 하다 보니 아이클라우드,( i-cloud)와 인터넷 연결망의 위력에 새삼 놀라움을 느낀다. 나의 손길이 머문 곳에는 어김없이 고장이 발생하여 '마이너스의 손' 이라는 제 2의 이름을 가진 나. 역시나 학교에서 준 노트북에 뭔가 문제가...
    Date2020.05.30
    Read More
  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초보 특수교사의 생존기

    한국과 달리 가을에 새 학년이 시작되는 미국은 바로 지금이 새 학년 새 학기이다. 쇼핑센타나 마켓에는 "Back to school" 이라고 크게 써 붙이거나 따로 상품 코너를 마련해 놓고 새 학기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가족들을 맞이한다. 필자도 이번에 처음, 미국 ...
    Date2019.08.13
    Read More
  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초보 특수교사의 생존기

    요즘 나는 대학교를 다시 다니는 기분이다. 며칠 전 교육청에서 새로 채용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4일간의 매우 "빡쎈" 신입 교육을 받고, 배치 받은 초등학교로 가서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새학기를 준비하고 있다. 사오정과 같은 귀로 하루 9시간 이상을...
    Date2019.08.06
    Read More
  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철밥통의 시대는 갔다!

    신문, TV , 인터넷 할 것 없이 온갖 매체에서 온통 실직자 소식이다. 집 안에서 갇혀 지내는 것도 우울한데,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은 듣는 이들을 더욱 슬프게 한다. 재택 근무로 짜증이 나고 힘이 들지만 직업을 잃거나 가...
    Date2020.05.06
    Read More
  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지구인의 정체성

    며칠 전 우리집에 한국에서 알고 지내던 지구인 가족이 놀러 왔다. 일년 반 전에 미국으로 취직이 되어, 온 가족이 미국으로 오게 되었는데, 앞으로 미국에 눌러앉을 생각이란다. 아무래도 올망졸망한 아이 셋을 키우기에는 미국이 한국 보다 더 나을 것 같다...
    Date2018.09.01
    Read More
  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지구인을 위한 가르침과 배움

    지구인이란?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황색인, 홍색인, 흑인, 백인, 어린이, 어른, 장애인, 정상인, 기독교인, 불교인, 무슬림, 힌두교인 등등을 말입니다. 단 화성인은 제외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이들 모두에게 적합한 교육과정을 만들 ...
    Date2018.10.28
    Read More
  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지구인들이여, 영어를 잘 하고 싶으신가요?

    미국에 살다 보니 영어 때문에 주눅드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특히 매주 영어로 글을 써야 하는 입장에서는 영어 때문에 가슴이 턱턱 막히고 눈물이 고이는 순간도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듣고 있는 과목의 숙제 때문에 2주 동안 동네에 있는 초등학교, 특히 ...
    Date2018.09.16
    Read More
  1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정의와 자비의 충돌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지구인들은 '얼마나 공정하게 학생들을 대우 할 것인가?' 와 '어느 선까지 자비와 사랑을 베풀어야 할 것인가?'의 문제로 충돌하고 다툰다. 두 입장 다 일리가 있고 중요하다. 특별히 특수교육에서는 이 문제가 더 분...
    Date2018.12.23
    Read More
  1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적어야 산다!

    '적자생존' 무슨 뜻인가? 다윈의 진화론에서 나온 말이긴 하지만 예전에 일하던 학교에서는 좀 다른 뜻으로 쓰였다. 함께 일하는 지구인 중에 구호 만들기를 잘하는 선생님이 계셨다. 학생들에게 메모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기억하기 좋으라고 '...
    Date2019.03.09
    Read More
  1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장애인이 가장 살기 좋은 주, 아리조나

    며칠 전, 내가 살고 있는 아리조나가 미국 뇌성마비 협회(United Cerebral Palsy)에서 2015년에 발표한 장애인이 가장 살기 좋은 주 1위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사막의 도시, 황량하고 모래바람으로 뿌옇기만 한 이 땅이, 알고 보니 장애인...
    Date2018.12.01
    Read More
  1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있는 모습 그대로, 극복하지 않기!

    당신은 극복을 잘 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순응을 잘 하는 사람인가? 왠지 극복을 잘 하는 사람은 똑똑하고 멋져 보이지만 순응을 잘 하는 사람은 바보 같고 열등한 느낌을 주기까지 한다. 순응을 잘하는 사람은 극복을 못하는 사람인양 느껴진다. 국어사전에서...
    Date2019.11.10
    Read More
  1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일등을 만드는 교육 vs 꼴등을 없애는 교육

    대한민국에서는 아기들도 바쁘다. 이것 저것 배워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젊은 엄마들은 아기가 빨리 자라서 초등학교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한다. 아기에게 이것 저것 가르치느라 돈이 많이 드는데 오히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학원비나 교재...
    Date2019.03.03
    Read More
  1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유비쿼터스적인 그리고 유니버셜한 유형의 학부모들

    이상한 학부모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언제 어디나 존재한다는 것을 요즘 강하게 느끼고 있다. 한국에서 교직 생활을 할 때에도 한 학기에 한 번 정도는 이상한 사람들에게 시달렸다. 미국에 와서는 좀 달라질까 했더니 여기도 마찬가지이다. 이상함에는...
    Date2021.01.30
    Read More
  1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유기농 공동체 (Organic Community )

    나는 지금까지 여러 종류의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었다. 친정, 시댁, 우리 가족, 학교, 직장, 교회 …. 특히 나는 '학교'와 '교회'라는 공동체에 오랜 세월 몸 담아 왔다. 이 두 조직은 아주 다르면서도 비슷하다. 비슷한 점이라면 규칙...
    Date2020.10.23
    Read More
  1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위기의 아이들

    한국이나 미국이나 '위기의 아이들'이 있다. 무엇이 위기인가? 공부를 너무 못해서, 반대로 너무 잘해서, 집이 너무 가난해서 반대로 너무 부자여서, 성격이 너무 내성적이어서 반대로는 너무 극성이어서 위기라고들 떠든다. 공부를 너무 못하면 상급...
    Date2019.08.27
    Read More
  1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위기 관리 능력

    요즘 여기 저기서 난리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뉴스와 유튜브가 온통 시끄럽다. 어느 나라나 사건 사고가 터지고 전염병이 돌긴 하지만, 그 나라나 단체의 건강성은 닥친 위기를 얼마나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대처하느냐를 보고 판단 할 수 있다. ...
    Date2020.02.06
    Read More
  1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용감한 지구인의 방문

    지난 주, 용감한 지구인 4명이 우리집에 왔다. 그들은 멀리 태평양 건너편 한국에서부터 왔다. 4명 모두 여성이며, 미혼이고 미국은 거의 초행길이나 다름 없다고 했다. 한국에서 승용차 밖에 운전한 경험이 없지만 용감하게도 8기통 대형 벤을 빌려서 라스베...
    Date2019.02.02
    Read More
  2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요람에서 무덤까지 ? 아리조나 주의 장애인 복지 정책 (3)

    "우리 아이보다 딱 하루만 더 살고 싶어요!" 이것은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고백이다. 종종 신문에는 부모와 성인 장애인 자녀가 함께 목숨을 끊는 끔찍한 기사도 접한다. 학령기의 장애인들은 그래도 학교라는 울타리가 있어서 ...
    Date2019.07.1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