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포스트::칼럼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newshin.JPG

 

 

영어 공부를 위해 미국 교육방송 뉴스를 듣다가 신기한 보도를 듣게 되었다. 장애가 있는 지구인들도 패션 감각을 살린 옷을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사실 뇌성마비나 교통사고, 뇌졸증 등으로 몸이 불편한 지구인들은 혼자서 옷을 입고 벗기가 어렵다. 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 형편이어서 멋은 포기한 채, 간단한 디자인의 실용적인 차림을 하기가 일쑤이다. 

그래서 특수반에 가 보면 고등학생 임에도 불구하고 면티와 고무줄 츄리닝, 찍찍가 붙은 운동화 스타일을 흔히 볼 수 있다. 

자폐증을 지닌 지구인의 경우, 미용실 가는 것도 쉽지 않아 집에서 간단하게 아마추어 솜씨로 엄마에게 머리를 다듬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희소식의 내용은 이러하다. 

뉴욕에 있는 유명한 디자인 학교인 "파슨스 디자인 스쿨(Parsons School of Design)"과 "Open Style Lab"이라는 비영리 단체가 손을 잡고 신체가 불편한 사람들도 혼자서도 쉽게 멋진 옷을 입고 벗을 수 있도록 옷을 디자인 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 다니는 학생들이 뉴욕에 있는 한 장애인 시설에 가서 직접 장애가 있는 사람들, 예를 들면 사고나 중풍 등의 질병으로 몸이 불편해진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어려움과 각 개인의 바램을 들어보고 각 사람에게 맞는 멋진 옷을 디자인 해서 주었다고 한다.  

뉴스 속에 나온 한 휠체어를 탄 할머니는 몸을 잘 움직일 수 없지만 젊은 시절에 음악을 하며 공연을 했던 추억을 간직하고 있기에 학생들이 락커들이 입음직한 멋진 가죽 점퍼를 할머니가 쉽게 입고 벗을 수 있도록 지퍼나 소매 등을 재단하여 선물하는 광경이 나왔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러한 기특한 생각과 모험을 하는 사람들이나 단체, 심지어 기업이 더 있다는 것이다. 

"타미힐피거(Tommy Hillegar)"에서는 이미 "Tommy Adapted"라는 이름으로 단추 대신 벨크로나 자석 등으로 옷단을 쉽게 여밀 수 있게 디자인 된 옷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일반 옷과 디자인은 똑같지만 지퍼나 단추 또는 소매등이 조작하기 쉽고 편하게 처리된 것들이다.  

또  "타겟(Target)"에서 판매되는 옷 중 "Cat & Jack"이라는 브랜드는 지극히 예민한 감각을 지녀 어려움을 겪는 자폐증, ADHD, 또는 그 밖에 감각통합장애를 지닌 지구인들을 위한 자극이 덜한 옷감으로 만들어진 옷을  선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나이키(Nike)와 언더아머(Undera Amour)에서는 신발끈을 매기 쉽게 디자인 된 운동화나 특수 디자인된 의류를 "Adapt"라는 이름을 붙여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이케아(IKEA)에서는 "Add on unit"라는 이름을 붙여 휠체어를 타거나 소근육 움직임이 불편한 마비증, 뇌성마비 등을 지닌 지구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가구를 디자인하여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몸이 불편한 지구인들을 위해 기존의 가구와 모양은 똑같지만  손잡이나 높낮이가 일반 가구와는 다르게 교정이 된 가구라고 한다. 

3D 프린터가 이러한 움직임을 가속화 키고 있다. 

캐나다의 한 지구인이 산악지역도 거침없이 달릴 수 있는 휠체어를 만들어 판매한다고 한다. 캐나다에 사는 "Christian Bagg"라는 지구인은 평소에 스키와 스노우 보드를 즐기는 젊은이였는데 그만 스노우보드 대회에서 부상을 당해 하반신이 마비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러나 운동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등산을 할 수 있는 특수 휠체어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지금은 "Icon Wheel Chairs"라는 이름의 특수 휠체어를 주문 받아 맞춤형 휠체어를 만드는데,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쉽고도 빠르고 저렴하게 휠체어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우리들은 때때로 장애를 가진 지구인들은 생 단발머리에 고무줄 바지를 입고 찍찍이 신발을 신은 채 집 안에서만 생활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오히려 장애가 있는 지구인이 멋을 부리고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 거북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까지 있다. 

그러나 뉴스에서 소개된 사람들과 단체들은 그러한 생각의 틀을 깨고 창의적이고 폭넓은 시선으로 지구인들을 품었다.  

나는 이 사람들이나 단체와 아무 상관이 없고 관련도 없지만 참으로 칭찬과 격려를 하고 싶다. 어쩜 그렇게 멋지고 기발한 생각을 했는지 말이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장애가 있는 지구인을 위해 발명된 것들은 결국 모든 지구인들에게 큰 도움을 준다.  

계단 옆에 설치된 램프(경사로), TV에 나오는 자막, 자동문, eye-gaze technology 등이 그러하다. 

최근에 eye-gaze 기술은 게임 산업에 도입되어 눈으로 화면을 쏘아 봄으로 게임을 하는 기술 등으로 발전하고 있다.

  요즘 우울한 일들이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한국에서는 인터넷을 불태워버릴 것 같은 버닝썬 게이트, 지구 반대편에서는 뉴질랜드와 네델랜드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 미국에서는 각종 자연 재해와 장벽을 짓느니 마느니  등등.  

그런데 이러한 파괴적이며 우울하고 음흉한 일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줄기 빛처럼 자기가 가진 달란트와 재능으로 모든 이들을 풍요롭게 만드는 움직임도 계속 되고 있다.  

희망을 가지자!

 

이메일 namenoshin@naver.com


  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미국 지구인들은 학생들을 어떻게 훈육할까?

    교생실습을 하는 동안, 실습하고 있던 교실이 뒤집어지는 사건들이 몇 개 있었다. 사건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외부로부터의 문제, 나머지는 내부 문제. 교실이 몇 번 들썩거리면서 나는 미국 지구인들이 한국 지구인들과는 훈육에 있어서 다른 방...
    Date2018.12.16
    Read More
  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미국 동전 이야기 2

    내 글의 애독자라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올 가을, 학기가 시작하자 마자 나는 "참 잘했어요" 스티커 대신에 수업때마다 "미국 동전"을 학생들에게 뿌렸다. 나름대로 동전을 주는 규칙이 있다. 4가지 항목에서 좋은 태도를 보이면 컴퓨터 상에서 동전 사진...
    Date2021.01.04
    Read More
  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미국 동전 이야기

    "시간 맞추어 수업에 들어왔네. 아이구 착해라. 자, 여기 쿼터 (25센트)가 있다!" "아니, 수업 중에 왜 혀를 내밀지? 이거 너무 예의 없는 것 아니야? 선생님이 갑자기 이야기 하다가 혀를 불쑥 내밀면 넌 좋겠냐? 안되겠다. 넌 오늘 패니(1센트)에 만족하거...
    Date2020.09.17
    Read More
  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뭣이 중한디?

    "신 선생님, 갑돌이 IEP 미팅이 곧 다가오지요? 각별히 신경 쓰셔야 해요. 쉽지 않은 만남이 될 겁니다. 베테랑 선생님들이 미팅에 함께 들어가서 도와 드릴테니 너무 염려 마세요." 나의 멘토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IEP 미팅이란 특수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
    Date2019.11.26
    Read More
  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모든 지구인을 위한 신기한 발명품

    영어 공부를 위해 미국 교육방송 뉴스를 듣다가 신기한 보도를 듣게 되었다. 장애가 있는 지구인들도 패션 감각을 살린 옷을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사실 뇌성마비나 교통사고, 뇌졸증 등으로 몸이 불편한 지구인들은 혼자서 옷을 입고 벗기가 어렵다. 늘 다...
    Date2019.03.24
    Read More
  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멋있는 말 비계 飛階(Scaffold)

    작년의 일이다. 대학원 공부 막바지에, 나를 한참이나 애먹이던 영어 단어가 있었다. 특수교육과 영어교육 관련 논문을 읽다 보면 많이 나오는 단어인데 한국말로 그 뜻을 찾아보니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고 생뚱 맞아 무슨 말인가 하고 나를 헤매게 만들었던...
    Date2019.09.04
    Read More
  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마음이 먼저다

    성공을 하려면 단단한 마음 즉 멘탈이 중요할까 아니면 뛰어난 두뇌가 더 중요할까? 학교에서 많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또 다양한 장애를 지닌 학생들을 만나면서 나는 이 질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 오고 있다. 인생을 살면서 마음씨 좋고 세상 편한 보통 ...
    Date2019.04.09
    Read More
  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마음가짐이 먼저냐 행동거지(行動擧止)가 먼저냐?

    요즘 내가 푹 빠져 있는 티브이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그것은 "600 파운드의 삶(600lb life)" 라는 프로그램이다. 제목에서 이미 감을 잡았겠지만 고도 비만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위절제 수술의 권위자인 한 의사를 찾아가 수술을 받기 위해 여러가지 생활...
    Date2021.02.25
    Read More
  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똑똑하다는 것은 무엇일까?

    중학교 때의 일이다. 어떤 여학생이 아이큐가 90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돌고래 보다 낮은 아이큐라며 킥킥 대던 일이 있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 당시 전교생을 대상으로 지능검사를 했던 모양이다. 지금 돌이켜보면 왜 ...
    Date2021.01.23
    Read More
  1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또다시 온라인 수업

    지난 금요일 교장 선생님이 드디어 교직원 회의를 소집하였다. 물론 줌으로 진행된 비대면 교직원 회의였다. 교장 선생님은 비장한 얼굴로 앞으로 펼쳐질 일들에 대해 발표를 하였다. 내용인 즉 추수감사절 휴일 이후 월요일부터 비대면 수업 즉 100% 온라인 ...
    Date2020.12.10
    Read More
  1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대기만성(大器晩成), Late Bloomer의 가치

    한국은 요즘 "자사고 폐지" 문제로 시끌 벅쩍 하다. 한국에는 여러 종류의 고등학교가 있다. 최근에 없애느니 마느니 난리가 난 "자립형 사립학교"를 비롯하여, "과학 고등학교", "외국어 고등학교", "국제 학교" 등이 있고, 검정고시를 봐야 학력을 인정 받...
    Date2019.07.23
    Read More
  1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당신의 아이는 잘 자라고 있나요? (2)

    지난 주에 이어 영유아 지구인들의 발달단계에 대해 다루어 본다. 지난 번에는 아기 지구인들의 언어 발달 단계에 대해 소개했다. 생각보다 많은 지구인들이 도움을 받았다는 연락을 주었다. 의외로 교육관련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 조차도 발달단계에 대해 ...
    Date2019.05.07
    Read More
  1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당신의 아이는 잘 자라고 있나요?

    특수교육을 공부하고 그 분야에 몸을 담고 있다 보니, 어디를 가든지 꼬마 지구인들을 보면 이 꼬마가 잘 자라고 있는가 아니면 지금 도움이 필요한가를 나도 모르게 유심히 지켜보게 된다. 젊은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생각보다 많은 엄마들이 아기...
    Date2019.04.30
    Read More
  1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다시 학교로 돌아 갈 수 있을까?

    대학교를 다닐 때 이반 일리치의 "탈학교 사회(Deschooling society)"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무슨 내용이었는지는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제목이 말해 주듯이 학교가 사회악의 근원이므로 학교를 없애야 한다는 급진적인 주장을 다룬 책이었다. 일리치는...
    Date2020.06.17
    Read More
  1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다르게 대우하면서도 공평하게 -형평성(Equity)

    수요일은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이다. 따라서 나도 좀 일찍 퇴근 할 수 있다. 수요일 아침, 빨리 퇴근 할 생각에 발걸음도 가볍게 출근했던 나는 오후에 회의가 있다는 소식에 실망감에 휩싸였다. "아이고, 오늘도 학생들 하교 후, 전체 회의가 있다니&hellip...
    Date2019.12.05
    Read More
  1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뇌전증(腦電症)에 대하여

    뇌전증(腦電症)? 간질의 새로운 이름이다. 2009년에 대한뇌전증학회에서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해 그동안 '간질'로 불려 졌던 병을 '뇌전증'이라고 부르기로 했단다. 영어로는 Epilepsy라고 부른다. 뇌전증에 대해 누구나 한두 마디씩은 들어...
    Date2020.11.06
    Read More
  1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너의 신발을 신고

    요즘 나는 새롭게 태어나고 있는 중이다. 태어난 것이 아니라 태어나고 있다는 말이 좀 어색하게 들릴 수 있지만, 내 나름대로 뭔가 기존의 것을 버리고 새로와지고 있다는 표현이다. 한국에서 교사로 있을 때에는 '갑'의 위치에서 학생들이 나에게 ...
    Date2019.10.31
    Read More
  1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내 안의 ADHD

    한국에서 살다가 미국에서 사니 좋은 점이 한가지 있다. 처음에는 불편한 점일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점으로 생각된다. 그것은 바로, 미국에서는 하루에 중요한 일 한가지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미국에서는 멀티테스킹이 거의 불가능하다...
    Date2019.02.24
    Read More
  1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난독증(難讀症 Dyslexia) -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청력이 좋지 않아 보청기를 사용해야 하지만, 보청기를 끼면 소리만 크게 들릴 뿐 이상하게 사람 말소리는 잘 못알아듣겠다고 하면서 보청기를 잘 안 끼는 어르신을 본 적이 있는가? 이러한 현상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 보청기를 끼고 사람 목소리를 알아듣기...
    Date2020.07.27
    Read More
  2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글자와 숫자로 만나는 지구인

    나는 요즘 작은 수첩에 사람들의 이름을 적고는 혼자서 그것들을 읽어보고 외운다. 만나는 사람들이 갑자기 많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사람들이 모두 영어 이름을 사용하기에 발음하기도 익숙하지가 않고 잘 외워지지도 않는다. 순수한 영어 이름이라면 ...
    Date2019.04.02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