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포스트::칼럼
조회 수 13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newshin.JPG

 

 

한국이나 미국이나 '위기의 아이들'이 있다. 무엇이 위기인가? 

공부를 너무 못해서, 반대로 너무 잘해서, 집이 너무 가난해서 반대로 너무 부자여서, 성격이 너무 내성적이어서 반대로는 너무 극성이어서 위기라고들 떠든다.  

공부를 너무 못하면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거리로 내몰려 범죄에 빠져들기 쉬워지니 위기이고, 공부를 너무 잘하면 학교교육이 그들을 받쳐주지 못하니 위기라고 난리가 나고, 집이 너무 가난하면 환경이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들 하고, 너무 돈이 많아도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한다.  

성격이 내성적이면 코딱지만한 사건에도 정신적 충격을 받아 공부 하기가 힘들어지고 성격이 극성이면 친구들의 공부를 방해하기 쉬우니 그 또한 위기이다.  

너무 비관적인가? 이곳 미국은 어떠한가? 

비록 아리조나 피닉스라고 하는 한 곳의 일들만을 가지고 미국 전체의 교육을 말한다는 것은 성급하겠다. 그러나 미국의 공립학교 또는 사회의 한 단면을 조금 맛 보는데는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이곳에서 본격적으로 학생들을 데리고 수업을 시작한지 이제 막 2주가 되었다. 유치원생부터 5학년 학생들까지 고르게 가르치다 보니, 모든 학년의 교실들을 들락거리게 되고, 다양한 학년의 교육과정을 조금씩 맛보고 있는 중이다.   

필자가 한국에서 가르쳤을때와 비교하자면, 교육환경은 그야말로 풍요 그 자체이다. 우선 공간의 넉넉함에서 오는 여유는 한국과 비교할 수 없겠다. 

요즘 한국에는 그야말로 운동장이 없다시피하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는데, 이곳 아리조나는 땅이 넓어서인지, 놀이터도 저학년, 고학년, 특수학급용, 유치원용 등등 여러개가 있고, 잔디 구장은 기본이며, 실내 체육관도 대부분의 학교가 구비하고 있다. 음악실, 미술실, 도서관이 따로 있고 각 특별실에는 다양한 교육자료들이 구비되어 있다.  

각 교실마다 칠판에는 스마트 칠판이 걸려있고 학년에 따라 반별로 학생용 노트북이 5대~ 10대 정도씩 비치되어 있다. 물론 교사들에게는 개인 노트북이 제공된다.  

도서관에는 책이 즐비하며 각 교실마다 선생님에 따라 다양한 단계별 독서 책들이 갖추어져 있다. 학생들이 컴퓨터를 이용하여 수학이나 영어를 공부할 수 있도록 교육청에서 개발하거나 구입한 각종 교육 소프트웨어도 많다. 각 교실의 진열장과 책꽂이를 가득 채우고 있는 교육 자료를 볼 때마다 자료가 너무 많아서 눈이 어지러울 지경이다. 한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미국은 지역별로 차이가 많아 정도의 차이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 생겼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가르치고, 욱박지르거나 진도에 쫓기지 않게 학교에서 잘 가르치는데 학력이 낮은 학생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인가라는 것이다. 이렇게 풍요로운 교육환경에서 왜 이렇게 학습 부진아가 많은가 하는 것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한 가지를 고르자면 '전통적인 가정의 붕괴'라고 볼 수 있겠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는 중상층의 가정환경 학생들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섞여 있는 곳이다. 

학생들 중에는 ADHD나 학습장애를 가지고 있어서 특별히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집안 분위기가 필요하지만 부모님의 이혼으로 인해 한 주는 아버지 집에서 그 다음 주는 어머니 집에서 생활하는 학생이 있다. 한 주씩 왔다 갔다 하면서 생활하는 것이 그 학생에게 얼마나 많은 피로감을 줄 지 눈에 훤하다.  

그런데 이런 경우가 특별하거나 이상한 경우가 아니다. 흔히 볼 수 있는 경우인 것이다. 

또 한 학생은 부모님이 감옥에 있어서 이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어떤 학생은 평소에 밤 1시가 넘어서 잠을 자기에 수업시간에 졸음을 참지 못하고 침까지 흘리며 잔다. 

10년전만 해도 미국의 가정들은 대부분 자녀들을 저녁 7시나  8시에 침대에 눕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으가 보다.  

두 번째 이유는, 이것은 순전히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말로하는 훈육의 한계라고 생각된다. 

미국의 문화 자체가 논리적인 설득을 통해 일을 진행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니,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교육방법과 비교해 볼 때, 선생님이나 학생이나 너무 말을 많이 한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수학 시간에 덧셈, 뺄셈을 배우는데, 한국 같으면 그냥, 문제를 많이 풀면 될 것을 한데 모여 앉아서 수학 시간 내내 두 세 문제에 대해 각자 어떻게 풀었는지 설명하고 설명 듣고 하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물론 이렇게 함으로써 수학적 사고력을 높이고, 수학적 의사소통 능력이 높아진다고 하지만, 산수 단계에서 이렇게 수업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특히 아이들이 잘못을 저지르거나 장난을 쳤을때, 장황하게 이러쿵 저러쿵 설명하고 설득하는 모습이 답답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어떤 학생들의 경우에는 설득보다는 따끔한 벌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나라나 위기의 아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위기 속에 있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멋지게 성장하는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위기의 아이들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지만 이들을 어떻게 건져 내느냐는  어른들의 몫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엄마와 아빠가 이 문제의 열쇠를 쥐고 있다고 믿는다. 

이 글을 쓰면서 필자도 은근히 엄마로서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나의 아이들은 지금 위기에 있지는 않은가?

 

이메일 namenoshin@naver.com


  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IEP 가 뭐람?

    지구인들이여, 집을 살 때에는 집 문서를, 취직을 할 때에는 '고용계약서' 를 작성한다. 만약 집을 사는데 집문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취직을 했는데 고용계약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으면 뭔가 이상한 것이다. 나중에 뭔 일이 터져도 전혀 대처할 수 ...
    Date2019.05.18
    Read More
  2.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어떤 삶

    『막 쪄낸 찐빵』으로 유명한 카피라이터 이만재 씨의 글을 그대로 인용해 보려 합니다. "그는 1937년에 일본 도쿄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8.15 광복 직후 외가가 있던 경북 청송으로 왔습니다. 당시에 가진 게 없어서 끼니조차 잇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린 ...
    Date2019.05.26
    Read More
  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미국에서의 스승의 날

    한국에서 교사로 있을 때에는 '스승의 날'이 늘 좀 쑥쓰럽고 부담스러운 날이었다. 학생들이나 학부모님들이 많은 선물과 꽃다발, 그리고 행사를 벌여주곤 했지만 왠지 진심으로 이것들을 한다기 보다는 남들이 하니까 해주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종...
    Date2019.05.26
    Read More
  4.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스스로를 행복하게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인간은 항상 자신에게 말을 하며 산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과 대화할 때 1분 당 평균 150 ∼ 200개 단어를 사용하는 반면, 자기 자신에게 말할 때는 엄청난 속도로 1 분 당 1,300개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빠른 속도...
    Date2019.06.01
    Read More
  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관성의 법칙(the law of inertia) VS 전환의 법칙(the law of transition)

    며칠 전, 막내 아이가 식탁 위에서 물병을 뱅뱅 돌리다가 멈추며, 물병 안의 물을 보라고 하였다. 물병은 회전을 멈췄는데도 물병 안의 물은 여전히 회오리 치며 돌고 있었다. "아! 관성의 법칙 때문에 그렇구나." 중학교때 배웠던 과학 이론이 생각났다. 관...
    Date2019.06.01
    Read More
  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5월을 참 바쁘게 보냈다. 미국에서 교편을 잡고 나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방학이다. 그동안 대학원 공부와 교생실습 그리고 바로 취업. 한 2년 동안 숨가쁜 나날을 보내왔다. 더욱이 5월에는 첫째와 둘째가 모두 졸업을 하고 상급 학교에 진학을 했다. 첫째는 ...
    Date2019.06.08
    Read More
  7.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나이가 준 나의 무게”

    지난 주간에 갑자기 콜로라도 덴버를 자동차로 다녀왔습니다. 이웃 교회 목사님과 주일 밤에 출발하여 교대로 운전하며 13시간을 달려 모임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올 때는 좀 여유를 갖고 돌아가자 하여 중간에 1박을 하며 때론 가볍게 때론 진지하게 돌아왔...
    Date2019.06.18
    Read More
  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특수교육에 관련된 오해들

    특수교사로 일하다 보니, 이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일하면서 그 전에 가졌던 잘못된 선입관이나 루머들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 아직도 알아야 할 것들이 참 많지만 가끔 특수교육 관련 인터넷 게시판이나 학부모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오해를 하거나 잘...
    Date2019.06.18
    Read More
  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특수교육에 관련된 오해들 2

    지난 주에 이어서 특수교육에 관련되어 떠도는 루머나 오해들을 바로잡고자 한다. 이 드넓은 미국에서 필자의 경험이나 의견이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미국 교육현장의 경우, 원리와 규칙에 의해 교육이 진행되고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
    Date2019.06.22
    Read More
  1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요람에서 무덤까지 ? 아리조나 주의 장애인 복지 정책 (1)

    최근 한국에서는 장애인 등급제를 31년만에 폐지하고, 대신 장애 정도를 중증과 경증 이렇게 2 종류로 구분하여 복지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장애인 등급제는 정부로부터 복지 혜택을 받고자 할 때 중요한 자격요건 및 기준이 된다. 그래서 많은 장애인 ...
    Date2019.07.04
    Read More
  1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요람에서 무덤까지 ? 아리조나 주의 장애인 복지 정책 (2)

    지난 주는 DDD(Division of Developmental Disability)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대상에 대해 연령별로 알아 보았다. 이번에는 DDD에서 제공하는 복지 서비스의 종류와 서비스가 제공되는 과정에 대해 알아 보고자 한다. 이 모든 내용은 DDD의 인터넷 홈페...
    Date2019.07.10
    Read More
  1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요람에서 무덤까지 ? 아리조나 주의 장애인 복지 정책 (3)

    "우리 아이보다 딱 하루만 더 살고 싶어요!" 이것은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고백이다. 종종 신문에는 부모와 성인 장애인 자녀가 함께 목숨을 끊는 끔찍한 기사도 접한다. 학령기의 장애인들은 그래도 학교라는 울타리가 있어서 ...
    Date2019.07.16
    Read More
  13.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메디케어 바로 알기(45) 사례연구...치료비 청구서가 날아 왔을 때

    K 선생님은 골치가 많이 아프셨다. 응급실에 갔던 2월말의 병원과 의사 청구서 중 서너개(6천불 상당)가 6월말 현재 여지껏 해결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주치의가 응급실로 가라고 보내서 갔는데 이틀이나 병원 신세를 지었으니 크게 돈이 들 줄로...
    Date2019.07.23
    Read More
  1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대기만성(大器晩成), Late Bloomer의 가치

    한국은 요즘 "자사고 폐지" 문제로 시끌 벅쩍 하다. 한국에는 여러 종류의 고등학교가 있다. 최근에 없애느니 마느니 난리가 난 "자립형 사립학교"를 비롯하여, "과학 고등학교", "외국어 고등학교", "국제 학교" 등이 있고, 검정고시를 봐야 학력을 인정 받...
    Date2019.07.23
    Read More
  1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회복의 공동체, 배움의 공동체

    올 여름은 개인적으로 참 바빴다. 원래는 6월, 7월중에 운동도 열심히 하고, 영어 공부도 해서 몸과 마음이 튼튼해지길 기대했었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못했다. 왜냐고? 바로 교회에서 3주간 진행한 여름학교 덕분이었다. 거의 7월의 대부분을 "여름학교"에...
    Date2019.07.30
    Read More
  1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초보 특수교사의 생존기

    요즘 나는 대학교를 다시 다니는 기분이다. 며칠 전 교육청에서 새로 채용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4일간의 매우 "빡쎈" 신입 교육을 받고, 배치 받은 초등학교로 가서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새학기를 준비하고 있다. 사오정과 같은 귀로 하루 9시간 이상을...
    Date2019.08.06
    Read More
  1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초보 특수교사의 생존기

    한국과 달리 가을에 새 학년이 시작되는 미국은 바로 지금이 새 학년 새 학기이다. 쇼핑센타나 마켓에는 "Back to school" 이라고 크게 써 붙이거나 따로 상품 코너를 마련해 놓고 새 학기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가족들을 맞이한다. 필자도 이번에 처음, 미국 ...
    Date2019.08.13
    Read More
  1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미국에서 특수 교사로 살아남기

    오늘 나는 집에 밤 8시에 도착했다. 출근은 새벽 6시 15분에 했는데 말이다. 더군다나 오늘은 수요일이어서 다른 선생님들은 다른 요일보다 조금 일찍 퇴근을 했을 텐데 말이다. 내가 이렇게 밤 늦게 집에 오게 된 이유는 바로 "교육연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Date2019.08.20
    Read More
  1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위기의 아이들

    한국이나 미국이나 '위기의 아이들'이 있다. 무엇이 위기인가? 공부를 너무 못해서, 반대로 너무 잘해서, 집이 너무 가난해서 반대로 너무 부자여서, 성격이 너무 내성적이어서 반대로는 너무 극성이어서 위기라고들 떠든다. 공부를 너무 못하면 상급...
    Date2019.08.27
    Read More
  2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멋있는 말 비계 飛階(Scaffold)

    작년의 일이다. 대학원 공부 막바지에, 나를 한참이나 애먹이던 영어 단어가 있었다. 특수교육과 영어교육 관련 논문을 읽다 보면 많이 나오는 단어인데 한국말로 그 뜻을 찾아보니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고 생뚱 맞아 무슨 말인가 하고 나를 헤매게 만들었던...
    Date2019.09.0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