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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사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교장실에 들어 가 볼 일이 거의 없다. 

심지어 학창시절에 교장 선생님과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눠 본 경험도 극히 드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교장 선생님과 대화를 나누는 학생들은 대개 두 부류이고, 지금 이 글을 읽고 있을 독자들과 같은 평범한 학생들은 이 부류에 속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한 부류는 공부를 너무나 잘해서 각종 대회에서 상을 받아 교장 선생님께 칭찬을 듣느라 교장실을 들락 거린 이들이다. 

나머지 부류는 사고를 쳐서 교장 선생님께 꾸중을 듣느라 교장실을 들락거린 이들이다. 

사실 한국에 있을 때, 필자는 교사였음에도 불구하고 교장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교장실에 가 본 일은 극히 드물었다.  

한국에서의 교장 선생님은 저 높은 곳에 계신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존재였다.  

아마 한국의 교장 선생님들은 신비주의 전략을 내세우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곳 미쿡 학교에서의 교장 선생님들은 어떠한가?  

비록 학교에서 일한 지 아직 일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학교 세 곳에서 발을 담그며 느낀 점은 미쿡의 교장 선생님은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매우 가까운 존재, 그러니까 선생님들의 선생님과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우선, 한국에서는 학생주임 선생님이나 교무 담당 선생님들이 맡아서 할 일들을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이 맡아서 처리한다. 

예를 들면, 아침 등교 당번표 작성, 스쿨버스 관리, 전체 학사일정 및 시간표 작성, 학교 전체 안내문 작성 등등의 그야말로 힘들고 신경 쓰이는 일들을 교장, 교감 선생님이 총괄해서 처리한다.  

학생들의 등, 하교 시간에도 교장, 교감 선생님이 번갈아 야광 조끼를 입고 운동장과 주차장에 나가서 지도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학생들의 훈육에도 초기 단계부터 교장, 교감 선생님이 나서서 지도하는 모습은 놀랍기만 하다. 

예를 들면, 유치원 교실에 아주 심한 장난꾸러기가 있어 선생님 말씀을 잘 듣지 않고, 공부를 하기 싫으면 바닥에 드러눕거나 친구들에게 심통을 부리는 일이 발생하면 교장선생님이나 교감 선생님이 곧장 출동하여 그 아이를 달래거나 구술린다.  

그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교장실에 데리고 가서 조용히 타이르거나 엄마를 부르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한다.  

그러니까 도난, 집단 따돌림, 폭력 사건 등 심각한 일이 있어야지만 교장 선생님과 얼굴 대 얼굴로 만날 수 있는 한국과는 달리 아주 작은 일로도 교장실에 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미국에서도 교장실 단골 학생들은 대체로 정해져 있지만 말이다.        

간혹 한국에서 갓 온 학부모 중에 자녀가 교장실에 다녀왔다고 하면 가슴을 쓸어내리며 내 아이가 어떤 큰 잘못을 저질렀기에 교장실까지 다녀 왔는가 하고 걱정하기도 한다.  

또 어떤 학부모는 대수롭지도 않은 일에 왜 교장선생님까지 나서서 난리인가 하며 분을 내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교장 선생님의 역할의 차이를 잘 이해한다면 오해를 덜 하게 될 것이다.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은 선생님들의 선생님 역할을 한다. 

초보 선생님이 학부모에게서 날라온 이메일에 어떻게 답장을 써야 할지 몰라 난감 해 하면, 교장 선생님이 이리저리 코치를 해 주거나 아니면 본인이 직접 학부모에게 답장을 보내기도 한다.  

학급에 학습 부진아가 있으면 선생님들은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에게 알려주고,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은 학습 부진아 명단을 가지고 부진아 지도 선생님과 회의를 열어 이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할지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교사 수업 평가도 교장 선생님과 교감 선생님의 주도하에 이루어진다.  

각 교육청마다 방식이 조금씩 다르겠지만 필자가 소속된 교육청에서는 경력 3년 미만인 교사들은 일년에 2번씩 교사 수업 평가를 받게 된다. 

교사와 교장 선생님이 수업 평가 날짜를 정하여 수업이 있기 전에 한번 교장 선생님과 미리 만나 교사가 시연할 수업에 대해 설명을 하고, 수업 시연이 있은 후에 다시 한번 만나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평가 결과와 조언을 듣게 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때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잘했어! 다음에는 더 잘해!"와 같은 '좋은 게 좋은 거야'식의 두루뭉실한 평가를 듣는 것이 아니라 조목 조목 상당히 전문적인 평가 결과와 조언을 듣게 된다.  

필자도 지난 학기에 공포의 수업 평가를 받았다. 

상당히 주눅이 든 상태로 수업에 대한 평가 결과와 조언을 듣는 자리에 가게 되었는데, 물론 예상한 만큼의 점수를 받아 속이 무척 상했지만 전문가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교장 선생님들은 뭔가 다르긴 다르구나!"하는 존경심을 가지게 되었다.      

미국의 학교들이 예산 부족과 열악한 교사 처우 때문에 아우성인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자리를 지켜 올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들의 선생님, 바로 교장 선생님들이 리더 다운 모습으로 묵묵히 할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한국에는 신비주의, 베일 속에 가리워진 저 높이 계신 교장 선생님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 옆에서 함께 뛰는 교장 선생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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