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포스트::칼럼
조회 수 8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newshin.JPG

 

 

갑자기 휴가다!  

학교가 휴교를 하는 바람에 봄방학이 연장되었고, 언제 다시 학교로 돌아 갈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는 상태다.  

T.V를 켜도, 인터넷을 열어도 온통 가장 최선의 길은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 들어앉아 있는 것이라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심지어 소모임도 되도록이면 하지 말 것을 권하고 있다.      

그동안 너무나 바쁘게 살아왔던 나는 갑자기 주어진 휴가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그러나 할 일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딸의 훈련 퇴소식에 가려고 예매하였던 비행기표와 호텔 숙박예약 그리고 렌터카를 모두 취소해야 했다.  

그런데 취소하는 데에는 엄청난 시간과 인내심이 필요했다.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걸면 여러 단계를 거쳐 비로서 인간 안내원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이 단계는 마치 '인내심 지옥 훈련'과도 같다.  

수화기를 귀에 대고 있다가 귀가 너무 아파 스피커 폰 기능으로 바꾸고는 허드렛 일을 하면서 인간 안내원과 연결되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해야 한다. 

보통 이 과정이 짧게는 40분, 길게는 1시간도 넘게 걸린다. 

인간 안내원과 연결이 되면, 안내원이 뭔가를 체크한다고 또 기다리라고 한다. 

여기서부터 또 20분 이상이 걸린다. 

운이 나쁘면 갑자기 전화가 뚝 끊어지기도 한다.  

이럴 때 밀려오는 허무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아무튼 이렇게 예매 취소를 하는데 한나절 이상이 걸렸고, 이 과정을 겪고 나면, 엄청난 스트레스가 쌓여서 그 다음에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른다.  

그나마 호텔과 비행기표는 취소가 되어 환불의 희망이 있지만 렌터카는 취소가 아예 되지 않는 상황이다.    

또 한가지 할 일은 학교로부터 주기적으로 오는 이메일과 문자에 짧은 영어로 답변을 하는 것이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학교 교장 선생님과 주임 선생님이, 그리고 교육청으로부터 수십통의 이메일이 날라온다.  

또 학교는 문을 닫았지만 IEP 회의나 각종 성적처리 등은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하라는 업무 지시도 떨어졌다.  

성적처리는 늘 해 오던 것이라 잘 할 수 있지만  스카이프(Skype)를 사용한 학부모 회의는 정말 걱정이 된다.  

만지는 모든 것을 고장내는 '마이너스의 손' 이기에 과연 문명의 이기를 사용한 IEP 회의를 잘 할 수 있을지 한숨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전염병이 돌 때마다 첨단 기기를 활용한 화상 회의를 하게 될 운명이므로 어떻게든 이번에 잘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군부대에 갇혀서 너무나 심심해 하는 딸의 전화를 받는 것도 중요한 일 중의 하나이다. 

딸은 원래 이번주에 신병 훈련을 마치고 졸업식을 하기로 되어 있었다. 

졸업식에는 가족들이 참석하여 축하해 주고 사진도 찍고, 맛있는 것도 먹고, 그 다음 목적지인 직업 훈련장으로 데려다 주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COVID-19, 즉 코로나 바이러스로 5월 11일까지 군부대에 있는 군인들의 이동이 금지되었고, 가족들의 면회도 차단되어 딸의 졸업식은 인터넷 동영상으로나 볼 수 있게 되었고, 딸은 꼼짝 없이 5월 11일까지 할 일도 없이 부대에 머무르게 되었다.  

이렇게 심심해 하는 어린 군인들을 위해 부대에서 약간의 자비를 베풀어 매일 오후에 약 30분 정도씩 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해 준 모양이다. 

그래서 매일 딸에게 전화가 온다. 

이 30분동안 나는 딸을 즐겁게 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딸이 집에서 지낼 때 보다 멀리 군대에 있는 요즘에 훨씬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눈다.

주변을 살펴보니, 엄마들이 몹시 힘들어 한다.  

아이들 삼시 세끼 밥을 해 주랴, 공부하라고 잔소리 하랴 그야말로 엄마의  악몽이 펼쳐진 것이다.  

아침밥을 차려주고 돌아서면 아이들은 "엄마, 오늘 점심 뭐야?"라는 멘트를 날린다. 

더 짜증이 나는 것은 도대체 언제까지 아이들이 집에만 있어야 할지 기약이 없다는 것이다.  

"불확실성" 이것이 바로 사람들을 화나고 지치게 하는 것이다.  

집에서 모처럼의 휴가를 푹 즐기지 못하고 안절 부절 못하는 나도, 집에서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고 노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고등학생 아들도, 교회 모임을 해야 하는 것인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 고민 중인 남편도, 부대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민간인 음식도 못 먹는 딸도, 모두 이 불확실성에 지쳐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이야말로 강한 멘탈 즉 '회복탄력성' 이 필요한 시기이다.  

내가 할 수 없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마음을 맞추고 하루 하루 살아가야 겠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즐겁게!  

우울한 마음을 내려놓고 힘을 내야겠다.  

파이팅!


  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색다른 지구인 ? 적대적 반항장애

    "적대적 반항장애(Oppositional Defiant Disorder)"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미국 지구인들은 이것을 줄여서 ODD라고도 한다. 나는 10년 넘게 한국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생활했지만 이러한 단어를 전혀 들어 본 적이 없었다. 미국에서 특수교육을 공부...
    Date2019.03.16
    Read More
  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색다른 지구인-ADHD

    "선생님, 오늘은 기분이 꿀꿀해서 공부가 안 돼요." 갑순이가 교실에 들어서자 마자 자랑스러운 듯 큰 소리로 말했다. 갑순이는 자리에 앉아서는 최신 유행가를 흥얼거리더니 몸까지 흔들어 재낀다. 옆에 앉아 있던 갑돌이도 이 바람을 타고 같이 노래를 부르...
    Date2019.12.21
    Read More
  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색다른 지구인-자폐 스펙트럼 장애

    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를 가진 지구인들에게 관심이 많다. 어쩌면 나를 이 늦은 나이에 특수교육으로 이끈 대상이 바로 이들 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처음부터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지닌 지구인들에게 관심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
    Date2018.10.21
    Read More
  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색다른 지구인-적대적 반항장애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2

    5살짜리 꼬마를 가르친 적이 있었다. 그 아이는 '가벼운 적대적 반항장애(Mild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라는 꼬리표를 달고 전학을 왔다. 물론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적에는 이러한 장애 진단명이 있는지조차 몰...
    Date2020.06.27
    Read More
  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색다른 지구인-적대적 반항장애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3

    자료를 조사하면서 깜짝 놀랐다. 내가 그동안 무식했던 것인지 아니면 근 10년새에 검사를 엄청나게 정밀하게 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적대적 반항장애 즉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가 대한민국의 어린이들에게서 20% 정도나 있다고 하니 말이다. ADHD에...
    Date2020.07.05
    Read More
  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색다른 지구인-적대적 반항장애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4

    지난 주에 이어서 적대적 반항장애를 지닌 자녀나 학생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알아 보도록 하겠다. 지난 주에 제시했던 내용은 수면시간과 식사시간을 규칙적으로 하라는 것과 주도권을 가지려고 하는 성향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ADHD, ...
    Date2020.07.09
    Read More
  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색다른 지구인이 늘어나고 있다!

    이것이 과연 행운인가 아니면 불행인가? 오늘 내가 왜 이렇게 빨리 취직이 되었는가를 알게 되었다. 나의 미모가 뛰어나거나 실력이 출중하거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충만해서가 아니였다. 그것은 바로 걷잡을 수 없이 많은 수의 색다른 지구인들이 내가 있...
    Date2019.01.28
    Read More
  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생각하게 하는 동화

    미국의 학교에서 일하다 보니, 한국과의 확연한 문화차이, 교육관의 차이를 느끼는 순간이 있다. 며칠전에도 학생들의 읽기 지도용 교재에 나와 있는 동화를 읽다가 깜짝 놀랐다. 전혀 예상치 못한 결말에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되었다. 이것은 한 쪽의 문화가 ...
    Date2021.03.25
    Read More
  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서로의 어깨에 기대어

    5월을 참 바쁘게 보냈다. 미국에서 교편을 잡고 나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방학이다. 그동안 대학원 공부와 교생실습 그리고 바로 취업. 한 2년 동안 숨가쁜 나날을 보내왔다. 더욱이 5월에는 첫째와 둘째가 모두 졸업을 하고 상급 학교에 진학을 했다. 첫째는 ...
    Date2019.06.08
    Read More
  1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선택은 힘들어!

    미국은 선택의 나라다. 선택 할 일이 참 많고, 개인의 선택이 존중된다. 선택의 유무는 자유와 직결된다. 한국에서 살 때는 선택을 해야 할 경우가 많지 않아 선택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이곳 미국에서 날마다 수많은 선택을 강요(?) 받다 보니...
    Date2018.09.30
    Read More
  1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선한 의도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선한 의도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라는 구절은 특수교육을 공부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입니다. 어느 위대한 분께서 하신 말씀인지는 모르나 미국 특수교육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가슴에 팍 와 닿는 문구입니다. 미국 특수교육의 역사는 짧고 굵습니다. 모...
    Date2018.10.13
    Read More
  1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수학을 철학처럼 배우는 미국

    "5학년짜리가 아직 구구단을 다 못 외우고 있네!" "아니, 수학 수업시간에 전자 계산기를 사용하고 앉아 있네! 저러다 바보 되는 거 아냐?" "뭔 동전에 관련된 수학 문제가 이렇게 많냐?" "나눗셈을 푸는데 그림을 그려서 풀고 앉아있네. 한심하게…&he...
    Date2020.05.16
    Read More
  1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시험은 싫어!

    요즘 아리조나에 사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들은 "AZ Merit"이라는 시험을 보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다. 아리조나에 있는 공립학교 학생들은 챠터 스쿨까지 포함하여 1년에 한번씩 이 요상한 이름의 시험을 보게 된다.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도학력고사"쯤 되...
    Date2019.04.18
    Read More
  1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써바이벌 성공!

    드디어 방학이다! 계속 집에 있어서 방학이 실감나지 않지만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아리조나에 있는 초등학교들은 대부분 여름방학을 맞이하였다. 작년 이맘때, 여름방학이 다가오는데도 재계약 통지를 받지 못해 가슴 졸이던 일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 지나간...
    Date2020.05.30
    Read More
  1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아듀, 2020년!

    휴, 드디어 2020년이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모두가 느끼다시피 올해는 성탄과 연말의 기대와 설레임이 느껴지지 않았다. 성탄 선물 주고 받기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지인들까지 주고 받는 성탄 카드도 만들지 않았다. 그래서 빨리 시간이 흘러가서 지금의 ...
    Date2021.01.23
    Read More
  1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아리조나 특수교육 탐방기(1)

    지구인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나이 마흔살이 넘어서 뒤늦게 특수교육을 공부하기 시작하였고 이제 그 공부도 막판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일년 넘게, 석고와 같이 굳어버린 머리로 공부하며 맺은 열매는 옆구리의 살, 두꺼운 팔다리, 엉망진창 집안살림...
    Date2018.08.18
    Read More
  1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아리조나 특수교육 탐방기(2)

    미국에는 정말 다양한 특수교육기관들이 있더군요. 학교 과제 덕분에 여러 종류의 특수 교육 환경을 참관했습니다. 독립된 특수학교, 초등학교 안의 특수학급, 고등학교 안의 특수학급, 복지관, 치료 센타 등등을 말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우물 안의 개구...
    Date2018.08.27
    Read More
  1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아무것도 안 하기

    갑자기 휴가다! 학교가 휴교를 하는 바람에 봄방학이 연장되었고, 언제 다시 학교로 돌아 갈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는 상태다. T.V를 켜도, 인터넷을 열어도 온통 가장 최선의 길은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 들어앉아 있는 것이라 입을 모아 말하고 ...
    Date2020.04.02
    Read More
  1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아이들은 무엇으로 자라는가?

    "선생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갑순이가 이 학교에 와서야 마음을 잡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 전까지는 학교를 3번이나 전학 다녔습니다. 선생님들의 사랑이 정말 큽니다." IEP미팅에서 학부모님이 미팅에 참석한 선생님들에게 하신 말씀이다. 마음...
    Date2020.10.16
    Read More
  2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약함이 주는 강함

    나는 요즘 공립초등학교에 있는 특수학급으로 매일 출근한다. 무려 70일간이나 교생실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교생실습 기간 중에는 네 번이나 장학관에게 검열(?)을 받아야 한다니 정말 확실히 실습을 시켜 먹는구나 하는 생각이 치밀어 오른다. 이제 울며...
    Date2018.09.2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6 7 8 9 10 11 12 13 14 15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