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환영합니다.
AZ 포스트::칼럼

newshin.JPG

 

 

지난 주에 이어서 적대적 반항장애를 지닌 자녀나 학생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알아 보도록 하겠다.  

지난 주에 제시했던 내용은 수면시간과 식사시간을 규칙적으로 하라는 것과 주도권을 가지려고 하는 성향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ADHD, 자폐 스팩트럼 장애에서도 거듭 이야기 했지만, 적대적 반항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역시 단순하고 규칙적인 생활패턴과 환경이 큰 도움을 준다. "예상치 못했던 일",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상황"이야말로 이 친구들을 분노하게 하고 신경질 나게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융통성이나 유연성이 부족하므로 새로운 상황에 대처할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감정 조절이 안 되는 것이다. 

'적대적 반항장애'를 가졌거나 가졌다고 의심되는 학생들에게 학교에서 사용하는 교육방법은 학생과 함께 몇 가지 규칙을 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규칙을 잘 지키면 어떤 상을 받을지도 함께 정한다. 이 때 규칙은 아주 구체적이고 단순해야 하며 규칙을 지켰는지 안 지켰는지 분명히 확인 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예를 들면, ①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듣는다. ②상대방에게 소리 지르지 않는다.        ③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하지 않는다. -여기서 푹력적인 행동이란 물건 던지기, 밀치기, 물건 망가뜨리기 등을 말한다. 욕을 하는 것도 '언어폭력'에 해당한다. ④화가 너무 나면 "화가 나서 잠시 조용히 있을 께요."라고 말하고 생각 코너로 가서 5분간 앉아 있거나 숨쉬기를 하거나 색칠 공부를 한다.

이렇게 몇 가지 항목을 정하고 매일 매일 이 규칙들을 잘 지켰는지를 체크한다.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경우, 하루를 2등분하여 등교부터 점심시간 전까지, 그리고 점심시간부터 하교 전까지 각각 위반 사항이 하나도 없으면 쉬는 시간을 10분 더 주거나 교장실에 놀러 와서 교장실 선반에 있는 선물들 중 하나를 골라서 가지는 등의 상을 준다.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의 경우에는 날마다 체크하는 대신 일주일 동안 80% 이상 규칙을 지켰다면 상을 받는 식으로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상이라고 해서 거창할 필요는 없다. 컴퓨터 게임 시간을 10분 더 주거나 엄마에게 학생을 칭찬하는 전화를 걸어 주거나 학생이 좋아하는 선생님에게 놀러가게 하거나 등이 선물이나 상이 될 수 있다.

규칙을 정할 때는 벌도 미리 정해 두어야 한다. 벌을 주는 기준도 간단하고 예외가 없어야 한다. 

예를 들면, 규칙을 어길 것 같은 조짐이 보이면 '주의'를 주는데, '주의'를 3번 받게 되면 4번째 부터는 '규칙 위반'이 되고 하루에 규칙위반 3번 이상이 되면 벌을 받는다고 학생이나 자녀와 확실하게 정하는 것이다. 

벌에는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것, 선택권을 빼앗는 것, 격리시키는 것 등 될 수 있다. 쉬는 시간에 놀이터에 가지 못하고 교장실에 가거나, 교실에서 보조 선생님과 있는 것, 간식을 주는 데로 먹는 것, 컴퓨터 게임 시간을 10분 단축하는 것,  생각 코너에 20분간 앉아 있는 것 등등이다.  

벌을 줄 때에는 단호하고 엄해야 한다. 이때 엄하다는 것은 화가 났다는 것이 아니라 거의 무표정이나 무관심에 가깝게 대하는 것을 말한다. 학생에게 잔소리나 훈계 등의 말을 많이 해서는 안된다.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거의 앵무새에 가깝게, "안타깝게도 너는 규칙 어쩌구 저쩌구를 위반했구나. 자, 정해진 규칙대로 컴퓨터 게임시간을 10분 깎아야 한단다. 선생님도 속상하구나."라고 간단하고 무감정하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 만약 이때 선생님이나 엄마가 아이를 나무라거나 화를 내거나 하면 아이와 말싸움이 시작되고 그렇게 되면 시간만 질질 끌게 되고 서로 더 깊은 상처를 주고 받게 된다. 

적대적 반항장애를 가진 학생과는 말싸움에서 이길 수가 없다. 왜냐하면 설득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서로 계속해서 자기의 논리만을 강요하는 꼴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재빨리 감정이나 관심을 지금 상황에서 다음 단계로 옮기는 것이 해결책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상황이 종결된 후, 학생과 선생님의 감정이 차분히 가라 앉았을 때 규칙을 왜 위반했고, 이에 따라 어떤 결과가 주어졌는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은 필요하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서로가 감정적으로 차분해 졌을 때 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규칙을 정하기 앞서 일주일에서 2주간 때로는 6주에 걸쳐 매 시간마다 체크 리스트에 학생의 행동을 표시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친구들에게 소리를 몇 번이나 질렀고, 욕은 몇 번 했고, 폭력적인 행동은 얼마나 했는지를 말이다. 이렇게 표시를 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그 학생의 행동 패턴이 드러난다. 

예를 들면 갑돌이는 주로 학교에 오자 마자 수학시간에 분노왕으로 돌변하고, 수학 문제가 잘 안 풀릴 때 트집을 잡아 물건을 던진다는 등을 알 수 있게 된다. 또한 갑돌이가 사건을 일으키는 요일은 대체로 수요일인데 이때는 스쿨버스를 안 타고 엄마가 데리러 오는 것이 불안을 일으키는 것일 수 있다는 등의 추측도 가능하게 된다. 갑돌이의 행동패턴을 이해하게 되면 여기에 맞추어 보조교사는 특수교사가 수학시간에 주로 갑돌이의 교실에 투입되게 된다. 갑돌이가 수학 시간에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도록 옆에서 모르는 것을 설명해 주기도 하고, 수학 학습지를 미리 받아서 어려운 숫자를 단순한 숫자로 미리 고쳐 놓기도 하고, 여러가지 도움을 집중적으로 준다.   

물론 가정에서는 이런 식으로 도움을 주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가족들이 아이의 성향이나 행동패턴을 구체적이고 자세히 아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무조건 옆집 엄마의 조언을 받아 들이거나 교육 서적에 있는 방법들을 따라하기 보다는 먼저 내 아이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것이 즉 "너는 누구인가?"를 아는 것이 우선이다.  

(다음편에서 계속)

 

이메일 namenoshin@naver.com


  1. [특별기고문] 8.15 해방사건에 대한 구원사적 함의는 무엇인가? -윤원환 목사

    ‘과분한 해방의 선물’ 1910년 일제에 의한 대한제국의 강점과 36년간의 강압통치는 그 당대 국내 정치인들의 무능과 부패 그리고 국제적 제국주의 각축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일제의 36년간의 압제가운데서도 나라의 독립 혹은 신앙의 자유를 되...
    Date2020.08.20
    Read More
  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FAPE(Free and Appropriate Public Education)이 뭐길래?

    이번주 교육청 지구인들과 선생님들은 혼돈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다들 어제, 오늘이 다르다고 말하고, 지금 발표되는 계획들은 언제든지 또 바뀔 수 있다고 말한다. 아리조나 주지사가 8월 17일에 개학을 하라고 발표한 이후에 교육청마다 나름대로 개학 일...
    Date2020.08.20
    Read More
  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언택트 (UNTACT) 시대의 콘택하기

    며칠전에 드디어 나의 블로그를 완성하였다. 네이버 블로그 이름은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 큰 기대는 없었다. 그저 그동안 조금씩 써 왔던 글들을 주제별로 분류하고, 지역 신문 지문에 싣기에는 다소 전문적인 '특수교육 관련 자료'들을 관심있...
    Date2020.08.09
    Read More
  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변화의 시작? 나를 발견하는 것!

    집에서만 지내는 요즘, 모두가 그러하겠지만 한동안 넷플렉스에 푹 빠져서 평소에 좋아하는 다큐멘터리를 실컷 보았다. 넷플렉스에 있는 다큐멘터리를 왠만큼 정복하고나니, 이제는 리얼리티 쇼를 한 두개씩 정복해 나가고 있다. 최근 별 기대없이 보기 시작...
    Date2020.08.01
    Read More
  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난독증(難讀症 Dyslexia) -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청력이 좋지 않아 보청기를 사용해야 하지만, 보청기를 끼면 소리만 크게 들릴 뿐 이상하게 사람 말소리는 잘 못알아듣겠다고 하면서 보청기를 잘 안 끼는 어르신을 본 적이 있는가? 이러한 현상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 보청기를 끼고 사람 목소리를 알아듣기...
    Date2020.07.27
    Read More
  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특별한 지구인-적대적 반항장애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5

    "반항왕" 나는 적대적 반항장애를 이렇게 부르고 싶다. 그동안 "분노왕", "기분왕" 등의 지구인들을 다루어 왔는데, 오늘은 '적대적 반항장애' 즉 반항왕에 대해 이야기하는 마지막 시간이다. '분노왕', '기분왕' 그리고 '반항왕...
    Date2020.07.17
    Read More
  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색다른 지구인-적대적 반항장애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4

    지난 주에 이어서 적대적 반항장애를 지닌 자녀나 학생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알아 보도록 하겠다. 지난 주에 제시했던 내용은 수면시간과 식사시간을 규칙적으로 하라는 것과 주도권을 가지려고 하는 성향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ADHD, ...
    Date2020.07.09
    Read More
  8. [특별기고문] 한 시대의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 -윤원환 목사

    <시대의 작가로 산다는 것의 의미> 스테판 말테르는 그의 책 <조지 오웰, 시대의 작가로 산다는 것의 의미>에서 조지 오웰(George Orwell)에 대해서 작가 당대의 시대정신의 본질을 치열하게 분석하고 불편한 진실을 과감하게 드러냈던 진정한 ‘시대의 ...
    Date2020.07.05
    Read More
  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색다른 지구인-적대적 반항장애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3

    자료를 조사하면서 깜짝 놀랐다. 내가 그동안 무식했던 것인지 아니면 근 10년새에 검사를 엄청나게 정밀하게 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적대적 반항장애 즉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가 대한민국의 어린이들에게서 20% 정도나 있다고 하니 말이다. ADHD에...
    Date2020.07.05
    Read More
  10. [특별기고문] 21세기 지상교회, 광야로 나갈 준비가 되어있는가? -윤원환 목사

    100년 전 1918~1919년에 있었던 독감의 대유행 이후 그와 유사한 파급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코비드19』대 유행은 오늘 현대인들에게 이 전염병 이후에 전개될 상황에 대한 여러 가지 예측을 자아내게 한다. 필자는 이 전염병 대유행과 이것에 대응하는 국가...
    Date2020.06.27
    Read More
  1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색다른 지구인-적대적 반항장애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2

    5살짜리 꼬마를 가르친 적이 있었다. 그 아이는 '가벼운 적대적 반항장애(Mild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라는 꼬리표를 달고 전학을 왔다. 물론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적에는 이러한 장애 진단명이 있는지조차 몰...
    Date2020.06.27
    Read More
  1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다시 학교로 돌아 갈 수 있을까?

    대학교를 다닐 때 이반 일리치의 "탈학교 사회(Deschooling society)"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무슨 내용이었는지는 잘 생각이 나지 않지만, 제목이 말해 주듯이 학교가 사회악의 근원이므로 학교를 없애야 한다는 급진적인 주장을 다룬 책이었다. 일리치는...
    Date2020.06.17
    Read More
  1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계속되는 1619의 역사

    통행금지. 이것이 왠말인가? 미국에서 처음 당해보는 일이다. 무섭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무서운 것은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 의해 대낮에 거리에서 무참히 목숨을 잃었다는 것, 그리고 그 일을 통해 그나마 가느다랗게 연결되고 있었던 피부색이 다른 사...
    Date2020.06.11
    Read More
  14.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메디케어 바로 알기(50) 사례연구/이사할 때 유의할 점, 약값이 약방마다 달라요!

    오늘은 사례연구로서 이사 할 때 유의 할 점 몇가지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 서비스 지역이 아주 중요한 어드밴티지 보험 메디케어 어드밴티지(우대보험)는 서비스 지역에 민감한 것입니다. 이사하면 즉시 쏘셜 오피스에 주소 변경 신청을 해야 하고 그 지역...
    Date2020.06.11
    Read More
  1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헛소리 탐지 장치 (The Fine Art of Baloney Detection)

    "심 봤다!" 그토록 찾고 찾았던 칼 세이건의 "헛소리 탐지 장치"를 찾았다. 아주 오래전, 남편의 책장에서 우연히 발견했던 "헛소리 탐지 장치"는 오랫동안 나의 기억속에 남아 있었다. 뉴스에서 한바탕 헛소동 보도가 있을 때마다 "헛소리 탐지 장치"를 잘 ...
    Date2020.06.04
    Read More
  1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써바이벌 성공!

    드디어 방학이다! 계속 집에 있어서 방학이 실감나지 않지만 이번 주를 마지막으로 아리조나에 있는 초등학교들은 대부분 여름방학을 맞이하였다. 작년 이맘때, 여름방학이 다가오는데도 재계약 통지를 받지 못해 가슴 졸이던 일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 지나간...
    Date2020.05.30
    Read More
  17.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메디케어 바로 알기(49) 코로나19 사태 기간에 메디케어 신청을 하려면

    쏘셜 시큐리티 오피스가 언제 문을 열지 모르고 연다해도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고 싶지 않은 분들을 위해 어떻게 메디케어를 신청할 것인가를 문의하는 분들이 있어요.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800 772 1213 쏘셜 시큐리티에 전화하는 방법인데 시...
    Date2020.05.30
    Read More
  1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초연결 시대의 고독

    요즘 집에서 일을 하다 보니 아이클라우드,( i-cloud)와 인터넷 연결망의 위력에 새삼 놀라움을 느낀다. 나의 손길이 머문 곳에는 어김없이 고장이 발생하여 '마이너스의 손' 이라는 제 2의 이름을 가진 나. 역시나 학교에서 준 노트북에 뭔가 문제가...
    Date2020.05.30
    Read More
  19. [부동산 전문가 이선희] 판데믹으로 인해 주택 가격이 떨어졌을까?

    코로나 사태가 피닉스 메트로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지에 대해 부동산 거래 동향을 분석한 리포트를 알려드립니다. 바이어 입장에서 보는 리포트 바이러스 사태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지난 3월과 4월 중순 사이의 6주간 동안 피닉스 메트로 지역의 ...
    Date2020.05.23
    Read More
  2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수학을 철학처럼 배우는 미국

    "5학년짜리가 아직 구구단을 다 못 외우고 있네!" "아니, 수학 수업시간에 전자 계산기를 사용하고 앉아 있네! 저러다 바보 되는 거 아냐?" "뭔 동전에 관련된 수학 문제가 이렇게 많냐?" "나눗셈을 푸는데 그림을 그려서 풀고 앉아있네. 한심하게…&he...
    Date2020.05.1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