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밤 뿐이었지만 병원에서 집에 돌아 오니 얼마나 좋았는지요!
쉴새없이 아, 집에 오다니, 좋아라. 참 감사합니다! 하는 말이 절로 나오드라구요.
오늘 밤 자기 침대, 자기 방에서 자는 분들이여, 행복하여라! ㅎㅎㅎ
그렇게 하루밤을 지냈는데....
다음날부터 약해진 몸에 통증이 장난이 아닌 거에요.
최근에 다리에 혈전이 생겼다고 해서 그런 건지 다리가 쑥쑥 쑤시는 것.
한쪽 넙적다리와 궁둥이로부터 발목까지 얼얼합니다.
월요일 낮에도 끊임없이 신음이 나오고 "아..아파. 왜 이리도 아프냐?" 하면서 짜증을 내며 다녔습니다.
몸이 병드니까 인성검사 안정감 99프로, 참을성의 대가, 저도 별수가 없어요.ㅎㅎ
그런데 월요일 밤. 7시가 되기 무섭게 잠이 잠깐 들었다가 깼는데 아, 기도하고 자야지? 하는 생각이 나는 거에요.
통증에 감사하지요.
통증 없으면 잠만 쿨쿨 잘꺼니까요.
그때부터 참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웃음이 나오기 시작하는 거에요.
카테타 소변 백을 비우기 위해 한시간 간격으로 깨어 일어나서는 계속 웃음이 나는 거예요.
무에 그리 우스웠느냐고요?
생각나는 모든 것이에요.
병원에서 그리도 빨리 나오게 된 것도 재미있고 생각하는 것 상상하는 것 모두가 우스운 거에요.
시시때때로 하나님께 약속하고 안 지킨 거짓말들을 생각해도 죄송하고 우습고...
옛날에 아이들 넷 키울때 싸구려 음식과 싸구려 옷가지로 정말 가난하게 키운 것도 지금 생각하니 우습고...
요새 기도제목 중에 하나, 이참에 방광을 새로 하나 주세요.
이왕이면 20살난 여자 것으로요...
얼마나 우스운지...
남편 방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다행이지, 폭소를 터트리고 또 터뜨리고...
아마 알았으면 늙은 마누라가 미쳤나?하고 달려왔겠지요.
아마도 이런 웃음은 주님이 주신게 아닐까요?
그렇죠?
도저히 잠도 설치게 통증이 있는데도 웃을 수 있다는게 너무나 신기하지요?
아이구 아파요, 왜 이렇게 아파요? 그러다 어떤 생각이 들어요면 금방 아하하~ 웃음으로 바뀌니 밤기도 내내 한시간 이상 돌아다니며 웃는게 일인지 나흘째 되었어요.
오늘은 금요새벽에 교회 마당을 돌면서도 또 우습기 짝이 없는 거에요.
내 인생 전체가 코메디라니까요.
웃다가 또 울부짖기도 해요.
하나님은 유머어 원조시니까 하나님 눈으로 보면 모든 것이 웃음 촉진제랍니다.
옛날 이야기와 최근 일어난 일, 상상 속의 이야기들이 섞이고 혼동되어 웃고 우느라 볼일 못보는 암환자가 나랍니다. ㅎㅎㅎ
2. 카테타는 다음 주 월요일에 떼러 가는데 피가 가끔 나와요. 아직도.
피가 멎어야 피 묽게 하는 약을 먹을수 있고, 그래야 혈전이 천천히 녹아져 나온다는데... 기도해 주세요.
혈전 방지 필터도 백프로 믿을 건 못된다 하네요.
혈전이 함부로 돌아 다니지 못하도록 기도해야 할 거에요.
자연 음식으로 혈전을 녹이도록 해야 되겠지요?
3. 어제 오랜만에 암닥터한테 갔었어요.
첫번 항암치료 후 하도 부작용이 많아 안 간지 2달만이었죠.
이번엔 면역치료 해준다고 해서 갔던 것이지요.
근데 암 종류에 따라 허락이 되는 것도 있지만 내가 앓는 암은 규정상 허락이 안된다면서 억지로 하려면 보험에서 카바도 안해준다면서 해줄 생각도 안하는 거에요.
아마 내가 아들에게 속아 넘어간 것인지 내 스스로 착각한 것인지..
안해주면 갈 필요가 없었는데...
대신 아주 훨씬 쉬운, 부작용이란 여드름이나 설사, 가려움 밖에 없다는 키모를 열심히 권하는 겁니다.
그것을 하면 암이 줄어든다고 꼬시는 거에요.
암닥터 안 만나러 가냐며 들들 볶았던 우리 아들이 옆에서 적극 거들었고요.
이번 피 검사 보고서를 보고는 그동안 니맘대로 살아서 암 상황이 안좋아 졌다고 야단은 안 쳤어요.
내 짐작엔 키모 안해도 수치가 더 좋아졌기 때문이겠죠.
방광의사는 지난번에 못보던 암세포가 더 많이 늘었다고 아들에게 말하기는 했지만 그거야 잘못 보는 수도 있는 것이죠.
다른데는 줄어들수도 있을 것이구요.
착각은 맘대로? ㅎㅎㅎ
암닥터는 보고내용은 아무 소리 안한 대신에 인심을 크게 써서 내가 하는 자연치료만으로는 일년이나 살겠지만 자기들이 보살피면 5년은 살수도 있대나요?
지난번 6개월, 일년보다 크게 좋아졌죠?
말을 나오는대로 하는 건지 뭔지 알수가 없어요.
내가 원한 것은 오른쪽 다리 사진 찍어 보는 것이었는데 그 질문도 묵살해버리네요.
암닥터의 이야기를 전하며 물어보는 사람마다 항암치료 받으라 야단이지요.
기도 중에 있어요. 어찌 할까요?
4. 병원 다녀 온 뒤로 하도 피를 많이 잃어버려서 몸에 살은 많이 빠졌어요.
하루 속히 135파운드로 안정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신에 다리 부종은 많이 줄어서 넙적다리 밑부분 부터는 거의 왼쪽과 비슷해 졌어요.
반갑죠?
통증만 없으면 마음껏 자유로울텐데...
이 카테타 줄과 함께 통증은 떠날 지어다!
암투병은 단기간에 하는 것이 아니어서 지치기 딱 알맞아요.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꼭 목사님과 여러 성도님들의 기도에 보답하겠습니다.
다 나으면 12월 첫주 잔치하기로 한것 잊지 마세요! 진짜로 감사해요!
제가 다 나아서 다시 50살때 젊음을 되찾을 것을 상상하면 할수록 우스워 죽겠어요. ㅎㅎㅎ
하나님이 나로 웃게 하시니 듣는자가 다 나와 함께 웃으리로다! (창세기 21장 6절)
(2020년 9월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