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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돌아,  네 컴퓨터 오디오를 소거 상태로 놓거라. 안 그러면 하울링이 생겨!"

"네."

"금동아, 10시가 되면 담임 선생님 줌 수업에서 나와서 바로 내 수업 줌으로 들어오너라. 알았지!"

"갑순아, 오늘 집에서 뭐했니?"

갑돌이는 바로 내 옆에 앉아 있는데도 나는 컴퓨터 모니터 화면 속의 갑돌이를 보고 말했다. 갑돌이도 역시 바로 옆에 앉아 있는 나를 자기 컴퓨터 화면으로 쳐다보면서 컴퓨터의 소리 설정을 만지작 거렸다.  

금동이는 자기 교실에 앉아서 헤드폰을 끼고 나의 줌 수업에 들어오는 중이다. 갑순이는 지금 자기 집에서 나의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중이다. 

참 기묘한 상황이다. 나는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여 가르치고 있는 문어발 능력자 선생이다.  

무슨 말인가 궁금할 것이다.        

요즘 내가 일하고 있는 학교에서는 대면 수업이 시작되었다. 그래서 학생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학교에 등교하고 있다. 오랫동안 집에만 있다가 학교에 나오게 되니 아이들은 신이 나 보인다. 그렇지만 예전과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교실에 더 이상 짝꿍은  없다. 서로  멀찍이 책상을 떨어뜨려 놓고 앉는다. 다른 반 친구들과는 절대 만날 수 없다. 

식사도 자기 반 교실에서 하고, 놀이시간도 따로 따로 정해진 시간에만 놀이터에 나가 한 반씩만 놀게 되어 있다.  

혹시나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였을 때를 대비하여 접촉자의 수를 최대한 줄이려는 노력의 일환인 것이다. 

그런데 부득이하게도 이반 저반 아이들을 묶어서 소그룹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특수교사로서는 이 방침이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궁여지책으로 오늘은 1반 학생들을 직접 데리고 수업을 하고 대신 2반 학생들과 온라인 수업을 신청한 학생들은 '줌'으로 수업을 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아이들을 내 교실로 불러오지 못하고 내가 직접 아이들에게 가서 지정된 교실에서 수업을 해야 한다. 

대면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봉착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줌'을 메인 소통창구로 이용하여 수업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대면수업을 하는 학생들도 모두 학교에서 나눠 준 크롬북을 들고 나에게 온다.  

대면 수업을 하건, 학교나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하든지 간에 모든 학생들이 나의 줌 수업에 들어오면 그제서야 본격적이 수업이 시작된다.  

종이로 된 학습지를 나눠주는 일은 이제 매우 드문 일이 되었다. 

모든 과제나 활동은 구글 클라스를 통해 전달된다. 

걸어서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는 대신에 온라인 도서관에 아이들을 안내한다. 

아이들은 온라인 도서관에 있는 전자책을 읽고. 도서관 프로그램에 있는 독서 퀴즈도 풀어 본다.   

일반 학급에서도 수준별 수학 수업을 할 때에는 줌으로 수업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COVID-19 이전에는 4, 5학년 학생들이 수학 시간에 되면 상, 중, 하 그룹으로 나뉘어 각자 해당 교실로 이동하여 수업을 받았는데, 지금은 다른 반 학생들과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을 수 없으니 학생들은 교실을 이동하여 수업을 하는 대신에 각자의 수준에 맞추어 줌으로 접속하여 수업을 받는다. 그래서 수학 시간은 학생들 모두가 해드폰을 끼고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는 기묘한 광경이 연출된다. 

한 교실에 있지만 실제로는 각자 다른 반에서 다른 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대면 수업이 시작되었지만 선생님들은 온라인 수업 때 활용하던 구글 클라스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과제도 모두 온라인으로 주고 받는다. 

이것은 혹시나 또다시 학교가 문을 닫고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게 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모두 줌과 구글 클라스에 익숙해지고 길들여지게 되면 예전과 같이 종이로 주고 받고 물리적인 이동을 하는 수업은 줄어들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줌과 구글 클래스를 통해 얻어지는 편리함과 이득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줌으로 수업을 하게 되니, 장난을 치거나 산만한 행동으로 수업 분위기를 흐려 놓는 행동들을 '음소거' 단추 하나로 간단히 통제 할 수 있게 되었다.  

구글 클래스를 통해 과제를 내어 주고 퀴즈를 보니, 자동적으로 자료 수집과 채점, 성적처리가 간편히 해결되었다. 

아이들의 문제 행동을 교정하고 통제하기 위해 고용하였던 인력과 에너지도 예전보다는 휠씬 덜 필요하게 되었다.  

이러 저러한 이유 때문에 COVID-19가 가라앉고 완전한 대면 수업이 회복된다고 해도 온라인을 이용한 수업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이번 COVID-19을 계기로 거의 모든 교육 자료들이 디지털화 되었다. 

그러니 온라인 수업과 구글 클래스는 더욱 날개를 달 것이라는 개인적인 전망이다.

이 시대의 아이들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온라인 세대가 될 것이다. 

COVID-19가 의료, 경제, 교통, 통신만을 바꿔 놓은 것이 아니라 교육에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비록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아주 빠른 속도로 그리고 깊고도 넓게 교육은 변화하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 운영중.  이메일 namenosh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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