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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을 낚은 무게에
힘겨운 어깨가 파열음을 일으킨다
들숨과 날숨 속에 특권처럼 쥐었던
긴장의 실타래가 힘없이 풀어지던 날
20년 아득한 시간을 지우개로 지웠다
화살같이 스치었던 마을과 오가던 길을 지우고
접혀 있던 산자락마저 지워 버렸다
허무로 뭉쳐진 내 삶의 근육이 견뎌온 시간마저도
바람편에 낙옆이랑 함께 떠나 보냈다
많은 것을 가지려다 많은 것을 놓아버린
구멍 난 삶이 통증이 되어 아려온다
가을이 저무는 날
나는 황홀한 노을로 가난한 가슴  채우고
또 다른 상큼한 아침의 시간을 기다린다
한숨  자고 일어나 한껏 기지개를 켜는
가벼운 몸동작으로
쫓기듯 살지 마라는 바람의 충고가 따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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