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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놀라운 순간은 어느 때 인 줄 아는가? 

그것은 바로 점심 식사 시간이다. 

덩치가 산처럼 크고 먹성이 좋아 보이는 사람들이 손가락 크기 만한 너겟 몇 개를 점심이랍시고 깨작거리고 있거나 학생들이 도시락 가방에서 감자칩과 종이팩 주스를 꺼내서 먹는 모습을 보면 이것이 꿈인가 생시인가 하는 혼란이 밀려온다.  

학생들의 시간표를 보고서는 또 한번 혼절 직전까지 간다.  

점심식사 시간이 고작 20분이라니. 그리고 어떤 학년은 10시 30분에 점심 식사를 하다니 브런치를 잘못 적은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까지 든다. 

지난번 학부모회에서 준비한 교사 점심 식사는 정말 실망이었다. 

물론 재택 근무 중인 선생님들이 계셔서 교사들의 수가 확 줄긴 했었지만 교사 휴게실에 부페식으로 차려진 점심은 온갖 이름 모를 허브와 야채 그리고 살라미가 동동 떠 있는 샐러드와 다이어트의 원흉이라는 탄산 음료가 다 였다. 

뭔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국물이나 아니면 단백질 타는 냄새가 상쾌하게 흩어지는 고기류는 전혀 없었다. 

그저 고기 흉내를 내는 훈제 소시지나 살라미가 다 였다. 

지난 몇 달간 나는 학교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맞이하며 아침식사를 나눠주는 당번을 맡았었다. 

원래는 아침식사를 사 먹거나 아니면 신청한 학생들만 먹는 것이었는데, 온라인 수업을 신청한 학생들로 등교 학생수가 적어 지면서 누구나 아침식사를 달라고 하면 다 주도록 방침이 바뀌었다. 

갈색 종이 봉투에 도넛, 주스  그리고 사과가 담긴 것이 아침식사였다.  

어떤 날은 도넛 대신에 베이글, 그 다음날은 와플 등이 담겨 있기도 했다.  

건강한 식사와는 거리가 먼 아이템들이다.  

이에 비한다면 한국의 급식은 거의 보양식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도 예전에 한국에서 일했던 학교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행복하고 푸짐했던 점심 시간이었다.  

늘 따뜻한 밥과 국에 고기반찬과 야채 반찬이 골고루 조화를 이루어 나왔던 그 감격스러운 순간들을 잊을 수가 없다.  

어린이날이나 추석때가 다가오면 여기에 떡이나 쿠키, 닭튀김 등이 추가로 나오기도 했었다. 

학부모들의 급식에 대한 관심도 강렬하여 음식이 짜다 싱겁다 맵다를 비롯하여 생선에 가시가 너무  많다 등등 간섭과 잔소리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곰곰이 생각 해 보았다. 

공립학교의 급식이 이렇게 인스턴트 식품 위주이고 질이 낮은데 왜 학부모들은 항의를 하지 않는 것이고 학교 선생님들이나 행정가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일까? 

고발 정신과 개척정신이 투철한 미국 엄마들이 왜 가만히 있단 말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와는 반대로 평소에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엄마들도 급식 문제에 있어서는 너나 할 것 없이 자기 주장을 펼치는 한국의 상황과 대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먹는 것"에 대한 문화 차이가 아닐까?   

함께 먹는 것, 먹으면서 정을 나누는 것은 한국문화에서 정말 중요한 일이다.  

그러기에 "밥맛이다.", "밥맛 없다."라는 말이 큰 모욕감을 주는 표현이 되는 것이다.  

뭔가 큰일, 중요한 일을 하려면 우선 잘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의 가슴속에 스며 들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미국 사람들과 일하면서 느낀 점은 미국 사람들은 평상시에 "먹는 것"은 배고픔을 달래고 에너지원을 얻는 행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행동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전적으로 나의 개인적이고도 단편적인 관찰에서 얻어진 생각이다.    

동료 선생님들을 보면 전날 저녁으로 먹다 남은 음식을 점심 도시락으로 싸 오는 경우도 있고, 냉장고에서 아무거나 닥치는 대로 가져와서 먹는 사람도 있다. 

아이들처럼 감자칩이나 과자로 점심을 때우는 경우도 보았다. 

물론 건강을 소중히 여겨 슈퍼마켓에서 포장 샐러드를 사다가 먹는 갈비씨들도 있긴 하다.  

오늘 나의 짝꿍 선생님은 깜빡하고 점심 도시락을 안 챙겨 왔다고 했다. 

씩 웃으며 교실 캐비닛에 있는 씨리얼을 점심으로 먹을 작정이라고 했다.  

책가방은 잊고 안 가져갈 망정 한번도 도시락 챙기기를 한시도 잊은 적이 없는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은 행동이었지만 문화의 차이겠거니 하고 웃어 넘겼다.    

COVID-19으로 집회를 자제해야 한다느니 여러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식사하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들이 오고 가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여럿이 모여 음식을 먹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고 말 하지만 주일마다 예배를 드리고 그냥 헤어지기가 쉽지 않다.  

비록 예배를 통해 영적인 양식을 공급 받지만 아무래도 서로 어울려 눈 인사라도 나누며 음식을 나누어 먹어야 영성의 마무리가 되는 모양이다. 

나 또한 주일에 교회에서 예배만 드리고 그냥 헤어지는 것은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뭔가 먹어야 그것도 잘 먹어야 흐믓하고 만족 해 진다.  

한국인과 먹는 것. 절대 분리할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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