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포스트::칼럼
조회 수 97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newshin.JPG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는 요즘. 암암리에 컴퓨터 모니터 뒤에서 선생님들의 수업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학부모들의 눈길이 느껴진다.  

비로소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수업 시간에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다른 아이들은 어느 만큼 수업에 참여하는지를 실시간으로 관찰 할 수 있게 되었다. 

좋은 점은 부모님들의 잔소리로 인해 학생들의 과제의 질이 높아졌다는 것, 그리고 교사들이 은근 감시당하고 평가받는다는 느낌이 들다 보니 수업 준비를 더 많이 하게 된다는 것이다. 

단점은 학생들의 수업 광경이 그대로 노출되어 사생활 침해로 이어진다는 것 그리고 학습의 격차가 학생들 간에 많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특수교육도 마찬가지이다. 

온라인으로 수업으로 진행하다 보니 학부모님들이 자녀의 학교생활이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있는지 감을 잡게 되었다. 

학부모들 중에는 이제서야 특수교육 수업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일반 수업 시간이 줄어들게 되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이 생겨났다.  

어떤 학부모들은 자녀의 영어와 수학 시간에는 일반반에서 빼서 특수교육을 받게 하지 말고 다른 시간들을 이용해서 특수교육을 받게 해 달라고 요구한다.  

그런데 그러한 요청은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불가능하다.  

특수교사의 시간표는 학생들 등교시간부터 하교시간까지 조금도 쉴 틈이 없이 빡빡하게 짜여져 있다.  

학년초에 이것 저것 사정을 감안하여 한번 시간표를 짜게 되면 여러 사정들이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에 조정이 거의 불가하다.  

특수 교육을 받는 시간을 줄이거나 아니면 주어진 시간표대로 따르거나 둘 중 하나 뿐이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일반 학급 진도를 잘 따라가면서 특수교육도 많이 받기를 원한다. 

그런데 이것은 비현실적인 바램이다. 

하나를 얻으면 나머지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내가 맡은 학생들 즉 학습장애, ADHD, 고기능 자폐를 지닌 학생들의 경우 대부분이 영어읽기, 영어 글쓰기, 수학을 특수반에서 공부한다.  

여기에 더하여 언어치료, 작업치료를 추가로 받는 학생들도 있다. 

이런 경우, 하루에 1시간에서 많게는 2시간정도 일반 교실에서 나와서 특수 교사에게 수업을 받게 된다.  

학교생활에서 점심시간 그리고 쉬는 시간, 음악, 미술 체육 시간을 제외한 1시간은 정말 많은 시간이다. 

매일 1시간 이상씩 교실 밖으로 나와 딴 수업을 받게 되면 일반 수업의 진도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다. 

그 학생의 담임 선생님도 이 아이가 우리 반 학생인지 아니면 특수교사 학생인지 헷갈리게 되는 지경이 된다. 

가뜩이나 일반 수업 내용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데 거기에 매일 1시간씩 수업 결손이 일어나니 특수 교육이 오히려 일반 교육과정에서 더 뒤쳐지게 하는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학부모들은 되도록이면 자녀가 학교에서 항상 보조교사의 보살핌을 받기를 원한다.  

수업시간에도 쉬는 시간에도 그리고 점심 시간에도 어른이 옆에 붙어서 공부하는 것, 먹는 것, 친구 사귀는 것 등등을 보살펴주고 관리 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런데 유치원부터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계속 누군가가 옆에 붙어서 매 순간마다 도움을 주게 되면 "학습된 무기력"이라는 부작용이 생긴다.  

본인이 독립적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갈 자립심을 기르지 못하게 되고 계속 남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아니면 손가락 하나 까딱 안 하는 공주, 왕자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또 반친구들도 어른이 항상 옆에 있는 반 친구를 도와주려고 하거나 친구가 되려고 다가가지 않게 된다. 

보조교사가 고등학교까지 따라 붙을 수 있다면 그나마 상황이 낫겠지만 미국의 경우 중학교부터는 독립적이고 자립적인 학교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초등학교 졸업때까지 자조 능력을 기르지 못하게 되면 중학교에 가서 자퇴를 하고 홈스쿨링을 하거나 아니면 중학교 내에 있는 특수 학급으로 진학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좋은 것도 지나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말이다. 

특수교육도 너무 과하면 역효과가 난다. 

보살핌도 지나치면 '무능한 어른'을 만들게 된다. 

특수교육의 진정한 목표는 '자립'에 있다고 생각한다. 

한 학생을 교육할 때 그 학생이 10년 후에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게 될지는 항상 머릿속에 그리면서 교육해야 한다. 

10년 후에도 엄마의 지시에 따라 밥 먹고 학교 가고 공부를 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자기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 해 보며 교육을 해야 할 것이다. 

 

네이버 블로그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 운영중.  이메일 namenoshin@naver.com


  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정의와 자비의 충돌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지구인들은 '얼마나 공정하게 학생들을 대우 할 것인가?' 와 '어느 선까지 자비와 사랑을 베풀어야 할 것인가?'의 문제로 충돌하고 다툰다. 두 입장 다 일리가 있고 중요하다. 특별히 특수교육에서는 이 문제가 더 분...
    Date2018.12.23
    Read More
  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지구인들이여, 영어를 잘 하고 싶으신가요?

    미국에 살다 보니 영어 때문에 주눅드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특히 매주 영어로 글을 써야 하는 입장에서는 영어 때문에 가슴이 턱턱 막히고 눈물이 고이는 순간도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듣고 있는 과목의 숙제 때문에 2주 동안 동네에 있는 초등학교, 특히 ...
    Date2018.09.16
    Read More
  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지구인을 위한 가르침과 배움

    지구인이란? 지구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황색인, 홍색인, 흑인, 백인, 어린이, 어른, 장애인, 정상인, 기독교인, 불교인, 무슬림, 힌두교인 등등을 말입니다. 단 화성인은 제외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이들 모두에게 적합한 교육과정을 만들 ...
    Date2018.10.28
    Read More
  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지구인의 정체성

    며칠 전 우리집에 한국에서 알고 지내던 지구인 가족이 놀러 왔다. 일년 반 전에 미국으로 취직이 되어, 온 가족이 미국으로 오게 되었는데, 앞으로 미국에 눌러앉을 생각이란다. 아무래도 올망졸망한 아이 셋을 키우기에는 미국이 한국 보다 더 나을 것 같다...
    Date2018.09.01
    Read More
  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철밥통의 시대는 갔다!

    신문, TV , 인터넷 할 것 없이 온갖 매체에서 온통 실직자 소식이다. 집 안에서 갇혀 지내는 것도 우울한데,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생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은 듣는 이들을 더욱 슬프게 한다. 재택 근무로 짜증이 나고 힘이 들지만 직업을 잃거나 가...
    Date2020.05.06
    Read More
  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초보 특수교사의 생존기

    한국과 달리 가을에 새 학년이 시작되는 미국은 바로 지금이 새 학년 새 학기이다. 쇼핑센타나 마켓에는 "Back to school" 이라고 크게 써 붙이거나 따로 상품 코너를 마련해 놓고 새 학기를 준비하는 학생들과 가족들을 맞이한다. 필자도 이번에 처음, 미국 ...
    Date2019.08.13
    Read More
  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초보 특수교사의 생존기

    요즘 나는 대학교를 다시 다니는 기분이다. 며칠 전 교육청에서 새로 채용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4일간의 매우 "빡쎈" 신입 교육을 받고, 배치 받은 초등학교로 가서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새학기를 준비하고 있다. 사오정과 같은 귀로 하루 9시간 이상을...
    Date2019.08.06
    Read More
  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초연결 시대의 고독

    요즘 집에서 일을 하다 보니 아이클라우드,( i-cloud)와 인터넷 연결망의 위력에 새삼 놀라움을 느낀다. 나의 손길이 머문 곳에는 어김없이 고장이 발생하여 '마이너스의 손' 이라는 제 2의 이름을 가진 나. 역시나 학교에서 준 노트북에 뭔가 문제가...
    Date2020.05.30
    Read More
  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코비드 후폭풍

    요즘 학교 분위기가 싸하다 한참 다음 학년 준비를 위한 인사 이동이 이루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미국의 공립 학교 교사들은 모두 계약직이다. 비록 형식적이기는 하지만 매년 이맘때쯤 즉 3월에서 4월 정도가 되면 각 선생님들에게 다음 학년...
    Date2021.04.17
    Read More
  1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트라우마

    요즘 학교에서 트라우마(trauma)에 대해 배우고 있다. 지난 일년 동안 많은 일들을 겪다 보니 요즘 배우고 있는 '트라우마'에 대해 부쩍 관심이 간다. 사전을 찾아보니 트라우마란 과거 경험했던 위기나 공포와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당시의 감정...
    Date2021.04.09
    Read More
  1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특별한 지구인-적대적 반항장애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5

    "반항왕" 나는 적대적 반항장애를 이렇게 부르고 싶다. 그동안 "분노왕", "기분왕" 등의 지구인들을 다루어 왔는데, 오늘은 '적대적 반항장애' 즉 반항왕에 대해 이야기하는 마지막 시간이다. '분노왕', '기분왕' 그리고 '반항왕...
    Date2020.07.17
    Read More
  1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특수 교육의 딜레마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는 요즘. 암암리에 컴퓨터 모니터 뒤에서 선생님들의 수업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학부모들의 눈길이 느껴진다. 비로소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수업 시간에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다른 아이들은 어느 만큼 수업에 참여하는지를 실시...
    Date2021.02.05
    Read More
  1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특수교육에 관련된 오해들

    특수교사로 일하다 보니, 이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일하면서 그 전에 가졌던 잘못된 선입관이나 루머들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되었다. 아직도 알아야 할 것들이 참 많지만 가끔 특수교육 관련 인터넷 게시판이나 학부모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오해를 하거나 잘...
    Date2019.06.18
    Read More
  1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특수교육에 관련된 오해들 2

    지난 주에 이어서 특수교육에 관련되어 떠도는 루머나 오해들을 바로잡고자 한다. 이 드넓은 미국에서 필자의 경험이나 의견이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미국 교육현장의 경우, 원리와 규칙에 의해 교육이 진행되고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
    Date2019.06.22
    Read More
  1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특수교육은 어떤 지구인들이 받을 수 있나요?

    이제 나의 교생 실습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지난 주에는 드디어 취업 면접도 보게 되었다. 교육청에서 특수교육 담당 지구인이 나와서 내가 실습하고 있는 학교의 교장 선생님과 함께 나를 인터뷰 했다. 영어로 면접을 보다니 꼭 꿈만 같았다. 한국말로 인...
    Date2018.12.09
    Read More
  1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특수학급의 하루 일과

    나는 현재 40일 넘게 공립 초등학교 안에 있는 특수학급에서 교생실습을 하고 있다. 내가 실습을 하고 있는 반은 중증 발달장애 학생들이 있는 반으로 나이때가 유치원생부터 3학년까지이다. 그야말로 특수교육계에서는 되도록이면 맡고 싶지 않는 어찌 보면 ...
    Date2018.11.21
    Read More
  1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팀워크로 이루어지는 학생지도 1

    고등학생일 때,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에는 무시무시한 학생주임 선생님이 계셨다. 아이들은 그를 "불치병"이라고 불렀다. 걸리면 죽는다는 의미다. 학생주임 선생님을 대장으로 그 아래에 학생부 선생님들이 늘 등교길에 또는 한 달에 한번 있는 복장검사 시...
    Date2020.02.25
    Read More
  1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팀워크로 이루어지는 학생지도 2

    미국에서 교생 실습을 할 때의 일이었다. 공립 초등학교 안에 있는 특수반에서 교생실습을 하였는데, 그 반에는 'Seclusion Room' 즉 '격리실' 또는 '안정실'이라고 불리우는 공간이 있었다. '격리실' 또는 '안정실'...
    Date2020.03.04
    Read More
  1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팀으로 일하는 특수교육

    유명한 아프리카 속담을 소개하겠다. "It takes an entire village to raise a child." "아이 한 명을 기르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If you want to go quickly, go alone, if you want to go far, go together."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Date2020.11.16
    Read More
  2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파랑새를 찾아서

    요즘 대한민국은 '신천지'로 난리이다. 그동안도 기독교계에서는 '신천지'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오고 갔지만 요즘처럼 신천지의 부정적인 면들이 온 국민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적은 처음인 듯 싶다. 여러가지 화를 돋구는 특징들...
    Date2020.03.1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