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동굴에 등산객 세 명이 겨우 몸을 숨겼다.
이들은 쏟아진 폭설로 아리조나주 세도나 인근 하리보 캐년에서 고립돼 조난자 신세가 됐다.
지난 1월 25일 소콧 브랜드 외 2명의 등산객들은 두 번째 하강 포인트로 가는 중 갑작스런 눈보라와 마주쳤다.
휴대전화가 터지는 곳을 간신히 찾아 구조요청을 했지만 기상악화로 당장은 구조대가 쉽게 현장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
신고를 접수받은 구조대는 드론으로 식량을 먼저 보내려고 했지만 프로펠러 고장으로 실패했다.
조난 현장으로 접근하려던 구조대 역시 폭설로 중간에 발이 묶여 사고 현장에 접근하지 못했다.
브랜드를 비롯한 2명은 그렇게 이틀이나 동굴에 갇혀 있었고 비상식량까지 떨어지자 구조가 될 때까지 굶는 수밖에 없었다.
더 큰 문제는 떨어진 체온과 얼어버린 손과 발에 동상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였다.
휴대전화 배터리마저 나가버리자 조난자들은 모든 희망이 사라지는 듯한 절망감을 느꼈다.
바로 그때 기적처럼 헬기 소리가 들렸다.
브랜드는 "헬기가 우리가 있는 곳 위로 날아왔다. 구조대가 우리를 못볼까 걱정했다. 하지만 우리는 계속 손을 흔들었고 헬기에 탄 구조 대원도 우리한테 손을 흔들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들을 구조한 것은 주방위군 소속의 블랙호크 헬기.
주방위군 구조대의 칼 에반스는 "50피트 상공에 있었지만 조난자 2명이 미친 듯이 손을 흔드는 모습이 잘 보였다. 내가 같이 손을 흔들어주자 조난자들 얼굴에는 기쁨의 미소가 흘러 넘쳤다"고 말했다.
헬기는 상태가 가장 심각한 사람부터 차례차례로 로프를 이용해 끌어올려 조난자 모두를 안전하게 구조했다.
세도나에서의 사고 이외에도 나바호 카운티 셰리프국 구조대는 1월 26일 눈 쌓인 도로에 멈춰선 차에 갇혀버린 아버지와 아들을 86번 국도 부근에서 구하는 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