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6일 워싱턴 DC 의사당에 난입했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중에서 웃옷을 벗고 쇠뿔 모양의 장식을 머리에 단 차림새로 주목을 끌며 스스로를 음모론 무속인(큐어논 샤먼)으로 불러왔던 남성이 뒤늦게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다고 AP통신이 9일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의사당 난입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아리조나 출신 남성 제이컵 챈슬리는 9일 변호인을 통해 사과 성명을 냈다.
챈슬리는 성명에서 "의사당 난입을 후회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공포를 유발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실망감도 표출했다.
그는 성명서에서 "체포 뒤 한 달 넘게 감옥생활을 하면서 내 인생을 다시 평가했다"며 "그날 의사당에 들어가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챈슬리는 당시 차림때문에 경찰과 대치한 의사당 난입자들 중에서 유독 눈에 띄었다.
원시인 사냥꾼을 방불케하는 옷차림을 한 그가 소리를 지르는 사진은 트럼프 극성 지지자들의 과격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랬던 그가 한 달 남짓만에 바짝 수그러들면서 트럼프와 갈라선 모양새다.
챈슬러의 변호인인 앨 왓킨스 변호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 투표의 합헌 여부를 논의하는 의회 회의에 그를 출석시켜 트럼프의 언동에 어떻게 현혹되고 선동됐는지에 대해 증언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상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왓킨스 변호사는 "이번 사과 성명은 자기 잇속만 챙기는게 아니라 챈슬리의 진심어린 책임감의 표현"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에 의해) 선동된 사람들을 기소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그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챈슬리는 앞서 '유기농 식단'으로도 화제가 됐다.
그는 수감시설에서 자신이 샤머니즘 교리에 따라 8년간 먹어온 유기농식단을 구치소에서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며 음식을 거의 먹지 않았다.
그가 식사를 하지 않으면서 몸무게가 9㎏ 가량 빠지자, 법원은 그가 수감된 구치소에 유기농 식단 제공을 명령했다.
하지만 아리조나주 교정당국이 이에 반발하자 버지니아주에 있는 연방 교도소로 이감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