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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화기애애 했던
얼마전 생일에 
지인이 선물해준 Remy XO 를
저녁 식탁에 곁들인다 
 
한모금 천천히 마시는 순간
혀끝을 통해 입안 가득히 퍼지는
익숙한 맛과 향이
추억을 소환한다 
 
카페명동 카운터에 선채로
Remy 잔을 들고 웃으며 담소하는 
내가 보인다
 
잇따라 딸려 올라오는 그리운 얼굴들
그렇구나 
잊고 있었구나 
 
애써 외면하고 눌러 밟은 세월 
지나간 회한의 시간이 
아프게 뒹군다 
 
시린 눈알의 촛점을 풀고 
잠시 창밖을 바라본다 
빛바랜 사진처럼 희미해진 기억까지도 
다시 불러내서 
소중하게 껴안아 보는 저녁 
 
추억은
오래묵은 것일수록 
저마다의 가슴에서 
보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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