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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달구어진 모랫 바람이
쫓기듯 지나간 오후
한바탕 쏟아진 빗줄기에
노란 신열로 타들어간
잎마른 가시나무
마른 마음이 촉촉하다
 
뿌리로 숨 쉬고
뿌리로 바라보며
뿌리로 살아
 
살아서 제 몫을 다하겠다는
암팡진 생각 하나로 견뎌온 시간
어둡고 길었던 침묵은
여기저기 투두득  뼈 돌기
허리 곧추세운
푸른 웃음 성글다
 
가뭄날 외로움 견뎌온 사람은 안다
견디는 힘은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을
볼 수 있는 눈이되어
바람을 맞으며
바람이 되고
사랑이 되어
설레임이 된다는 것을
 
천둥 먹구름 소리로
여름이 빠져 나가는 날
나도 한줄기 바람이 되어
푸른 아침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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