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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정부가 미국 내 최대 저수지인 콜로라도강 미드호(Lake Mead)의 물 부족 사태를 사상 처음으로 선언했다.

이에 따라 피닉스, 로스앤젤레스, 라스베가스 등 서부 주요 도시의 상수도 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16일 로이터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연방 내무부 산하 개간사업국은 서부 지방의 주요 상수원인 콜로라도강 미드 호의 물 부족 사태를 공식 선언했다.

카미유 칼림림 투톤 개간사업국 부국장은 "이 발표는 수년 전부터 예상됐지만 결코 볼 수 없기를 바랐던 일이 발생했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의하면 개간국은 이날 향후 24개월간 강의 수위에 대한 최신 전망을 발표하면서 미드호의 저수위가 전체 용량의 35%에 불과한 1068피트(약 325m)에 못 미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내년 1월 1일에는 더 낮은 1065.85피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 서부 지역이 이번 세기 들어 최악의 가뭄에 맞닥뜨리면서 미드호가 마지막으로 꽉 차 있던 때는 20년 전이었고, 1999년 이후 수위가 지속해서 낮아져 왔다. 

내무부의 수자원 및 과학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타냐 드루히요 차관보는 “우리는 가뭄과 이상기온, 광범위한 산불, 일부 지역에서의 홍수와 산사태 등 기후변화의 영향을 목도하고 있다”면서 “이젠 대응 조치를 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로키산맥에서 발원해 남서쪽으로 1450마일(약 2333㎞)에 걸쳐 흐르는 콜로라도강의 연평균 유량은 지난 세기에 비해 약 20% 감소했다. 

콜로라도주립대의 물·과학 수석 연구원인 브래드 우달은 워싱턴포스트에 “2000년에 스위치가 뒤집혔고, 지금의 강은 20세기와는 전혀 다르다”며 “현 상황을 설명하는 데 ‘가뭄’이란 단어는 더 이상 적절치 않고 건조화가 장기적이거나 또는 영구적으로 지속되는 ‘건조지대화(aridification)’로 대체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겨울 로키산맥에 평년과 같은 양의 눈이 쌓였지만 기온 상승으로 흙이 너무 건조해진 탓에 녹은 눈이 강으로 흘러들어 가기 전에 지표면으로 흡수된 것이 올해 저수량이 더욱 낮아진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4~7월 사이 산에서 호수로 유입된 물의 양은 평균 대비 26%에 불과했다.

1930년대에 네바다와 아리조나주 경계에 있는 콜로라도강의 댐으로 형성된 미드호는 미국에서 가장 큰 저수지다.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라스베가스, 피닉스, 투산 등 미 서부 주요 도시들의 상수도는 이 미드호에서 공급된다. 

미드호가 수도 공급을 담당한 지역의 인구는 2500만명에 이른다.

미드호의 물 부족 사태를 연방정부가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오랜 기간의 가뭄에 따른 것이다.

서부의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미국 제1·2 저수지인 미드호와 아리조나 파월호 수위는 이미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다.

아리조나주 등은 2019년 이미 미드호의 수위를 유지하기 위해 가뭄 비상 계획을 수립하고 상수도 할당량 일부를 포기했다. 

하지만 이같은 자발적인 조치만으로는 물 부족 사태를 막을 수 없었다.

미 개간사업국은 미드호의 물 부족으로 오는 10월부터 아리조나, 네바다, 뉴멕시코주로의 상수도 할당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아리조나는 연간 상수도 할당량의 18%, 네바다는 7%, 뉴멕시코는 5%가 줄어들게 된다.

18%의 상수도 할당량 감축은 아리조나주가 사용하는 전체 물의 양 8%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에 따라 중부 아리조나에 위치한 면화/건초/보리 농가, 축산 등 많은 농산업이 물 부족의 타격을 입을 전망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최악의 경우 아리조나 내 경작지 40%를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농민들은 장기화한 물 부족 사태로 휴경지 농법, 많은 물을 필요로 하지 않는 작물로의 전환 등을 고민하게 됐다.

이날 발표된 물 부족 사태 선언으로 상수도 공급이 줄어드는 지역은 일단 콜로라도강 하류 지역에 국한되지만 가뭄이 더 심각해지면 내년에는 상류 지역에 대해서도 비슷한 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다.

센트럴아리조나프로젝트 운하의 책임자인 테드 쿠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콜로라도강에 최악의 해라면서 "20년간 가뭄 이후 저수지의 회복력이 너무 떨어져서 올해와 같은 수준을 계속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센트럴아리조나프로젝트 운하 측은 상수량 할당이 줄어들게 되면서 내년부터는 더 이상 콜로라도 강물을 비축하거나 지하수 시스템에 물을 보충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상기후가 계속됨에 따라 미드호와 파월호가 다시는 예전 수위를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라 포터 아리조나 주립대학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다시 물이 가득 차는 게 가능하지만, 강물을 적게 사용하면서 더 뜨겁고 건조한 미래를 대비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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