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포스트::칼럼
조회 수 18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chan.jpg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 "매우 말 잘하는 것은 말을 더듬는 것 같다"는 뜻입니다. 

중국 고전 명언 사전에는 그 뜻을 풀이하여 "위대한 웅변은 더듬거리는 말과 같아서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많은 말을 하지 않고도 사람들을 마음으로부터 복종시키므로 가장 말을 잘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군자는 어떤 사람입니까?'라고 묻는 제자에게 공자는 '말을 더듬는 사람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말을 뱉어놓고 그대로 하지 못할 것을 염려하다 보니 말을 더듬는다는 것이죠. 

군자, 즉 도를 깨우치고 어떤 경지에 이른 사람은 그렇습니다. 

실천할 수 있는가를 살피며 말을 합니다.

영화배우 오달수 씨에게 비슷한 일화가 있습니다. 

서른 살 생일에 부산에 있는 아버지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이번 생일에는 집에 내려오라는 것입니다. 

바쁜 촬영을 뒤로 하고 집에 가서 아버지에게 큰 절을 하며 낳아주신 은혜 감사하다고 하는데, 아버지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달수야, 너도 이제는 서른이니 말을 더듬어라.' 

수많은 영화에서 조연을 하며 능수능란한 언어를 구사하던 오달수였는데, 아버지가 '너도 이제 서른이 되었으니, 생각하며 진중하게 실천할 수 있는 말을 하라'는 당부였지요.

작년 10월 초 교회 청년들과 그랜드캐년을 등반했습니다. 

보통 금요일 오후에 올라가 다음 날 새벽에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세 팀으로 나누어 출발하는데, Full Course 팀, Indian Garden 팀, 그리고 초보자 팀으로 각각 출발 시간이 다릅니다. 

저는 Full Course 팀으로 새벽 5시에 내려가기 시작하여 협곡 바닥에 있는 콜로라도 강물을 보고 다시 올라왔습니다.

Bright Angel Trail로 내려가서 South Kaibab Trail로 올라왔는데, 정상에 닿았을 때 오후 2시 20분이었습니다. 

South Kaibab은 경사가 급해서 보통 올라오기 보다는 내려가는 코스로 잡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반대로 South Kaibab으로 올라왔습니다. 

당연히 힘들었고 막판 1시간 정도는 한 발 한 발 옮길 때마다 온 몸의 힘을 다 모아야 할 정도였습니다.

내려갈 때 보았던 Bright Angel은 장관이었습니다. 

주로 올라오기만 했지 내려가 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장관이었습니다. 

그랜드캐년을 중국 말로 대협곡(大峽谷)이라 하는데, 그야말로 대협곡이었습니다. 

'이래서 세계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관광지의 첫 번째이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9시간 여 대협곡을 횡단하면서 침묵을 배웠습니다. 

대협곡이라는 거대한 자연 앞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동행하던 교우들과 얼마 후부터는 말을 많이 하지 않았고, 특히 올라올 때는 거의 혼자 침묵하며 걸었습니다. 

올라온 후에도 등반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내에게 약간의 느낌을 말했을 뿐, 그렇게 많이 말하지 않았습니다. 

어땠냐고 물어오는 동료 목사님들에게도 별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과거에는 자랑하듯 말을 많이 하고 다녔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 저 자신이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손석희 씨가 진행하는 JTBC 뉴스를 자주 듣습니다. 

한국 소식을 정확하고 공정하게 들을 수 있는 방송이라는 생각에서입니다. 

몇 주 전 성추행 당한 사실을 드러내는 여자 검사와 인터뷰를 하면서 멈칫 멈칫 말이 끊기는 손석희 씨를 보았습니다. 

할 말을 잊은 듯 보이기도 했고, 분노를 참는 듯 머뭇거리는 손석희 씨였습니다. 

그래서 방송인 중 손석희 씨를 가장 신뢰합니다. 

말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진실과 실천을 담은 말을 하기 때문입니다.

"말에는 졸하다"(not a trained speaker)하며 자신의 서툰 말솜씨를 인정하는 사도 바울이(고린도후서 11:6), 자신의 어리석게 들리는 설교를 통해 오히려 하나님은 믿는 사람을 구원하신다고 확신합니다(고린도전서 1:21). 

언행일치, 대변약눌(大辯若訥), 특별히 사람을 믿음으로 이끌고 구원받게 하는 언어생활이어야 하겠습니다.


  1.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65세가 되는데 아직 은퇴하지 않을 때 메디케어는?

    물러가기 싫은 여름이 마지막 용을 쓰는 지, 낮의 해가 뜨겁게 달구어져 있습니다. 그래도 제아무리 피닉스의 뜨거운 여름도 물러갈 때가 오는 법이지요. 두어 주일만 참아 봅시다. 벌써 아침 저녁으로는 서늘한 바람이 제법이잖아요. 오늘은 지난 주간에 상...
    Date2017.09.01
    Read More
  2.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오바마케어를 가진 사람이 65세에 메디케어로 바꿀 때는?

    지난 번에 65세가 되어도 은퇴하지 않고 직장을 유지할 때, 계속 직장 보험을 가지고 있어도 되고, 또한 메디케어로 갈아타도 된다고 알려 드렸습니다. 그런데 자영업을 하는 분 등, 단체 직장 보험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오바마 케어를 가지고 있었을 경우, 6...
    Date2017.09.09
    Read More
  3.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내셔널 메디케어 교육 주간 9월15-21일에 대하여

    미국에서 매 8 초에 1 명씩 메디케어 수혜자가 생기는 것을 아시는지요? 베이비 부머(Baby Boomer)들이 65세가 되기 때문에 하루에 10,800 명 이상이 메디케어에 가입하게 된다는 놀라운 사실을요! 베이비 부머란 무엇을 말하는지는 아시지요? 세계 제 2차대...
    Date2017.09.14
    Read More
  4.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오리지날 메디케어만 가지고 있으면 어떠냐고요?

    세상에, 아직도 그냥 오리지날 메디케어만 가지고 있는 분이 많다는 것을 오늘 새삼스레 알았습니다. 건강해서 병원에 한번도 안가는데 뭐.. 이런 심정인가 봐요. 그렇지만 절대로 그냥 있으면 안되죠! 안되는 이유 두가지는 첫째, 파트 D 문제와 둘째, 오리...
    Date2017.09.22
    Read More
  5.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써플리멘트 플랜과 어드밴티지 플랜, 어느 것을 선택할까?

    "이제는 어드밴티지 플랜으로 바꾸려고요" 어제 상담 전화를 했던 분은 수년동안 써플리멘트를 들었다고 합니다. 두분이 현재 각각 300불 쯤 월 보험료를 내고 있는데 더 이상 600불이나 쓰면서 써플리멘트를 들기가 버겁다면서 바꾸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물...
    Date2017.09.30
    Read More
  6.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2018년을 위한 연례가입기간이 가까와 왔어요!

    드디어 아침 저녁으로 신선한 바람이 붑니다. 가을과 함께 아리조나의 황금기가 돌아오니 너무 행복합니다. 지금부터 일곱 달! 지난 여름 동안에 지친 몸을 일으켜 새로운 마음과 몸으로 더욱 건강하시자구요! 1) 2018년에 메디케어에 무엇이 변할 것인지 먼...
    Date2017.10.06
    Read More
  7.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94년 가족들을 한국에 두고 캘리포니아에 있는 신학대학원으로 유학 왔을 때 지금은 고인이 된 김광석 씨의 노래를 자주 틀어놓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의 노래 가운데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은 당시 저의 처지와 묘하게 오버랩 되며 가족에 대...
    Date2018.02.02
    Read More
  8.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돈벌레”

    월요일 새벽이면 동네 뒷산(South Mountain)을 오릅니다. 해가 뜨기 전 시작하여 거의 숨이 넘어갈 만큼 경사가 급한 곳을 올라 가장 높은 곳에 다다르면 해가 뜹니다. 사막에서 해가 떠오르는 광경은 신비로우리만치 찬란합니다. 아리조나의 삶에 매력을 더...
    Date2018.02.09
    Read More
  9.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大辯若訥(대변약눌)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 "매우 말 잘하는 것은 말을 더듬는 것 같다"는 뜻입니다. 중국 고전 명언 사전에는 그 뜻을 풀이하여 "위대한 웅변은 더듬거리는 말과 같아서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 많은 말을 하지 않고도 사람들을 마음으로부터 복종시키므로...
    Date2018.02.16
    Read More
  10.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마태복음 5장

    읽기 어려운 성경 중에 마태복음 5장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첫 번째 설교이자 거의 유일한 대중 설교라 할 수 있는 말씀들입니다. 보통은 '산상수훈' 또는 '팔복의 말씀'이라 부르고, 어떤 주석가는 'Hard teaching'이라 제목을 붙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어려...
    Date2018.03.03
    Read More
  11.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씨니어들을 위한 정부 혜택들

    제 글에 관심을 가지신 메디케어 수혜자님들께 "모두들 참 수고하셨어요!"라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오래전 어려운 조국을 떠나 희망의 나라 미국으로 용감하게 건너 온 우리들! 말이 안 통하는 한가지 약점을 본토인들보다 수십배 열심히 일함으로 메꾸며, ...
    Date2018.03.03
    Read More
  12.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창세기 12장

    성경에서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만나는 이야기는 창세기 12장에 나옵니다. 불현듯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신 하나님이 '내가 보여 주는 땅으로 가라' 명하시고, 그를 '믿음의 조상'으로 그리고 '복의 근원'으로 삼으십니다. 이때 아브라함은 지금의 터키와 시리아...
    Date2018.03.09
    Read More
  13.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메디케어를 받는 나, 주정부 보조도 받을 수 있을까?

    지난 주 글에는 메디케어 수혜자들에게 주는 연방정부 보조금, Extra Help, 엑스트라 헬프에 대해서 알아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아리조나 주정부의 보조금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저는 메디케어와 연관된 혜택만 살펴 볼 것이에요. EBT(일명 푸드 스탬프) ...
    Date2018.03.09
    Read More
  14.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當無有用

    중학교 2학년 때 송창식의 노래를 들으며 대중가요에 눈을 떴던 기억이 눈에 선합니다. 동요나 유신 정권 시절 정부 홍보용 노래들밖에 모르던 저에게 송창식의 노래들이 귀에 들어오면서 '아, 이런 세계가 있구나!' 감탄했습니다. 소풍을 가서 송창식 흉내를...
    Date2018.03.17
    Read More
  15.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나의 도움

    코미디언 빌리 크리스탈이 광고 세일즈맨으로 나오는 영화 '닳아빠진 도시인들'(City Slickers)에서 현대인의 한 평생을 요약적으로 이렇게 묘사합니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아버지들이 초대되어 자녀들 앞에서 자기들의 직업을 소개하는 특별한 날을 배...
    Date2018.03.23
    Read More
  16.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수레기어머니

    한국 교회 초기 신자 가운데 '개신교 여성수도자들의 어머니'라 불리는 손임순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전남 화순 출신으로 '수락기' 마을에서 시집왔다 해서 '수락기댁'이라 했는데, 사람들은 그냥 소리 나는 대로 '수레기댁'이라 불렀습니다. 훗날 제자들은 '...
    Date2018.04.06
    Read More
  17.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새벽 말씀

    새벽 일찍 잠을 깨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지난 주일에는 1시 40분쯤 눈이 떠져 10시 주일 예배를 앞두고 사무실에서 잠이 오려는 듯 몽롱해지기도 했습니다. 봄에 잠이 많아진다고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인 것 같습니다. 일찍 눈이 떠지는 새벽에는 마치 어린...
    Date2018.04.13
    Read More
  18.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세월호 …

    이제 20대 중반이 된 큰 아이가 다섯 살이었을 때, 주일 예배를 마치고 교회를 나오던 중 엄마의 손을 놓쳤습니다. 저는 미국에 혼자 와있었고 아내가 두 아이를 키우고 있었습니다. 작은 애를 품에 안은 상태에서 잠깐 눈을 돌렸는데 그만 큰 아이가 없어진 ...
    Date2018.04.20
    Read More
  19.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섭리

    『인생수업』의 저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뉴욕에서 1500여 명의 청중에게 강연한 후, 수백 명의 독자들이 로스의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서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로스는 비행기 시간 때문에 기다리던 사람 모두에게 사인을 해 줄 수 없었습니다. 적당...
    Date2018.05.05
    Read More
  20.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아주 작은 효도

    서울에서 만두집을 경영하며 살아가는 젊은 부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부부는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만 되면 어김없이 만두가게에 나타나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처음 얼마 동안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시간...
    Date2018.05.1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