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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경기장에 출몰한 벌떼를 퇴치한 방역회사 직원이 관중들로부터 기립박수를 받고, 깜짝 시구자로 마운드에도 올랐다.

지난 4월 30일 아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아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MLB 정규시즌 경기는 당초 예정보다 1시간 55분 지연된 오후 8시35분에야 시작했다.

경기장에 수천마리의 벌떼가 출몰한 탓이다. 

벌떼가 홈플레이트 뒤쪽 백스톱 위 보호망에 모여들어 경기 진행이 불가능했다.

MLB닷컴 등의 보도에 따르면 홈팀인 아리조나 구단은 선수단과 관중의 안전을 위해 경기 시작을 늦추기로 한 뒤 벌을 퇴치해 줄 전문가를 급히 찾았다.

마이크 록 아리조나 야구운영 부문 부회장은 피닉스 지역에 기반을 둔 방역회사 매니저인 맷 힐튼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힐튼은 체이스필드에서 차로 45분 거리에 있는 서프라이즈에서 아들의 티볼 경기를 보고 있었다.

록 부회장은 다른 회사에 전화를 걸었지만, 그들은 더 먼 거리에 있는 상황이었다.

록 부회장은 힐튼에게 와달라고 간청했고, 힐튼은 가족들에게 사과한 뒤 서둘러 트럭을 몰아 체이스필드로 향했다.

야구장에 도착한 힐튼은 방역복을 입고 리프트를 탄 채 그물에 있던 벌떼에 스프레이를 뿌렸고, 나중에 풀어주기 위해 흡입기를 통해 벌떼를 가뒀다.

경기 시작을 기다리던 2만여 명의 관중은 힐튼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힐튼이 리프트를 타고 내려오자 관중들은 'MVP'를 연호하기도 했다. 

힐튼은 양팔을 높이 들어올리며 더 큰 호응을 유도했다.

아리조나 구단은 경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해준 힐튼에게 시구를 요청했으며, 힐튼은 방역복을 입고 마운드에 올라 시구했다.

힐튼은 "긴장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경기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며 "경기가 시작되게 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벌 때문에 체이스필드에서 경기가 지연된 것은 2014년 4월 3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 10여 년 만이다. 

AP통신은 "아리조나주에서 봄에 벌떼를 흔히 볼 수 있다. 체이스필드에는 개폐식 지붕이 있지만, 이날은 지붕을 열어둔 상태였다"며 "이 때문에 벌들이 자유롭게 구장에 들어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발빠른 대처가 효과를 발휘했을까, 경기는 아리조나의 4-3 승리로 끝났다. 

4회 말 크리스티안 워커의 솔로포로 선취점을 올린 아리조나는 5회 4번째 투수 조 맨티플리의 폭투로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6회 초에는 맥스 먼시 타석에서 투수 보크가 나오면서 1-2로 경기가 뒤집혔다.

하지만 아리조나는 8회 말 가브리엘 모레노 적시타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결국 정규이닝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으로 접어들었고, 10회 초 다저스는 윌 스미스의 희생플라이로 3-2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아리조나는 선취점의 주인공 워커가 10회 말 끝내기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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