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포스트::문학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new5.JPG

 

 

어머니에 대한 글을 쓰라고 하니 많이 당황했다. 

나에게는 어려운 주제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두 어머니가 있다. 

한 분은 낳아 주신 어머니, 다른 한 분은 길러 주신 어머니다.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는 해마다 아들을 생산했는데 네 번째 아들을 낳은 후 2년을 누워계시다가 세상을 떠나셨다.

그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다.

다만 "엄마가 계신 방에 들어가면 안 돼" 하는 한마디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을 뿐이다.

새 어머니가 우리집에 오신 것은 막내가 세 살, 나는 일곱 살 때인 것 같다.

사십이 가까운 처녀가 애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서울 양반집에 첫 시집을 오신 것이다. 

새 어머니는 부지런하시고 말이 없으시며 정성껏 우리들을 돌보아 주셨던 모습이 어머니의 기억이다.

북악산에 눈이 녹고 청계천에 얼음이 녹아 개울물이 맑아지면 무거운 빨래짐을 머리 위에 지시고 이웃집 아주머니와 흘러내리는 개울물에서 많은 빨래를 하셨다. 

휭휭 찬바람이 부는 긴 겨울밤에는 애들이 명절에 입을 솜이 두툼한 바지와 저고리를 손수 만들곤 하셨다. 

어머니는 초저녁 잠이 많아서 꾸벅 꾸벅 조시다가 바늘이 손가락을 찌르면 깜짝 놀라기도 하였다.

여러 형제 중에 나는 유난히 요구사항이 많고 성격이 급하고 화내기 잘하며 억지를 잘 부리는 힘든 아들이었다. 

한 번은 어머니가 밤잠을 설치면서 기워주신 양말을 창피하다고 새 양말을 달라고 억지를 썼다. 

새 양말이 없다고 했지만 나는 계속 버티었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는 나를 번쩍 들어 볼기를 때렸다. 

나는 가방을 얼른 들고 집 밖으로 뛰어 나와 학교로 줄행랑을 쳤다. 

어머니는 속이 썩는 경험을 하루에도 몇 번씩 여러 해를 거듭하며 겪었을 것이다. 

어머니를 힘들게 한 것은 아버지도 한몫했다. 

아버지는 완고한 유교 집 안의 장손으로 남존여비의 사상이 머리에 굳게 박힌 분이다. 

남편은 하늘이고 아들이 딸보다 귀하다고 고지식하게 믿는 힘든 남편이었다.

아버지와 다른 의견을 표시하거나 불평을 말해서는 큰일난다. 

그런 속에서도 어머니는 모든 것을 참고 불평을 접어두고 말없이 사신 분이었다

우리 집에는 비밀이 하나 있다. 

우리는 "새" 엄마를 "엄마"라고 불렀다.

그 분은 새 엄마가 아니다, 세상은 우리를 낳아주신 분으로 알아야 했다. 

그것은 엄마의 체면을 지켜주고 우리도 당당한 엄마가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세상을 향한 연극이다. 

그것은 우리 체면문화가 가르쳐 준 유산물이기도 하다.

밖에서 보면 엄마는 정성껏 아이들을 먹여 주고 입혀주고 키워주는 훌륭한 어머니시다. 

그러면 집안에서의 사실은 어떠했을까? 

누가 가르쳐 주었는지는 몰라도 애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새 엄마도 엄마다. 하지만 진작 나를 낳아주신 엄마가 진짜 엄마다" 이런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특별히 어린 시절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그 생각을 잘 써먹었을 것이다. 

그러면 엄마는 그것을 알까? 

물론이겠지! 

그 때마다 엄마는 많이 힘들었겠지.

무엇보다도 어머니의 마음을 크게 아프게 한 사건을 내가 저질렀다. 

부모님을 미국에 오시도록 초빙을 했는데 비행기표를 보낼 때 거기에는 한 장 밖에 없었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 

나는 부끄러운 줄도 몰랐다. 

항상 말씀이 없는 어머님은 여전히 말씀이 없으셨고 잔소리를 많이 하시고 소리를 잘 지르시던 아버지도 이번에는 말씀이 없으셨다. 

그리고 그  비행기표는 다시 돌아왔다.

내 애들을 키우고 그것도 한참이 지나서야 나의 잘못을 깨닫게 되었다. 

어머니는 배신의 아픔을 겪으셨을 것이고 아버지는 자식을 잘못 길렀구나 하는 후회를 하셨을 것이다. 

40년이 넘는 옛날 이야기지만 나는 아직도 자다가도 그 일을 생각하면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난다.

꽃이 피는 봄철 어머니를 따라 절에 간 기억이 난다. 

그 힘든 세월 어머니는 부처님을 의지하고 사신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어머님의 마음에는 부처님의 평안이 있었다. 

화내는 일도 우리들을 핀잔하는 일도 없었다. 

손님을 정성껏 모시며 며느리를 상전 같이 받드는 시어머니를 나는 목격했다.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나이에 막내 여동생을 얻게 된 것은 분명히 부처님이 어머니에게 주신 선물이었다.

그 딸은 우리가 줄 수 없는 기쁨을 어머니에게 주었을 것이다. 

하루의 삶이 힘들고 육신과 마음이 지칠지라도 그 딸을 보면서 위로를 받으시고 기쁨이 넘쳤을 것이다. 

나는 어머님에게 빚진 자임을 절실히 느낀다. 

막내 여동생을 볼 때 오빠로서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 초기엔  고생도 많이 하셨지만 그래도 노년 길에 어머님은 50년 결혼 생활을 아버님과 해로하시며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셨다. 

덕을 많이 쌓으시고 세상을 이겨 평안한 마음을 가지고 사셨던 어머니는 하늘나라에서도 마음이 평안하실 것을 나는 믿는다.어머니에 대한 글을 쓰라고 하니 많이 당황했다. 

나에게는 어려운 주제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두 어머니가 있다. 

한 분은 낳아 주신 어머니, 다른 한 분은 길러 주신 어머니다.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는 해마다 아들을 생산했는데 네 번째 아들을 낳은 후 2년을 누워계시다가 세상을 떠나셨다.

그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전혀 없다.

다만 "엄마가 계신 방에 들어가면 안 돼" 하는 한마디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을 뿐이다.

새 어머니가 우리집에 오신 것은 막내가 세 살, 나는 일곱 살 때인 것 같다.

사십이 가까운 처녀가 애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서울 양반집에 첫 시집을 오신 것이다. 

새 어머니는 부지런하시고 말이 없으시며 정성껏 우리들을 돌보아 주셨던 모습이 어머니의 기억이다.

북악산에 눈이 녹고 청계천에 얼음이 녹아 개울물이 맑아지면 무거운 빨래짐을 머리 위에 지시고 이웃집 아주머니와 흘러내리는 개울물에서 많은 빨래를 하셨다. 

휭휭 찬바람이 부는 긴 겨울밤에는 애들이 명절에 입을 솜이 두툼한 바지와 저고리를 손수 만들곤 하셨다. 

어머니는 초저녁 잠이 많아서 꾸벅 꾸벅 조시다가 바늘이 손가락을 찌르면 깜짝 놀라기도 하였다.

여러 형제 중에 나는 유난히 요구사항이 많고 성격이 급하고 화내기 잘하며 억지를 잘 부리는 힘든 아들이었다. 

한 번은 어머니가 밤잠을 설치면서 기워주신 양말을 창피하다고 새 양말을 달라고 억지를 썼다. 

새 양말이 없다고 했지만 나는 계속 버티었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는 나를 번쩍 들어 볼기를 때렸다. 

나는 가방을 얼른 들고 집 밖으로 뛰어 나와 학교로 줄행랑을 쳤다. 

어머니는 속이 썩는 경험을 하루에도 몇 번씩 여러 해를 거듭하며 겪었을 것이다. 

어머니를 힘들게 한 것은 아버지도 한몫했다. 

아버지는 완고한 유교 집 안의 장손으로 남존여비의 사상이 머리에 굳게 박힌 분이다. 

남편은 하늘이고 아들이 딸보다 귀하다고 고지식하게 믿는 힘든 남편이었다.

아버지와 다른 의견을 표시하거나 불평을 말해서는 큰일난다. 

그런 속에서도 어머니는 모든 것을 참고 불평을 접어두고 말없이 사신 분이었다

우리 집에는 비밀이 하나 있다. 

우리는 "새" 엄마를 "엄마"라고 불렀다.

그 분은 새 엄마가 아니다, 세상은 우리를 낳아주신 분으로 알아야 했다. 

그것은 엄마의 체면을 지켜주고 우리도 당당한 엄마가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하는 세상을 향한 연극이다. 

그것은 우리 체면문화가 가르쳐 준 유산물이기도 하다.

밖에서 보면 엄마는 정성껏 아이들을 먹여 주고 입혀주고 키워주는 훌륭한 어머니시다. 

그러면 집안에서의 사실은 어떠했을까? 

누가 가르쳐 주었는지는 몰라도 애들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새 엄마도 엄마다. 하지만 진작 나를 낳아주신 엄마가 진짜 엄마다" 이런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특별히 어린 시절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그 생각을 잘 써먹었을 것이다. 

그러면 엄마는 그것을 알까? 

물론이겠지! 

그 때마다 엄마는 많이 힘들었겠지.

무엇보다도 어머니의 마음을 크게 아프게 한 사건을 내가 저질렀다. 

부모님을 미국에 오시도록 초빙을 했는데 비행기표를 보낼 때 거기에는 한 장 밖에 없었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다. 

나는 부끄러운 줄도 몰랐다. 

항상 말씀이 없는 어머님은 여전히 말씀이 없으셨고 잔소리를 많이 하시고 소리를 잘 지르시던 아버지도 이번에는 말씀이 없으셨다. 

그리고 그  비행기표는 다시 돌아왔다.

내 애들을 키우고 그것도 한참이 지나서야 나의 잘못을 깨닫게 되었다. 

어머니는 배신의 아픔을 겪으셨을 것이고 아버지는 자식을 잘못 길렀구나 하는 후회를 하셨을 것이다. 

40년이 넘는 옛날 이야기지만 나는 아직도 자다가도 그 일을 생각하면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난다.

꽃이 피는 봄철 어머니를 따라 절에 간 기억이 난다. 

그 힘든 세월 어머니는 부처님을 의지하고 사신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어머님의 마음에는 부처님의 평안이 있었다. 

화내는 일도 우리들을 핀잔하는 일도 없었다. 

손님을 정성껏 모시며 며느리를 상전 같이 받드는 시어머니를 나는 목격했다.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나이에 막내 여동생을 얻게 된 것은 분명히 부처님이 어머니에게 주신 선물이었다.

그 딸은 우리가 줄 수 없는 기쁨을 어머니에게 주었을 것이다. 

하루의 삶이 힘들고 육신과 마음이 지칠지라도 그 딸을 보면서 위로를 받으시고 기쁨이 넘쳤을 것이다. 

나는 어머님에게 빚진 자임을 절실히 느낀다. 

막내 여동생을 볼 때 오빠로서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 초기엔  고생도 많이 하셨지만 그래도 노년 길에 어머님은 50년 결혼 생활을 아버님과 해로하시며 8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셨다. 

덕을 많이 쌓으시고 세상을 이겨 평안한 마음을 가지고 사셨던 어머니는 하늘나라에서도 마음이 평안하실 것을 나는 믿는다.

?

  1.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그대 울고 계신가요 -아이린 우

    왜 당신께선 흘러 넘치지 않을 만큼만 울고 계신가요 얼마나 힘드십니까 참을수록 커지는 아픔 입니다 그냥 우세요 의식이 투명해 질때까지 왜 울고 있는지 망연해 질때까지 그리하여 절제된 슬픔에서 자유로워진 투명한 눈으로 희망도 보시고 계속 옆에 서 ...
    Date2018.12.16
    Read More
  2.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무상(無常) -한제 안응환

    꽃 피니 바람 멎고 바람 부니 꽃이 지고 지혜의 불꽃 속에 깨달음 건져보니 일체는 영원함 없이 허공 속 구름일세
    Date2018.12.09
    Read More
  3.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단풍들다 -박찬희

    책갈피 속 단풍 몇 잎이 가을 바람을 일으킨다 저문 가을 들녘을 헤매였을 향기가 단풍잎 사이에 걸려 한 호흡으로 감싸 안고 있다 익숙한 것과의 이별은 가느다란 떨림으로 전율이 되고 마는데 고국을 떠나오던 날 차창 밖 빗줄기에 시선 두지 못한 아득한 ...
    Date2018.12.01
    Read More
  4.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문신처럼 가슴에 새긴 말 -아이린 우

    "사랑" 이라는 말 그 말이 나를 떠메고 쉽지않은 먼 길을 내달려 단숨에 여기까지 데려다 놓더라
    Date2018.11.05
    Read More
  5.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어머니의 기억 - 박 찬희

    세상 사는 일이 각박하다고 말하지만 난타나 꽃 올망졸망 눈빛 고운 담장 안 4대가 어울리며 살아가는 친정 셋째딸 마음이 초록으로 빛나요 성당 다녀오시고 또 가신다는 깜빡 대는 등잔불 기억 친정 어머닌 세월을 받아 안고 어제도 오늘도 화투 받이 되어 ...
    Date2018.10.21
    Read More
  6.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세도나에서 꿈을 꾸다 -박희원

    눈 뜬 세상이 꿈 같은 순간이 있다. 얼굴에 와닿는 다소 쌀쌀한 공기가 꿈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었지만 내게는 세도나에서의 순간 순간들은 온통 꿈처럼 느껴졌다. 내 눈 앞에 새벽녘의 붉은 바위가 서 있었고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발걸음이 있었고, 그리고 ...
    Date2018.10.13
    Read More
  7.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삶 -이 윤신(소머즈)

    각자의 삶이잖소 어떤 삶이 잘 살았고 못 살았고가 있겠소 그들의 삶은 그들의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싶소 그 선택에는 지혜와 어리석음으로 나누어졌을 뿐이오 내 탓 네 탓으로 돌리지 마오 시시비도 가리지 마오 옳고 그름도 말하지 마오 각자 마음의 잣대로...
    Date2018.10.07
    Read More
  8.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Copper Mine* 밤하늘의 별 -최혜령

    흙먼지 속에서 뒹굴다 잠이 든 아이 얼굴에는 별이 있습니다 그 아이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에게 꿈을 주고 그 아이의 할아버지가 패배의 굴욕을 당할 때도 그 자리에 있었던 별입니다 새카만 얼굴에 반짝이는 눈과 어두운 밤에 반짝이는 별이 사람은 자연의 ...
    Date2018.09.30
    Read More
  9.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산 길을 가다 -박 찬희

    며칠전 산 길을 가다 돌 부리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나도 낙엽처럼 푸석 거렸습니다 산다는 것 어쩌면 수많은 모서리와 모서리 부딪히며 생의 숨소리 날리고 그리움 한 가득 내 마음에 걸려 넘어지고 보이지 않는 거미줄에도 걸려 파닥대는 모양이라니 길 속에...
    Date2018.08.27
    Read More
  10.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카지노 딜러* -최혜령

    담배 연기 매캐한 그곳에는 악마의 면밀한 침묵이 있다 창문이 없는 공간엔 시계도 없고 눌러붙은 불빛만 자욱한데 펑퍼짐한 그는 재빨리 카드를 흩었다 모아서 주르륵 돌린다 상대를 읽기 위해 눈 하나는 손끝에 달아 놓고 어떤 수를 써야할지 물배암 처럼 ...
    Date2018.08.20
    Read More
  11.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부처님도 손을 든 우리 어머니 -이영범

    어머니에 대한 글을 쓰라고 하니 많이 당황했다. 나에게는 어려운 주제이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두 어머니가 있다. 한 분은 낳아 주신 어머니, 다른 한 분은 길러 주신 어머니다.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는 해마다 아들을 생산했는데 네 번째 아들을 낳은 후 2...
    Date2018.08.04
    Read More
  12.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다윗과 골리앗 -김률

    내가 그를 만난 건 아주 오래 전의 일이다. 초등학교 시절이었으니까 족히 40년은 넘었다. 40년을 거슬러 올라간 기억 속에서 내가 문을 열고 들어선 곳은 사면 벽의 책꽂이에 책이 가득한 곳이었다. 지금 짐작컨대 교회 도서관이 아니었을까 싶다. 책꽂이에 ...
    Date2018.07.27
    Read More
  13.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세월 덧없음에 -아이린 우

    시간이 간다 잡을 수 없는 시간은 흘러서 어디로 간다 너도 가고 나도 가고 우리 모두 간다 지금 이 순간으로는 돌아올 수가 없다 붙잡고 애원해도 아무것도 머물러 주지 않는다 다시는 올수없는 이 소중한 순간을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건가 째깍 째깍 ...
    Date2018.07.19
    Read More
  14.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노숙자의 辯 -박찬희

    아침이면 거리에서 해를 맞는 사내 보도블럭이 집이다 꺼내지 못한 꿈은 주머니에 감추고 오늘도 아픔 세워 젖은 생각 허공에 세운다 가끔 바람에 기대어 슬피 울고 싶을 때가 있다 상처 껴앉은 햇살 지나치는 무심한 눈길 사이로 한줄기 꿈이 되고 담장 가득...
    Date2018.07.13
    Read More
  15.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너도바람꽃 -이범용

    바람때문이었다 그것은 너른 광야를 달려온 억센 강물같은 바람때문이었다 빈 가슴을 흐르던 강물은 이제 더이상 흐르지않아 마른 강이 되고 풀꽃이 무성했던 길섶에는 시든 갈대들뿐 이제는 외줄기 하얀 들길이 되어 산허리를 감돈다 아득하기만 하구나 잃어...
    Date2018.07.08
    Read More
  16.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몬순 -이윤신(소머즈)

    나뭇가지가 바람에 흣날리며 투정을 하네 온다던 비는 안 오시고 몰려오는 구름은 흩어져 겉 가지 살랑살랑 놀리며 지나가네 옆 동네 찢어지는 천둥소리에 허둥지둥 발걸음 재촉해 집에 들어오니 뒷마당에 삐주금이 내밀던 햇자락끝이 부끄러워 도망가네 아~...
    Date2018.06.29
    Read More
  17.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나바호 부족의 마을 -최혜령

    붉은 황야에 바람이 세차 마른 풀더미를 감아올리고 가난한 창틈 새로 모래가 서걱인다 마당 언저리에 문명과는 동떨어진 뒷간이 엉거주춤 바람을 마주한 채 지독한 냄새를 풀풀 날리고 있다 젊은이들은 부족 마을을 떠나고 지팡이에 의지한 늙수그레한 사람...
    Date2018.06.22
    Read More
  18.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새 봄 -한제 안응환

    진달래 마디마디 오리 꽃 심어놓고 파랑 돔 머리 위로 흰 동가리 춤추는 봄 해와 달 멈춰놓고 봄날을 묶어봐도 소쩍새 울음 소리는 봄을 떠나 보내네
    Date2018.06.15
    Read More
  19.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해리와 매건 -김률

    나는 철학자들을 만나는 시간이 좋다. 물론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서지만 말이다. 각고의 노력을 들인 생각을 공짜로 주워담는다는 미안함은 있지만 그들의 생각이 내 안으로 들어올 때의 기분은 쏠쏠하다. 고대 그리스 시대에는 서양 철학이 시작된 곳 답게 ...
    Date2018.06.08
    Read More
  20. [아리조나 한인문인협회 회원작품] 그대에게 -정명옥

    그대의 시선이 참 고맙습니다 그대의 눈빛이 참 진실합니다 그대의 몸짓이 참 아름답습니다 우리 이 나이가 되면 참 가릴 것이 많은데 참 숨기고 싶은 것이 많은데 그냥 봐주어서 그냥 보여줄 수 있어서 참 고맙습니다 봄에 피는 꽃보다도 당신의 가슴 깊이 ...
    Date2018.06.04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15 Next
/ 15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