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립공원 중 가장 규모가 큰 아리조나주 그랜드캐년 바위에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한 낙서가 또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립공원에 낙서하는 것은 범죄 행위로 처벌받게 돼 있다.
지난 7일 한국 방송국 JTBC '사건반장'은 그랜드캐년 한 바위에 한국인들이 적은 낙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하람', '소울', '연성', '예진'이라는 이름과, 2024년 8월 12일 '프롬 코리아(from korea)'라며 다녀간 날짜와 국적을 적어뒀다.
제보자 A씨는 미국에서 40년 동안 거주한 재미교포로, 최근 그랜드캐년에 갔다가 한국어 낙서를 발견해 깜짝 놀라 제보했다고 밝혔다.
이 바위엔 이들의 이름뿐만 아니라 다른 국적 외국인들이 적은 것으로 추정되는 낙서도 다수였다.
A씨는 "다른 사람들이 낙서를 해 놨다고 '우리도 하자'는 생각은 잘못됐다"며 "내가 한국인임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고 꼬집었다.
이들의 낙서는 샌프란시스코 지역 한인 온라인 커뮤니티와 한국 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알려지며 상당한 비판이 일었다.
온라인상에는 "너네 이름 뉴스에 나왔다. 이제 잡히는 일만 남았다", "벌금이 우리나라 수준은 아닐 것 같은데, 범인 금방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같은 한국인인 것이 너무 부끄럽다. 왜 저럴까" 등의 비난 의견들이 쏟아졌다.
미국 국립공원에 낙서를 하는 것은 엄연한 범죄다.
국립공원관리청에 따르면 국립공원에 낙서를 하는 행위는 B급 경범죄에 해당하며, 최대 5000달러의 벌금 또는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그랜드캐년에 낙서한 한국인은 과거에도 있었다.
2009년 이곳에 자동차 여행을 왔던 한 한국인이 한국어 낙서를 발견해 블로그에 올린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한 적이 있다.
당시 한 바위에 한국어로 '그랜드캐년'이라고 적혀 있었고 '옥순, 명수, 지성, 정순, 현석, 혜진, 홍기, 지혁, 우철' 등 한국인 이름과 ‘2009년 3월 다음에 함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랜드캐년은 오래전부터 관광객들의 낙서와 씨름하고 있다.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측은 지난 2021년 10월 공식 SNS 계정에 "낙서는 제거하기 매우 어렵고, 제거 비용이 많이 들며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종종 이전 상태로 복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아무도 바위에 새겨진 당신의 이름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이 땅을 존중해 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