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 대학(UofA) 미술박물관은 귀중한 소장품을 도난 당한지 이번 주로 30주년을 맞는다며 아직도 작품이 돌아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리조나 대학 캠퍼스 안에 있는 이 미술관은 네덜란드 출신으로 미국의 대표적 추상표현주의 화가인 윌렘 드 쿠닝(Willem de Kooning, 1904 - 1997년)의 작품 'Woman-Ochre'이 들어있던 빈 나무 액자를 아직도 관내에 놓아두고 있다.
쿠닝의 그림이 도난 당한 시기는 1985년 추수감사절 바로 다음날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미술관이 개장했고 보안요원과 직원들이 들어온 뒤 곧바로 한 쌍의 남녀 관람객이 미술관을 찾았다. 일행 중 여자가 보안요원과 사소한 잡담을 하고 있는 사이 남자는 2층으로 올라가 그림을 액자에서 도려내 사라졌다. 경찰은 절도범들의 뒤를 추적했지만 범인들의 인상착의와 사소한 단서 몇 개를 찾았을 뿐 수사에는 진전이 없었다. 절도범 가운데 여성은 당시 50대로 붉은 색이 도는 금발에 스카프를 매고 코트를 입고 있었고, 남성은 턱수염을 길렀고 푸른색 코트를 입고 있었다.
미술관 측은 "이 도난사건을 계기로 감시카메라를 보강하고 순찰을 강화하는 등 보안이 더욱 강화됐다"고 밝히고 "하지만 잭슨 폴락, 조지아 오키프와 같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 미술계의 흐름을 이끌었던 추상표현주의 작가 작품들이 없어진 쿠닝의 작품과 같이 전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너무 안타까운 점"이라고 말했다. 미술관 측은 "이미 30년 전에 일어난 일이어서 쿠닝의 그림은 절도범들이 몰래 판매했거나 그 후손들에게 상속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그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작품이 도난작이라는 사실도 모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06년, 역시 쿠닝의 작품인 'Woman II'가 경매에서 1억 3750만 달러에 낙찰된 점을 고려하면 도난작품 'Woman-Ochre'의 현재 가치는 약 1억 6000만 달러 정도에 이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