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에는 스러져 형체조차 알 수 없이
세상 모르게 잠을 자는
바람 빠진
눈사람
밤을 기다리는 야생화 같더라
벙어리장갑 목도리를 빨간색으로 치장하고
검은 중절모까지 걸친
하얀 눈사람
밝고 맑은
하얀 몸짓은
불어주는 바람을 즐기고 있는가
상자 속에 구겨진 채
견뎌온 일 년을
한 달 바람으로 살아도 밝은 모습
반복되는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 일지라도
매일 밤
밝게 부푸는 눈사람처럼
하루를 희망으로 가득 채우는
눈사람이 되리라
눈사람이 되리라
Sketchbook5, 스케치북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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