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포스트::아리조나뉴스
조회 수 8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아리조나에서 촉발된 냉동배아 논란, 낙태 둘러싼 정치적 논쟁으로도 확산

 

new1.JPG

 

 

"(냉동배아로 아이를 낳을 수 있다면) 그가 원하는 모든 걸 주겠다고 했어요."(루비 토레스)

"이건 재깍거리는 시한폭탄과 같습니다. 양육도 문제고, 아이가 커서 찾아오면 더 문제이니까요."(존 터렐)

아리조나주 피닉스에 사는 루비 토레스와 존 터렐 부부는 지난해 3년간의 결혼 생활을 정리하기로 했다. 

남편 터렐의 불륜이 이혼의 결정적 원인이었다. 

재산 분할은 순조로웠으나 부부가 함께 키우던 강아지 '에인절'과 3년 전 불임클리닉에서 만든 7개의 냉동배아를 두고 갈등이 생겼다. 

부부는 결국 법정에 섰다. 

유방암을 앓았던 아내 토레스는 "암이 자궁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 냉동배아 없이는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냉동배아를 이용한 출산을 희망했다. 

남편 터렐은 "강요된 아빠가 되고 싶지 않다. 아이를 키우는 동안 전처(토레스)와 접촉하고 싶지도 않다"며 냉동배아 폐기를 주장했다. 

아리조나주 1심 법원은 고민 끝에 "토레스가 배아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고, 냉동배아를 폐기해선 안 된다"며 '제3자 기증' 결정을 내렸다. 

즉, 토레스와 터렐의 아이가 어디선가 태어나도 부부 중 누구도 아이가 성년이 되기 전에는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로니 코빈 스타이너 판사는 "배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세포덩이와 잠재적으로 사람이 될 존재 사이에 있기 때문에 특별하다. 우리는 그걸 존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토레스는 "내 아이를 안아볼 수도 없고 평생 만날 수도 없게 한 결정"이라며 즉각 항소했다. 

이 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되자 낸시 바토 아리조나주 상원의원(공화당)이 "냉동 배아가 삶의 기회를 가져야 한다"며 출산을 원하는 배우자에게 냉동배아를 제공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주의회에서 가결됐다. 

워싱턴포스트(WP)와 CBS 등 언론들은 "이른바 '토레스법'이라고 불리는 이 법이 7월 1일부터 시행됐다. 이에 따라 아리조나주에서는 출산을 원하는 배우자에게는 냉동배아를 넘겨줘야 한다"고 보도했다.

'토레스법'은 미국 최초로 냉동배아로 아이를 낳으려는 배우자에게 배아에 대한 우선적 권리를 제공하는 길을 열어줬다. 

다만 '원치 않은 부모'가 돼야 하는 상대 배우자(배아의 폐기를 원하는 배우자)는 배아에 대한 권리도 없지만 양육비 부담 등 부모로서의 의무도 지지 않는다. 

언론들은 "역설적이게도 '토레스법'은 소급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토레스 사건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미국 법원은 대체적으로 냉동배아를 이용하길 원하지 않는 배우자의 손을 들어주는 편이었다. 

일부 주에서는 냉동배아를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하지 않고 법률적으로 '동산(動産)'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뉴욕주 항소심법원은 냉동배아의 이용을 반대하는 남편의 손을 들어주고 냉동배아 폐기를 결정했다. 

5년 전 냉동배아를 만들 때 부부가 "한쪽이 배아 사용에 대한 동의를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다"는 문서에 서명한 게 판단 근거였다. 

의사이자 음악가인 미미 리와 실리콘밸리 투자회사의 중역인 스티븐 핀들리 이혼 소송에서도 같은 취지의 판결이 내려졌다.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은 2015년 "아이의 출생에 참여하도록 강요받고 있으며 전처와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의 양육 기간인) 18년간 접촉할 것이 두렵다"는 남편 핀들리의 주장을 받아들여 5개의 배아를 폐기하도록 했다. 

그러나 아리조나에서 이제 시행에 들어간 '토레스법'은 이런 기존 판결들을 단박에 뒤집은 것이다.

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미국 내 불임클리닉에 보관된 냉동배아는 60만 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확한 법 규정이 없어 소유권을 둘러싼 소송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지지자들은 "배아에 대한 파트너의 권리를 보호하는 법률"이라고 옹호했지만 비판론자들은 "원치 않게 부모가 되도록 강요하는 법률"이라고 반발한다. 

터렐의 변호인인 클라우디아 워크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법적으로는 부모가 아니라고 해도 '정서적 부모(emotional parents)'라는 건 그대로"라며 "자신의 생물학적, 유전적 아이를 (헤어진) 전 배우자가 키운다는 엄연한 사실을 '없는 일'처럼 여기며 지내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냉동배아 논쟁은 미국 내의 낙태를 둘러싼 정치 논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낙태반대 단체들은 "불임치료를 준비하기 위해 배아를 만든 사람은 '자발적인 출산권(procreational rights)'을 행사한 것이며 이 결과 만들어진 배아는 한쪽의 변심에 의해 폐기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반면 낙태 합법화론자들은 "출산을 하지 않을 권리를 헌법이 보호하고 있다"며 "'토레스법'은 배아를 독립된 생명체로 인정하고 인격권을 부여한 것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낙태를 합법화한 기존 법률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리치 본 미국변호사협회(ABA) 불임치료기술위원회 위원장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토레스법'은 사실상 태어나지 않은 배아의 인간성(personhood)을 수립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며 "개인의 선택권을 제약하는 재앙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불임치료계에서는 '토레스법' 시행으로 배아 기부가 줄어 파킨스병, 알츠하이머병 치료 등에 중요한 줄기세포 연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List of Articles
제목 날짜
"AZ 드리머들, 더 이상 In-State 학비혜택 못 받는다" file 2018.04.20
"기다려라 다저스, 우리가 간다" 디백스 NL 디비전 시리즈 진출 file 2017.10.06
"높이 10미터 국경장벽 세운다고? 또다른 땅굴파면 그만" 오히려 호황 기대하는 밀입국 알선 코요테들 file 2017.03.26
"데이터 많이 쓰면 돈 더내라" Cox, 아리조나에서도 인터넷 종량제 실시 file 2017.07.08
"도와주세요" 성기 막힌 채 태어난 길버트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 file 2017.08.26
"마약에서 벗어나니 다른 세상" 한 때 중독자였던 아리조나 글렌데일 여성의 비포 & 애프터 사진 '화제' file 2017.01.07
"아리조나 벌떼 무서워" 연습경기중 그라운드에 납작 엎드린 선수들 file 2017.04.15
"아리조나 주민들 가상화폐로 세금낸다" 법안 현실화 목전 file 2018.03.02
"아리조나가 살기 제일 좋아요", 여러분들은 동의하십니까? file 2016.04.22
"아리조나의 선택은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이었다" file 2016.04.01
"아프지마" 친구 꼭 안아주는 아리조나 강아지의 우정 file 2017.10.27
"안전해서 다행이야" 프리스캇 산불 화염 속에서 구조된 아기사슴 file 2017.07.08
"여름철 호스에서 나오는 물 조심" 샌탠 밸리 유아 2도 화상 file 2016.06.23
"엽기적인 느낌이..." 친구 등에 3D 그림 그린 템피의 작가 file 2016.01.21
"우리 결혼할거야" 3살 때 한 약속 20년 뒤 지킨 피닉스 연인 file 2017.07.08
"우리 아들 심장이 너와 함께 살아 숨쉬는구나" file 2016.02.14
"임금 인상하라" 아리조나 교사들, 집단 항의집회 file 2018.04.12
"입양됐어요" 기뻐하는 피닉스 3살 소년 모습에 '훈훈' file 2017.01.07
"제2의 나파밸리 꿈꾼다" 쭉쭉 성장하는 아리조나 와이너리 산업 file 2017.10.16
"초경합주 아리조나 잡아라" 템피 방문한 클린턴 후보 file 2016.11.05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46 Next
/ 146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