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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선택의 나라다. 선택 할 일이 참 많고, 개인의 선택이 존중된다.  

선택의 유무는 자유와 직결된다. 

한국에서 살 때는 선택을 해야 할 경우가 많지 않아 선택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이곳 미국에서 날마다 수많은 선택을 강요(?) 받다 보니, 선택과 자유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선택지가 많고 선택 할 권리가 많다는 것은 좋은 것일까?  

일단은 좋아 보인다. 기회가 많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 예로 '클라리넷'이라고는 구경조차 한 적이 없는 막내는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음악 수업으로 '밴드'를 신청했다. 오라고 하는 날짜에 학교 도서관에 가니, 여러가지 악기가 쫙 펼쳐져 있었고, 학생들이 종이 한 장을 들고 악기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악기를 만져 보기도 하고 연주도 해 보았다. 자기에게 맞는 악기를 고르라는 것이었다. 물론 각 악기마다 선생님이 한 명씩 계셔서, 학생들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해 주셨다. 막내는 드럼이나 색스폰을 배우고 싶어 했지만 드럼은 박자감이 부족해서 그리고 색스폰은 너무 크고 부담스럽다는 엄마의 강력한  권유로 결국 클라리넷을 선택하게 되었다.  클라리넷을 전혀 연주 할 줄 모르는데도 괜찮냐고 물으니 밴드에 들어가서 배우면 된다며 막내를 선뜻 받아 주었다.  

한국에서 학교 오케스트라에 들어가기란 하늘에 별따기 였다. 물론 밴드부는 아예 없었다. 악기를 미리 배워서 어느정도 수준에 도달해야지만 오디션을 거쳐 들어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그렇지는 않았다. 그래서 음악을 향유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선택이 많아서 안 좋은 점은 무엇일까?  

정보가 많지 않으면 자동으로 최악의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가령, 햄버거 가게에 가서 직원이 각종 선택을 물을 때, 잘 몰라서 아무거나 대답을 하면 정말 아무거나 햄버거가 나온다.  

어느 학교에 진학해야 할지 몰라 동네에 있는 학교에 덜컥 입학하면 마약과 흡연으로 악명높은 바로 그 학교가 모교가 될 가능성도 있다.  

분별력이 좋지 않다면 충동적으로 선택을 했더라도 선택에 대한 책임은 고스란히 개인의 몫이 된다. '봐 주기'란 없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똑똑한 선택(Smart Choice)'란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다. 

심지어 살 찐 사람들에게 막 '스마트 초이스!'라고 말하며 야채나 과일 등을 먹으라는 티브이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먹는 것은 본능이자 자연스러운 이끌림이라고 생각했지 한번도 '똑똑한 선택'이라는 관점에서 생각 해 본 적은 없었다.    

미국에서는 어디까지 선택이 가능한가? 이것이 위법인지 합법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주마다 다를지도 모른다. 

일단, 성별을 선택 할 수 있다. '남성' '여성' '아직 미정'을 선택 할 수 있다.

죽는 날(안락사)을 선택할 수 있다.  

옷차림 등의 선택이 자유롭다. 수영복을 입고 동네 마트에 가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  

홍수 경보가 울려 대피해야 하는데, 강아지랑 함께 집에 남아 있겠다고 하면 그러라고 한다.       

그렇다면 선택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자본주의 사회인 미국에서는 돈이 없다면, 당신에게 범죄 기록이 있다면 선택 할 수 있는 권리는 순식간에 쪼그라든다. 

일단, 죽는 날, 성별의 선택 등은 어느정도 윤택한 삶이 뒷받침이 되어야 누릴 수 있는 것들이다.  

당신에게 범죄 기록이 있다면 선택 할 수 있는 직업의 범위가 줄어들고, 거주지도 제한을 받게 될 것이다. 거주지의 제한은 학교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고 학교 선택은 화창한 진로와도 직결된다. 투표권도 제약을 받을 수 있다. 

갑자기 자유가 줄어 든 느낌이다.

나는 선택을 해 나가는 아이들을 보며, 교육에서 반드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적합한 선택을 할 줄 아는 능력,  즉 스마트 초이스를 하려면 자꾸 자꾸 선택을 반복해서 하는 수 밖에는 없다. 

이 방법 밖에는 없다.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경험을 하다 보면 자동적으로 스마트 초이스를 하려고 부단 애를 쓰게 된다. 

생각을 하게 된다는 뜻이다. 

선택 할 기회가 없으면 생각을 골똘히 할 필요가 없어진다. 

내 힘으로 결과를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에너지 낭비이기 때문이다.

학교 문을 나와 보니 세상은 온통 선택 투성이이다.  

미국에 와서 한가지 좋은 점은 여러가지 상황이 자꾸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도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거듭 생각하게 된다. 

엄마, 아빠가 이곳 상황에 문외한이다 보니 아이들이 자신의 운명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스스로 선택해야 할 경우가 많아진다.  

처음에는 두렵기도 했지만 지금은 조금씩 자유 해 지고 있는 중이다.

인간은 선택을 경험해야 한다. 그래야 성장한다. 

이것이 내가 얻은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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