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포스트::칼럼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newshin.JPG

 

 

눈물이 다 나올 지경이다. 

온라인 수업이 힘들어서 말이다. 

오늘은 "Zoom"으로 수학 시험을 보았다. 

학생들 중 집중력이 좀 떨어지거나 이해력이 부족한 학생은 일대일로 문제를 읽어주면서 시험을 본다.   

한 학생이 나의 목소리가 안 들린다고  난리를 치며 문제의 답을 이야기 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내 목소리가 안 들린다며 어깨를 들썩이고 눈을 동그랗게 뜨던 그 아이가 갑자기 다음 문제로 넘어가니 천연덕스럽게 답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가?  

교실 상황이었다면 야단을 치거나 벌을 주었을텐데 이 학생은 온라인 수업 상황을 십분 활용하여 조금만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뇌에 과부하가 걸리는지 딴청을 하기도 하고, 엎드려서 머리 꼭대기만 보여주기도 하고, 갑자기 방을 뛰쳐나가 엄마를 불러 오기도 한다. 

학생의 엄마도 지쳤는지 요즘은 학생이 엄마를 불러도 엄마는 컴퓨터 앞으로 오지 않는다. 

어제는 다른 학생이 말썽을 부렸다. 

침대에 누워서 수업을 들으려고 하였다. 침대에 누운채로 아이패드를 높이 쳐 들어서인지 그 아이의 얼굴이 빈대떡처럼 펑퍼짐해 보였다. 

할 수 없이 치사한 방법을 사용하였다.  

바른 자세로 앉아서 수업을 받지 않으면 스티커를 줄 수 없다고 협박을 한 것이다.  

학생이 마지못해 앉기도 하였지만 어쩐 일인지 오늘은 아예 수업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수업에 들어오지 않아도 집으로 쫓아가 잡아 올 수도 없으니 속수무책이다.   

지난주에는 아침부터 한바탕 난리가 났었다. 

교육청에서 보안을 위해 학생들이 줌으로 직접 접속하지 않고 학교내 전산 시스템을 통해 접속하도록 해 놓았다. 

의례히 학생들이 참여해야 하는 수업들이 학생 개인 접속 화면에 아이콘으로 나타나게 되는데 어쩐 일이지 그날은 나의 수업이 학생들의 접속 화면에 나타나지 않아서 내 수업에 들어 올 수 없다는 아우성이 들려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ZOOM" 시작 시간을 아침 8시로 설정해야 하는데 그만 저녁8시, 즉 8시 pm으로 설정이 되어 학생들의 학교 전산 시스템에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었다.  

옆반 선생님의 도움으로 다행이 위기를 모면하게 되었지만 정말 난처한 상황이었다.       

요즘 아침 6시 15분쯤에 집을 나서서 저녁 5시가 넘어서 퇴근하는 일이 반복이다.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다 보니, 보디랭귀지를 전혀 쓸 수 없고 오직 입으로만 나의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 

입이 아니라면 테크놀러지. 

둘 다 몹시 약한 나에게는 사면초가(四面楚歌)의 상황이다. 

더욱이 학습지를 직접 나눠주고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모든 학습자료를 디지털화 해야 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린다.  

작년에 비해 영어가 다소 늘었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아이들 앞에 서서 이야기하는 것, 더욱이 요즘은 아이들 뒤에 숨어있는 엄마들 앞에서 영어로 가르친다는 일은 힘이 드는 일이다.      

뉴스를 보니 교육청마다 대면 수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속한 교육청에서도 곧 순차적으로 대면 수업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면 수업을 한다고 해도, 이전같이 완전히 자유롭게 학교를 활보하며 수업을 진행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규칙이나 절차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아마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최대한 신체 접촉을 피한 상태에서 수업이 진행 될 것 같다.     

대면 수업이 시작되면 또 한차례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대면 수업을 선택한 학생들도 있고, 여전히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는 학생들도 있기에 어떤 식으로 두 장소에 있는 학생들을 동시에 가르칠 수 있을지는 오리무중이다.  

동료 특수교사와 더불어 몇몇 학생들은 앞에 앉혀 놓고, 나머지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갑자기 내 팔이 문어처럼 여러 개가 되어야 할 것만 같은 상상이 들었다.    

대면 수업이 시작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동료 선생님들은 벌써부터 머리를 싸매고 걱정이 한 가득이다. 

나도 머리가 좀 아파온다. 

그러나 미리부터 걱정을 하지는 않기로 했다. 

어차피 걱정을 해도 내 머릿속에서 해결책이 나올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맡은 장난꾸러기, 공부 하기 싫어하는 아이들이 너무 많이 뒤쳐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 혼란을 틈타 더욱 어려워지지 않기만을  희망한다. 

 

네이버 블로그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 운영중.  이메일 namenoshin@naver.com


  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색다른 지구인-적대적 반항장애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2

    5살짜리 꼬마를 가르친 적이 있었다. 그 아이는 '가벼운 적대적 반항장애(Mild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라는 꼬리표를 달고 전학을 왔다. 물론 미국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국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적에는 이러한 장애 진단명이 있는지조차 몰...
    Date2020.06.27
    Read More
  2. [특별기고문] 21세기 지상교회, 광야로 나갈 준비가 되어있는가? -윤원환 목사

    100년 전 1918~1919년에 있었던 독감의 대유행 이후 그와 유사한 파급효과를 발휘하고 있는 『코비드19』대 유행은 오늘 현대인들에게 이 전염병 이후에 전개될 상황에 대한 여러 가지 예측을 자아내게 한다. 필자는 이 전염병 대유행과 이것에 대응하는 국가...
    Date2020.06.27
    Read More
  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색다른 지구인-적대적 반항장애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3

    자료를 조사하면서 깜짝 놀랐다. 내가 그동안 무식했던 것인지 아니면 근 10년새에 검사를 엄청나게 정밀하게 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적대적 반항장애 즉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가 대한민국의 어린이들에게서 20% 정도나 있다고 하니 말이다. ADHD에...
    Date2020.07.05
    Read More
  4. [특별기고문] 한 시대의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 -윤원환 목사

    <시대의 작가로 산다는 것의 의미> 스테판 말테르는 그의 책 <조지 오웰, 시대의 작가로 산다는 것의 의미>에서 조지 오웰(George Orwell)에 대해서 작가 당대의 시대정신의 본질을 치열하게 분석하고 불편한 진실을 과감하게 드러냈던 진정한 ‘시대의 ...
    Date2020.07.05
    Read More
  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색다른 지구인-적대적 반항장애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4

    지난 주에 이어서 적대적 반항장애를 지닌 자녀나 학생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알아 보도록 하겠다. 지난 주에 제시했던 내용은 수면시간과 식사시간을 규칙적으로 하라는 것과 주도권을 가지려고 하는 성향을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ADHD, ...
    Date2020.07.09
    Read More
  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특별한 지구인-적대적 반항장애 (Oppositional Defiant Disorder) 5

    "반항왕" 나는 적대적 반항장애를 이렇게 부르고 싶다. 그동안 "분노왕", "기분왕" 등의 지구인들을 다루어 왔는데, 오늘은 '적대적 반항장애' 즉 반항왕에 대해 이야기하는 마지막 시간이다. '분노왕', '기분왕' 그리고 '반항왕...
    Date2020.07.17
    Read More
  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난독증(難讀症 Dyslexia) -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으라!

    청력이 좋지 않아 보청기를 사용해야 하지만, 보청기를 끼면 소리만 크게 들릴 뿐 이상하게 사람 말소리는 잘 못알아듣겠다고 하면서 보청기를 잘 안 끼는 어르신을 본 적이 있는가? 이러한 현상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 보청기를 끼고 사람 목소리를 알아듣기...
    Date2020.07.27
    Read More
  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변화의 시작? 나를 발견하는 것!

    집에서만 지내는 요즘, 모두가 그러하겠지만 한동안 넷플렉스에 푹 빠져서 평소에 좋아하는 다큐멘터리를 실컷 보았다. 넷플렉스에 있는 다큐멘터리를 왠만큼 정복하고나니, 이제는 리얼리티 쇼를 한 두개씩 정복해 나가고 있다. 최근 별 기대없이 보기 시작...
    Date2020.08.01
    Read More
  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언택트 (UNTACT) 시대의 콘택하기

    며칠전에 드디어 나의 블로그를 완성하였다. 네이버 블로그 이름은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 큰 기대는 없었다. 그저 그동안 조금씩 써 왔던 글들을 주제별로 분류하고, 지역 신문 지문에 싣기에는 다소 전문적인 '특수교육 관련 자료'들을 관심있...
    Date2020.08.09
    Read More
  1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FAPE(Free and Appropriate Public Education)이 뭐길래?

    이번주 교육청 지구인들과 선생님들은 혼돈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다들 어제, 오늘이 다르다고 말하고, 지금 발표되는 계획들은 언제든지 또 바뀔 수 있다고 말한다. 아리조나 주지사가 8월 17일에 개학을 하라고 발표한 이후에 교육청마다 나름대로 개학 일...
    Date2020.08.20
    Read More
  11. [특별기고문] 8.15 해방사건에 대한 구원사적 함의는 무엇인가? -윤원환 목사

    ‘과분한 해방의 선물’ 1910년 일제에 의한 대한제국의 강점과 36년간의 강압통치는 그 당대 국내 정치인들의 무능과 부패 그리고 국제적 제국주의 각축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일제의 36년간의 압제가운데서도 나라의 독립 혹은 신앙의 자유를 되...
    Date2020.08.20
    Read More
  1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COVID-19가 만들어 준 웃픈 학교 풍경

    "갑돌아, 마스크를 바르게 쓰도록 하여라." "갑돌아, 마스크 눈에다 쓰지 말고 입을 가리는데 써!" "갑돌아, 마스크를 왜 뒤집어 쓰는 거니? 네 마스크 안쪽이 고동색이 되었구나. 선생님이 새 것 줄 테니 제발 마스크 좀 얌전히 쓰고 있어라!" 오늘은 COVID-...
    Date2020.08.27
    Read More
  13.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온라인 수업이 가져온 변화들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었다. 예상대로 학교는 대면수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온라인으로 새 학년 새학기를 맞이하였다. 전국적으로 아니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들이 생겨나고 있다. 먼저, 장비의 현대화이다. 기계와는...
    Date2020.09.02
    Read More
  14. [특별기고문] 그리스도인의 고귀한 저항권을 정당하게 행사하려면 -윤원환 목사

    헨리 데이빗 소로(Henry David Thoreau)의 경우 19세기 중반 미국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에서 수년간 오두막 집을 짓고 자유로운 자족의 삶을 구가했던 소로는 미국과 멕시코간 전쟁 발발시 주 정부가 강제한 인두세를 내지 않은 죄목으로 구치소에 감금된 적...
    Date2020.09.08
    Read More
  15.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온라인 수업은 힘들어!

    눈물이 다 나올 지경이다. 온라인 수업이 힘들어서 말이다. 오늘은 "Zoom"으로 수학 시험을 보았다. 학생들 중 집중력이 좀 떨어지거나 이해력이 부족한 학생은 일대일로 문제를 읽어주면서 시험을 본다. 한 학생이 나의 목소리가 안 들린다고 난리를 치며 문...
    Date2020.09.10
    Read More
  1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미국 동전 이야기

    "시간 맞추어 수업에 들어왔네. 아이구 착해라. 자, 여기 쿼터 (25센트)가 있다!" "아니, 수업 중에 왜 혀를 내밀지? 이거 너무 예의 없는 것 아니야? 선생님이 갑자기 이야기 하다가 혀를 불쑥 내밀면 넌 좋겠냐? 안되겠다. 넌 오늘 패니(1센트)에 만족하거...
    Date2020.09.17
    Read More
  17.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미국 학교에서 일하기

    감개무량(感慨無量)한 일이 생겼다. 며칠 전, 함께 일할 보조 교사, 영어로는 Instructional Assistant를 새로 채용하기 위해 면접을 보는데, 당당하게 면접관의 한명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재작년 이맘때, 취직을 하기 위해 면접을 보던 일이 생각났다. 단 2...
    Date2020.09.26
    Read More
  1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온라인 시대의 개막!

    "갑돌아, 네 컴퓨터 오디오를 소거 상태로 놓거라. 안 그러면 하울링이 생겨!" "네." "금동아, 10시가 되면 담임 선생님 줌 수업에서 나와서 바로 내 수업 줌으로 들어오너라. 알았지!" "갑순아, 오늘 집에서 뭐했니?" 갑돌이는 바로 내 옆에 앉아 있는데도 ...
    Date2020.10.08
    Read More
  19.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아이들은 무엇으로 자라는가?

    "선생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 갑순이가 이 학교에 와서야 마음을 잡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 전까지는 학교를 3번이나 전학 다녔습니다. 선생님들의 사랑이 정말 큽니다." IEP미팅에서 학부모님이 미팅에 참석한 선생님들에게 하신 말씀이다. 마음...
    Date2020.10.16
    Read More
  20.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메디케어 바로 알기(51) ANOC 를 받으셨지요?

    해마다 10월 15일부터 12월 7일까지는 메디케어 연례 가입기간입니다. 이때를 기점으로 참으로 많은 우편물과 전화가 옵니다. 우리들로서는 쳐다 보기조차 싫은 영어 메일들이 쌓이는 것이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서류는 무엇일...
    Date2020.10.1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