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포스트::칼럼
조회 수 243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chan.jpg



성경에 이름이 바뀐 사람이 종종 있습니다. 

야곱이 대표적이지요. 

'발뒤꿈치를 잡는다'는 의미의 폐쇄적이고 부정적인 호칭에서 '하나님의 승리를 담보한 자'라는 의미의 이스라엘로 바뀝니다. 

시몬이 베드로가 되고, 요셉이 바나바로, 사울이 바울로 바뀝니다. 

단지 호칭만 바뀌지 않고 그들의 삶 자체가 이름에 걸맞게 바뀌었음은 성경이 증언하는 사실입니다.

한국 개신교 초기 역사에도 그렇게 이름을 바꾼 사람들이 있습니다. 

1890년대 후반, 강화도 북단 홍의 마을이라는 곳에 복음이 들어왔습니다. 

마을 훈장으로 있던 박능일이란 분이 가장 먼저 복음을 받아들여 서당을 예배당으로 바꾸어 교회를 시작했습니다. 

훈장님이 그러니까 마을 사람들도 훈장님 말씀에 따르자 하며 예수를 믿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세례를 받으며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훈장님 말씀이, "우리가 예수 믿고 교인된 것은 옛사람이 죽고 새사람이 되었음을 의미한다. 새로 태어난 아기에게 이름을 지어 주듯 거듭난 우리가 새 이름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모두 이름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비록 집안은 다르지만 한날 한시에 함께 세례를 받아 한 형제가 되었고, 또 그 마을에서도 처음 믿은 사람들이니 모두 한 '일'(一) 자를 돌림자로 해서 이름을 바꾸자고 했습니다. 

성은 조상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니 바꿀 수 없고 마지막 자만 한 '일' (一) 자로 통일하기로 했습니다. 

가운데 자는 각자 정하고요.

그래서 믿을 '신', 사랑 '애', 능력 '능', 은혜 '은', 은혜 '혜', 충성 '충', 거룩할 '성', 바랄 '희', 받들 '봉', 착할 '순', 하늘 '천' 등. 

이런 글자들을 적은 쪽지를 주머니에 넣고 함께 기도한 후 한 사람씩 주머니에서 꺼냈습니다. 

제비뽑기입니다. 

훈장님이 먼저 뽑았는데, '능' 자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박능일이 되었고, '신' 자가 뽑힌 사람은 신일, '순' 자가 뽑힌 사람은 순일, '애' 자가 뽑힌 사람은 애일, '천' 자가 뽑힌 사람은 천일 등. 

그래서 홍의교회 역사에 나오는 초기 교인들의 이름은 모두 끝이 '일' 자로 끝납니다. 

박능일, 권신일, 권인일, 권문일, 권천일, 권혁일, 권혜일, 김경일, 김부일, 종순일, 주광일, 그리고 장양일 등.

이 분들은 이름만 바뀐 것이 아니라 삶 자체도 바뀌었습니다. 

종순일이라는 교인은 그 마을에서 가장 큰 부자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그에게서 돈을 빌려다 쓰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마태복음 18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비유 말씀을 읽게 되었습니다. 

임금에게 1만 달란트 빚진 신하가 그 빚을 탕감 받고 나가다가 자기에게 1백 데나리온 빚진 자를 만나 그의 빚을 탕감해 주지 않고 옥에 가두었는데, 그 사실을 알게 된 임금이 화를 내며 그를 잡아 다시 옥에 가두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마을 부자 종순일 성도가 이 말씀을 읽고 며칠 동안 기도하며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주일 오후 예배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는 자기에게 돈 빌려간 사람들을 모두 불러들였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떨고 있는 사람들 앞에 종순일 성도가 섰습니다. 

믿지 않는 그들에게 마태복음 18장을 들려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이 말씀에 나오는 악한 종이 바로 나외다. 내가 주님의 은혜로 죄사함을 받은 것이 1만 달란트 빚 탕감 받은 것보다 더 크거늘, 내가 여러분에게 돈을 빌려 주고 그 돈을 받으려 하는 것이 1백 데나리온 빚을 탕감해 주지 못한 것보다 더 악한 짓이오. 그러다 내가 천국에 가지 못할 것이 분명하니 오늘 부로 여러분들에게 빌려 준 돈은 없는 것으로 하겠소."

그리고 빚 문서를 꺼내 모두 보는 앞에서 불살랐습니다. 

동석하고 있던 선교사에게 증인이 되어 달라고 부탁까지 하면서요. 

그 사람들 모두 그날 교인이 된 것은 말할 것 없고, 마을 전체가 거의 믿게 되었습니다.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종순일은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에게 주고 나를 따르라'는 마태복음 19장 21절 말씀을 읽고 재산을 모두 처분해 교회에 바쳤습니다. 

그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교회 묘지를 구입하게 했습니다. 

또 얼마 있다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둘씩 짝지어 각 지방과 고을에 보내셨다는 말씀이 적힌 누가복음 10장 1절을 읽고 아내와 함께 괴나리봇짐을 하나 메고 강화도 남쪽 길상면으로 전도 여행을 떠나고, 사도행전 1장 8절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는 주님의 마지막 명령을 읽고 강화도 섬 각지로 다니며 복음 전하고, 나중에는 주문, 옹진 등 서해안 외딴 섬들을 돌며 십 여개 교회를 개척하고 평생 가난한 복음 전도자로 살았습니다.

새사람 종순일 성도입니다. 


  1.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종순일 성도

    성경에 이름이 바뀐 사람이 종종 있습니다. 야곱이 대표적이지요. '발뒤꿈치를 잡는다'는 의미의 폐쇄적이고 부정적인 호칭에서 '하나님의 승리를 담보한 자'라는 의미의 이스라엘로 바뀝니다. 시몬이 베드로가 되고, 요셉이 바나바로, 사울이 바울로 바뀝니...
    Date2018.05.18
    Read More
  2.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일루지옹 (Illusion)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어떤 여자가 성형 수술을 했습니다. 마취를 한 후, 귀부터 턱 아래까지 쭉 찢어 꺼풀을 들어 올렸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비계 덩어리를 다 긁어냈습니다. 꺼풀을 다시 덮으니 남는 부분이 생겼습니다. 의사가 사...
    Date2018.06.04
    Read More
  3.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참사랑

    이재철 목사님의 설교문에 나오는 한 여 성도의 간증문을 그대로 인용하겠습니다. "응급실에 누워 있는 남편을 바라보면서, 나는 이 순간 내가 그를 위하여 할 수 있는 최선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이 마지막 시간에 내가 ...
    Date2018.06.08
    Read More
  4.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함께 후렌치 후라이를!!!

    초등학교 때 슬픈 추억이 떠오릅니다. 참 가난했던 시절 60년대 70년대는 다들 비슷했습니다. 쌀이 없어서 도시락을 싸갈 수 없었습니다.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제대로 된 도시락을 싸갈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도시락을 가끔 싸 갔는데, 겨우 ...
    Date2018.06.15
    Read More
  5. [이인선의 메디케어 칼럼] 이사하셨나요?

    오랜만입니다. 몇가지 메디케어에 관한 일들을 정리해 봅니다. 1) 이사할 때의 주의 사항 만약 같은 카운티 내가 아닌 먼곳으로 이사할 경우에는 파트 C(어드밴티지 플랜, 혹은 HMO)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이사하고 2달 안에 주소 변경과 함께 새로 가입을 해...
    Date2018.06.22
    Read More
  6.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관계와 소통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이 원자폭탄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뜨렸습니다. 원래는 히로시마가 아니라 교토에 떨어뜨리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교토에서 히로시마로 타겟이 바뀐 이유는 당시 미국의 전쟁 장관이었던 헨리 스팀슨 때문입니다. 스팀슨은 192...
    Date2018.07.08
    Read More
  7.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함께 고백을 나눌 친구

    섹스 중독증으로 오래 고민하던 남자가 있었습니다. 출장을 갈 때마다 포르노를 보고 집에서도 부인 몰래 중독증에 빠져들어갔습니다. 자기 스스로의 노력으로도 어쩔 수 없는 심각한 상태로 고민하고 갈등했습니다. 정상적인 부부생활이 될 수가 없지요. 그...
    Date2018.07.13
    Read More
  8.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As it is’

    홈디포나 IKEA 같은 곳에 반품된 물건들을 모아놓은 코너가 있습니다. 웬만한 상점에는 거의 모두 'As it is' 또는 줄여서 'As it'이라고 코너 이름을 붙여 놓았습니다. 말 그대로 '있는 그대로' 또는 '보이는 그 상태대로' ...
    Date2018.07.19
    Read More
  9.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희망

    저는 군생활을 경기도 포천의 보병 부대에서 했습니다. 매달 60킬로미터 이상 행군을 했고, 매년 2월 초 가장 추운 때가 되면 200 킬로미터 행군도 했습니다. 2년 반 군생활을 마치고 제대할 때 행군했던 총 거리가 거의 4천 킬로미터라고 훈련 기록 카드에 ...
    Date2018.08.03
    Read More
  10.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건강한 교회

    한 설문 조사에서 일반 시민들이 바라는 교회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교회가 이랬으면 좋겠다' 라는 보통 사람들의 교회에 대한 바램입니다. 믿음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분들, 또는 교회의 정체성에 대해 '교회가 왜 저러나?' 하며 ...
    Date2018.08.10
    Read More
  11.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한국어 학교 이야기

    샬롬, 지구인들. 더위 잘들 견디고 계신가요? 저는 아리조나에서 산 지 이제 3년이 조금 넘은 지구인입니다. 예전에는 한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살았고 지금은 특수교육교사가 되기 위해 막바지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는 아줌마입니다. 예전에 제가 학생들을...
    Date2018.08.10
    Read More
  12.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아리조나 특수교육 탐방기(1)

    지구인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나이 마흔살이 넘어서 뒤늦게 특수교육을 공부하기 시작하였고 이제 그 공부도 막판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일년 넘게, 석고와 같이 굳어버린 머리로 공부하며 맺은 열매는 옆구리의 살, 두꺼운 팔다리, 엉망진창 집안살림...
    Date2018.08.18
    Read More
  13.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친구 (1)

    신약성경 마가복음 2장에 중풍병에 걸린 사람과 그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중풍병은 30대 이후, 보통은 40대 중반 이후에 일어납니다. 마가복음의 중풍병자는 그래서 아마 40대 초반까지는 정상인으로 잘 살았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그런데 어떤 ...
    Date2018.08.27
    Read More
  14.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아리조나 특수교육 탐방기(2)

    미국에는 정말 다양한 특수교육기관들이 있더군요. 학교 과제 덕분에 여러 종류의 특수 교육 환경을 참관했습니다. 독립된 특수학교, 초등학교 안의 특수학급, 고등학교 안의 특수학급, 복지관, 치료 센타 등등을 말입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우물 안의 개구...
    Date2018.08.27
    Read More
  15.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친구 (2)

    지난 주 친구(1)에 이어 계속됩니다. 중풍병에 걸린 친구를 침상에 들고 예수님이 계신 곳에 도착했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단 한 걸음도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흐르는데 한 친구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
    Date2018.09.01
    Read More
  16.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지구인의 정체성

    며칠 전 우리집에 한국에서 알고 지내던 지구인 가족이 놀러 왔다. 일년 반 전에 미국으로 취직이 되어, 온 가족이 미국으로 오게 되었는데, 앞으로 미국에 눌러앉을 생각이란다. 아무래도 올망졸망한 아이 셋을 키우기에는 미국이 한국 보다 더 나을 것 같다...
    Date2018.09.01
    Read More
  17.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인위적 기독교(교회)

    지난 몇 주 동안 읽고 있는 책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웬디 제하나라 트레메인(Wendy Jehanara Tremayne)이 쓴 『좋은 인생 실험실』(The Good Life Lab)이라는 책입니다. 저자는 18세기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의 말을 인용하는데 이렇습니다. "인위적인 종교...
    Date2018.09.08
    Read More
  18.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완전 지구인 출몰!

    지난 겨울, 우리 집에 지구인이 왔다. 그는 아프리카 케냐에서 의료 선교를 하고 있는 남편의 후배이다. 그가 할 줄 아는 말은 한국어, 스와힐리어, 그리고 영어. 우리들은 한국어로 대화를 나누었다. 저녁 식사는 우리 교회에 있는 또다른 지구인 부부와 함...
    Date2018.09.08
    Read More
  19. [김찬홍 목사의 삶과 신앙]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가수 양희은의 노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종종 듣습니다. 양희은 씨가 직접 지은 노랫말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아 몇 번씩 반복하여 듣곤 하죠. 이런 노랫말입니다. 다시 또 누군가를 만나서 / 사랑을 하게 될 수 있을까 / 그럴 수는 없을 것 같아 // ...
    Date2018.09.16
    Read More
  20. [심기운 곳에서 꽃피우기-신경아 사모] 지구인들이여, 영어를 잘 하고 싶으신가요?

    미국에 살다 보니 영어 때문에 주눅드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특히 매주 영어로 글을 써야 하는 입장에서는 영어 때문에 가슴이 턱턱 막히고 눈물이 고이는 순간도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듣고 있는 과목의 숙제 때문에 2주 동안 동네에 있는 초등학교, 특히 ...
    Date2018.09.1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3 4 5 6 7 8 9 10 11 12 ... 20 Next
/ 20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