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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홀이 통제불능이었다.”

안병훈(33)이 올해 PGA 투어 WM 피닉스오픈 사흘째 경기를 끝낸 뒤 소셜미디어(SNS)에 남긴 말이다. 그는 “수년 동안 피닉스오픈에서 경기했고 오늘 전까지는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느낀 건 안병훈뿐만이 아니었던 듯하다. 잭 존슨, 빌리 호셜, 조던 스피스가 제멋대로인 피닉스오픈 갤러리들에 불쾌함을 감추지 않는 모습이 포착됐다.

피닉스오픈 관전은 골프팬에게 있어 버킷리스트를 달성하는 일과 같다. 피닉스오픈은 정숙하게 경기를 관람해야 하는 다른 대회와는 달리 고성방가가 허용돼 ‘골프 해방구’로 불린다. 출전 선수들도 일 년에 단 한 번 있는 현상이라는 걸 알기에 모두 이런 분위기를 즐겨왔다. 하지만 올해만큼은 피닉스오픈이 ‘사고뭉치’ 대회로 전락했다.

존슨은 11일, 대회 최종 4라운드 도중 팬과 말싸움을 벌였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당시 상황에서 존슨은 한 팬을 향해 “(이런 행동에) 이제 질렸다”고 말하며 “닥치라”고 강하게 소리친 뒤 자리를 떠났다.

경기 후 존슨은 아리조나 지역지와 인터뷰에서 “PGA 투어에서 21년째 활동하고 있는데, 이번 대회는 내가 투어를 뛴 이래 가장 부적절했고 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6m 높이에서 사람이 떨어지고 관중석에서는 싸움이 일어났다. 대회 운영사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언젠가 누군가가 심하게 다치거나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존슨은 내년에 피닉스오픈에 출전하겠느냐는 질문에 “아마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아직은 잘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면서 “(악천후로 인해) 이틀 동안 54홀 플레이를 해서 너무 피곤했다. 그래서 더 감정적으로 갤러리에게 대응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존슨이 갤러리에게 화를 낸 이유는 따로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미러지에 따르면 한 갤러리는 경기 중인 존슨을 향해 지난해 미국과 유럽의 남자골프 대항전 라이더컵에서 패배한 것에 대해 언급했다. 존슨은 지난해 라이더컵 미국팀 단장을 맡았는데, 11.5-16.5로 맥없이 패배한 바 있다.

빌리 호셜 역시 동반 플레이어 니콜로 갈레티가 백스윙을 할 때 크게 이야기한 갤러리를 향해 화를 냈다. 그는 “이봐, 샷을 하는 동안에는 입을 다물고 있어”라고 강하게 말했다. 호셜은 전날 3라운드에서는 이 대회의 ‘명물’ 16번홀(파3)에서 갤러리 스탠드를 향해 축구공을 던져줄 만큼 팬 서비스가 좋았지만, 이날은 갤러리들의 과한 행동을 참지 못했다.

조던 스피스는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 임팩트 이후 피니시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바로 클럽을 떨궜다. 이후 갤러리 방해로 인해 제대로 스윙이 되지 않았다는 듯 클럽으로 소음이 들린 쪽을 가리켰다. 공은 핀 4m 거리에 안착했지만 스피스는 굳은 표정으로 욕설을 읊조렸다.

피닉스오픈은 ‘잔디 위의 가장 위대한 쇼’라고 불리지만, 해가 갈수록 갤러리들의 행동이 도를 지나쳐 이제는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는 특히 심했다.

피닉스오픈 대회 조직위원회는 토요일 오후 2시께 갤러리 입장을 중단했다. 갤러리가 너무 많이 대회장을 찾아,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피닉스오픈은 티켓을 미리 구매해야 관전할 수 있는데, 주최 측이 티켓 소지자들의 입장을 제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라운드에서는 2만명 넘게 수용할 수 있는 16번홀 관람석에서 갤러리가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관중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조직위는 코스 내 주류 판매도 제한했다. 그러자 갤러리들은 ‘맥주를 달라’고 떼를 지어 고함을 지렀다. 몇몇 만취한 갤러리는 진흙 미끄럼틀에 몸을 던지고 심지어 선수가 플레이해야 하는 벙커에 뛰어들었다. 공공장소에서 소변을 보는 갤러리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경찰은 피닉스오픈 대회 기간 중 난동을 피운 갤러리 54명을 체포했고 211명을 퇴장조치 시켰다.

피닉스오픈에서의 잡음이 심해지자 소셜미디어에서는 주최측이 주류판매를 중단하거나 제한해야 한다는 주제로 설문조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주류판매는 대회 수익과 직결되는 문제로 주최측은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 중 일부를 아리조나 지역 스페셜 올림픽 지원에도 쓰고 있어 전면 중단이 쉽지 않은 형편이다.

지역지 AZ센트럴은 “주류 판매를 제한하면 취객도 줄고 갤러리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대회 전 손목 밴드를 하나씩 나눠주고 주문할 수 있는 주류 양을 제한하는 등 우회하는 방법도 있다. 결국 선수와 팬, 관계자들이 안전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대회 주최 법인 썬더버드의 대표 챈스 코즈비는 14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대회는 최근 7년 동안 5번이나 최고대회로 뽑힐만큼 독특하고 사랑받는 대회였지만 이번에는 선수도 팬도 좋아하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면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모두가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대책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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