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피닉스의 하이웨이 선상.
검은색 닷지 챠저 차량이 경광등을 번쩍이며 노란색 포드 머스탱 차량 뒤를 따라 붙었다.
닷지 챠저 차량은 멈추지 않는 머스탱을 계속해 추적했고 그래도 정지하지 않자 머스탱 옆으로 바짝 다가와 소리를 지르며 멈추라고 협박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포드 머스탱 차량에서도 갑자기 숨겨져 있던 경광등이 켜지더니 오히려 닷지 챠저 차량을 정차시켜 세웠다.
교통단속을 하던 경찰을 또다른 경찰이 체포한 걸까? 어떻게 된 일일까?
사연은 이렇다.
시큐리티 가드로 일하는 44살의 매튜 앨런 디스브로는 자신의 닷지 챠저 차량에 경광등을 불법으로 부착하고 평소 단속경찰인 양 행동해왔다.
이날도 어김 없이 가짜경찰 놀이를 즐기던 디스브로는 'Unmarked 순찰차'를 하이웨이에서 세우려다 진짜 경찰에게 덜미가 잡힌 것이다.
아리조나 공공안전국은 "체포된 디스브로가 최소한 10여 차례 이상 가짜경찰 행세를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며 "언마크 순찰차량이 뜻밖의 수확을 거뒀다"고 말했다.
아리조나 공공안전국은 주지사 사무실 산하 하이웨이 안전부로부터 지난 2016년부터 특별기금을 받아 고성능의 언마크 순찰차량을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2016년 4월, 빨간색 닷지 챠저와 노란색 포드 머스탱 등 2대를 9만4000달러에 구입한 것을 시작으로 공공안전국은 고성능 언마크 순찰차량 수를 늘여가고 있다.
이름 그대로 언마크 순찰차량은 외부에 경찰임을 알 수 있는 아무런 표식이 없어 그냥 일반 차량으로 보이고 또한 과속과 난폭운전을 일삼는 차량 단속을 위해 높은 마력수를 가진 이른 바 '머슬카'가 사용되고 있다.
이런 언마크 순찰차는 차량 한 대당 매일 밸리 내 하이웨이에서 20대 가량의 교통위반 운전자 적발 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안전국의 카메론 리 대변인은 "언마크 순찰차량 운용목적은 위반차량 단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사고예방과 법 질서를 지키지 않는 운전자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데 있다"며 "아무런 표식이 없는 순찰차들이 밸리 하이웨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사고 예방과 계도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