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포스트::독자투고
조회 수 16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newprayer3.jpg

 

 

이번에 한 여인의 죽음을 보니까 아무 연관도 없는 그 옛날 어떤 남자의 죽음 하나가 뜬금없이 생각이 난다. 내가 이민 갓 와서 들은 것이니 상당히 오래된 이야기.

그는 전도 유망한 의사이었다. 닥터 리라고 해두자. 이제 이름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니. 닥터 리는 아주 잘 생긴 호남이었고, 같은 병원에서 내 남편과 만났을 때는 총각이었는데 능력이 아주 출중한 자랑스런 한국 의사였다. 그 힘든 노스웨스턴 대학병원 정형외과 레지던트로 뽑혔을 정도이니까. 의사일만 잘한 것이 아니라 영어 웅변대회에서 일등을 한 완벽한 영어 구사 능력에다가, 짬짬이 스케치 북을 들고 순식간에 멋진 초상화를 그려서 즉석 선물을 해줌으로 동료 의사나 간호원들을 놀라게 해주고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한국의 집안도 아주 잘 살고 모든 것에 충족한 그 사람. 더구나 갓 결혼하여 아름다운 아내는 아기를 임신하고 있었으니 행복의 절정을 맛보고 있었을 32살의 나이. 그런데 그 어느날 총에 맞아 그가 죽었다는 너무나 끔찍한 뉴스를 들고 집에 왔다. 그것도 옛 애인이던 한국 간호사(29살)가 총으로 그를 쏘았다는 것! 믿을 수 없게도 그런 끔찍한 죄를 저지르고도 그녀는 감옥에 갇히지 않았다. 정신착란 때문이라고, 그녀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간호협회 중심으로 청원서를 돌렸단다. 어찌 그럴 수가 있었을까? 닥터 리의 누나도 S 미대를 나온 사람이었는데 처벌을 원하지 않았고 "한사람이 죽었으면 되었지, 또 사람을 죽일 필요가 있느냐"고 했고 부인도 적극적으로 처벌을 하지 말아 달라고 탄원을 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그 부인과 누나의 처사에 놀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 뒤에는 가십거리가 많이 있는 법. 남자의 부모가 그녀가 간호사라고, 고아처럼 자란 그녀의 집안이 별볼일 없다고 반대한데서 이런 끔찍한 일의 빌미가 생긴 것이었단다. 닥터 리는 집안의 반대에 부딪치자 미국으로 건너오게 되었고 그녀도 곧 뒤를 따라 미국에 들어왔단다. 미국에 와서 둘이 만나 연애는 이어지고 같이 동거까지 했던 것 같고 잘 해보려고 결혼 카운셀링도 받고 그랬단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남자가 변심을 하게 되었다는 슬픈 이야기. 엘에이로 휴가를 나갔다가 멋진 변호사인 한국여자를 만나서 다른 사랑을 시작하게 되었던 것이었다. 레지던트를 끝낸 후 엘에이로 직장을 찾아 결혼을 하고 그곳에 보금자리를 마련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 간호사 아가씨는 엘에이 까지 쫓아가서 닥터 리를 집요하게 수소문하여 찾았고, 뒤를 밟고 찬스를 만나 총으로 쏘았는데 그러기 위해 미시간 호수 근방의 사격장에서 날마다 연습을 했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는 한동안 시카고에서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렸다.

미국이란 나라는 참 이상한 나라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찌 사람을 총 쏴 죽인 여자를 정신치료를 받으라고 내 보내주다니? 여자의 한은 무섭다지만 그렇게까지 쏴 죽이도록 사랑이 증오로 변할 수가 있을까? 그후에 삶을 이어갈수록 그녀는 얼마나 회한에 몸부림치면서 살게될까 생각하면 살아도 산 것 같지 않을 것이다. 그 부모에게 아들이 죽었다는 기별조차 해줄 수가 없어서 못 해주었다는데 얼마나 오래도록 그 일이 비밀로 지켜졌을까? 나중 그 사실을 알고 난 후 부모의 참담한 심정은... 아기를 혼자 낳은 죄없는 새댁은 어찌 살았을까? 여러가지 상상 속의 이야기들...소설보다 더 기막힌 사연을 기억 속에서 꺼내어 보았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얼마나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많이 묻혀 있는 것인지! 공연히 쓸데없는 이야기가 생각나서 잠이 안 온다.

아가서의 한 귀절도 떠오른다. "너는 나를 도장같이 마음에 품고 도장같이 팔에 두라 사랑은 죽음 같이 강하고 질투는 스올같이 잔인하며 불길같이 일어나니 그 기세가 여호와의 불과 같으니라"(아가 8장 6절)

(2011년 10월)

?

  1. [추억의 조각]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는 어디에서? -이인선

    오늘 가까운 지인에게 들은 소식이다. 떠나온 고향 교회 목사님 한 가족 4명이 모두 몸살로 아픈데 증세가 아무래도 코로나 바이러스 같다고 하는 것이었다. 아들과 딸이 뉴욕에서 최근에 집으로 돌아 왔다고 하니 절로 의심이 되었다. 그동안 성도가 적어서 ...
    Date2020.04.21
    Read More
  2. [추억의 조각] 윤여태씨를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잃으며 -이인선

    너무나도 침통한 뉴스가 있습니다. 뉴저지 주, 저지 시티의 시의원 윤여태씨가 코로라 바이러스와의 접전 3주만에 어제(4월 6일) 숨을 거둔 것입니다. 닷새 전에는 드디어 조금 좋아진다고 해서 기적이 일어난다고 얼마나 좋아하며, 얼마나 깨어나기를 기도하...
    Date2020.04.14
    Read More
  3. [추억의 조각] 당신은 여자 의사입니까? -이인선

    생각만 하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만년소녀 내 친구 은희, 그녀가 4 박 5일 일정으로 왔다가 갔다. 7년만인가, 아주 오랜만의 해후이다. 내 인생길에서 만난 가장 오래되고 좋은 인연인 그녀는 나와는 양곡초등학교 동기 동창이요, 대학도 S 미대 동기 동창이다...
    Date2020.04.09
    Read More
  4. [추억의 조각] 의사 애인을 총으로 쏜 간호사 -이인선

    이번에 한 여인의 죽음을 보니까 아무 연관도 없는 그 옛날 어떤 남자의 죽음 하나가 뜬금없이 생각이 난다. 내가 이민 갓 와서 들은 것이니 상당히 오래된 이야기. 그는 전도 유망한 의사이었다. 닥터 리라고 해두자. 이제 이름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니. ...
    Date2020.04.04
    Read More
  5. [추억의 조각] 피부 가까이 느끼는 우한 폐렴 사태 -이인선

    사흘 전 딸이 전화를 했다. "엄마, 나는 보나마나 우한폐렴에 걸릴거야!" 나는 갑작스런 이야기에 너무 놀라고 당황했다. "뭐라구?" "나는 우한폐렴에 걸릴꺼야." 딸은 또 말하기를 "매튜도 걸릴꺼야." 두 아이가 다 최전방에서 일하는 의료인들이니 가장 먼...
    Date2020.03.24
    Read More
  6. [추억의 조각] 어느 여인의 죽음 -이인선

    그런 장례식은 처음이었다. 이 나이 되도록 수십번 가본 것 중에 제일 이상하고 초라한. 종이상자 관 속에 누워 있었다. 이제 겨우 46세의 그녀. 하경희. 사진이라야 스냅사진 한장이 달랑, 장례식장에서 마련한 꽃들 사이에 보였다. 그녀 곁에는 펑펑 울어줄...
    Date2020.03.04
    Read More
  7. [추억의 조각] 피닉스에 처음 있던 일/ 출판 기념회를 끝내고 -이인선

    어제, 건강하신 모습을 뵈어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1988년 피닉스에 이사온 후 많은 한인모임에 참석했었습니다. 그중 소정 이인선 권사님의 출판기념회는 가장 품격이 높았으며 내노라하는 피닉스의 저명인사들이 모두 모이셨더군요. 한가지 아쉬운 것은 제...
    Date2020.02.25
    Read More
  8. [추억의 조각] 에필로그/ 피닉스의 작은 샘 -이인선

    안녕하세요? 이인선입니다. 여러분들은 저를 작가나 수필가로 인정해주시는 마음으로 이곳에 오셨을 겁니다. 너무 황송하지요. 감사합니다. 그렇지만 제가 속으로 나 자신을 부르는 말은 무엇인지 아세요? 지금까지 비밀로 했었는데... 공개하자면...방구똥구...
    Date2020.02.18
    Read More
  9. [추억의 조각] 한국 남편 vs 미국 남편 -이인선

    나이가 들수록 서로 의지하며 사랑하는 부부를 만난다는 것이 왜 그렇게나 어려울까? 사랑까지 바라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서로 으르렁 싸우지 않고 살기가. 처음에 가졌던 마음을 계속 유지 하는 부부의 모습은 화성에나 있는 것일까? 요즈음 이상하게도 서...
    Date2020.02.12
    Read More
  10. [추억의 조각] 구정 설날의 추억 -이인선

    미국 살면서 설날을 설날답게 지내본 적이 감감하다. 하기야 아직 아이들이 어릴 때는 하루 쉬는 새해 첫날 신정을 기해 한복도 입히고 세배도 시켰다. 세배돈에 흥분한 아이들이 돈맛으로라도 세배하는 것이 꼭 나쁠 것 같지 않아서 동네 어른들을 찾아 세배...
    Date2020.02.04
    Read More
  11. [독자투고] 주사파가 집권한 대한민국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저는 학생운동, 노동운동, 좌익정당을 하면서, 대학교에서 2번 제적되고 25년 만에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7년 동안 공장생활하면서, 노동조합 위원장을 2년 동안 했습니다. 감옥에 두 번 가서 2년 5개월 동안 살았습니다. 감옥에서 김일성주의자, 주사파 학생...
    Date2020.02.01
    Read More
  12. [독자투고] Fact Check 하기에 바쁜 세상 -Ike Paik

    요즈음 mass com이나 youtube를 통하여 상당히 많이 통용 되어지는 다음과 같은 이해하기 힘든 몇가지 글을 올리고자 합니다 1) 촛불 난동으로 정권을 탈취한 종북 좌파라고? 대한민국 정부가 그렇게 무능하고 허수아비 같은 정부인가요? 난동으로 빼앗기는 ...
    Date2020.01.26
    Read More
  13. [추억의 조각] 새해 첫날의 손님들 -이인선

    옛날 어른들은 새해 첫날 밥을 잘 먹어야 일년 내 잘 먹을 것이라고 떡국이며 과일이며 풍성히 먹고, 또 먹이는 것을 설날의 과업으로 생각하셨다. 설날에 일하면 일년 내 일만 한다며 첫날은 잘 쉬는 것이 좋다고 했고 첫날에 좋은 일로 기분이 좋게 시작할 ...
    Date2020.01.23
    Read More
  14. [독자투고] "날은 날에게 말하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니"

    얼마전에 우연히 유투브를 통하여 애국 국민혁명에 대한 여러가지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특별히 전 광훈 목사님의 설교와 강연, 청교도 훈련등에 대한 메세지는 나의 마음을 끌어 들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 가슴은 울렁 거리기 시작했고 자꾸만 내 ...
    Date2020.01.21
    Read More
  15. [독자투고] 침묵하는 자유 국민 여러분, 나라를 구해주세요!!

    침묵하는 자유 국민 여러분, 나라를 구해주세요!! 가진 것을 잃을까봐 침묵하십니까? 침묵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대한민국이 제대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대한민국이 당면한 문제는 자유 우파와 종북 좌파의 대결을 넘어 나라의 존폐를 결정하는 ...
    Date2020.01.18
    Read More
  16. [추억의 조각] 2019년 대미를 웃음으로 장식한 것 -이인선

    2019년은 이제 일주일도 안 남았다. 참 열심히 살았던 한 해, 그만큼 보람도 있었다고 할까. 그 중 대미를 장식한 것은 엊그제 크리스마스 축하순서에서 "삭개오야 내려오라"는 단막극을 평균 연령 70세 가까운 우리 소망학교 식구들이 함께 했던 것. 내가 쓴...
    Date2020.01.05
    Read More
  17. [추억의 조각] 성탄절 이브에 만난 친구/친구야 힘내! -이인선

    크리스마스 이브날, 전화로 8년 만에 바다 건너 연락이 닿은 친구는 말문을 열었다. "고교 홈피에서 글 읽어보니 인선아, 니가 젤 잘 나가고 있는 것 같아." "엥?" 갑자기 부끄런 마음으로 얼굴이 붉어진다. 쓰잘데 없는 신변잡기들 중에 자랑 비슷한 이야기...
    Date2019.12.31
    Read More
  18. [독자투고] 아리조나 애국시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교회에서 구국집회를 하는 이유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탄이 터졌다. 그리고 3일 후인 8월 9일 날 나가사키에도 원자탄이 터졌다. 36년 동안 일본의 식민지 하에 있었던 한반도가 해방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러나 해방의 기쁨을 누리기 전에 한반도는 진공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또...
    Date2019.12.26
    Read More
  19. [독자투고] 전광훈 목사의 신성모독 발언? 그에 대한 해명

    이번 전광훈 목사님의 발언에 신성 모독자 끌어내려야 한다라고 주장하는분들 읽어보세요. 이번 전목사의 문제의 발언에 대해 한국교회와 믿음의 사람들이 극명하게 두 부류로 갈라지는걸 보게 됩니다. 첫째, 전능하신 하나님한테 절대로 그렇게 말할 수 없다...
    Date2019.12.26
    Read More
  20. [추억의 조각] 아프리칸 어메리칸과 동거를 시작하며 -이인선

    며칠전 우리 집 근방에 사는 젊은 목사님이 우리에게 물어보셨다. "멀린이라는 아프리칸 어메리칸이 잠잘 곳이 필요한데 같이 지낼수 있어요?" 자기 집에서 석주일 동안 데리고 있었는데, 더 이상 자기 몸 약한 부인에게 짐을 지우기가 미안한 모양이었다. 우...
    Date2019.12.21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