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환영합니다.
AZ 포스트::독자투고
조회 수 87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수정 삭제
b0078892_4a1a9c6daee5b.jpg


삶이란 만남과 상실의 연속이다. 만남은 반가움에 속하는 단어이고 상실은 슬픔에 속하는 단어이다. 떠나 보내는 슬픔을 잘 소화하는 과정을 애도라고 한다. 

사랑에 대한 만남의 책들은 읽기도 숨찰 만큼 많지만 "좋은 이별"을 말하는 책들은 많지 않다. 이별은 슬픈 것이고 직면해 보고 싶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별은 만남과 못지 않게 중요한 삶의 일부이다. 이별 중에도 가장 힘든 이별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다. 

여기에 내놓은 김형경 선생의 "좋은 이별"(2012년 출판)은 이별에 관한 새로운 이해와 통찰을 갖게 하는 좋은 책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기에 이 글을 썼다.


1) 애도란 슬픔에 치어서 좌절 되어 버리지 않고 소생되는 것이다. 

신랑 신부가 첫날밤을 지나는데 어떤 사연으로 신랑이 줄행랑을 치고 만다. 40년이 지난 어느날 우연히 그 신랑은 신부 집을 지나가다가 잠깐 들렸더니 그 신부는 첫날밤 초록색 저고리 다홍치마 그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안스러운 마음으로 어깨를 만졌더니 그 신부는 폭삭 사그러지어 초록색과 다홍색 재가 되어버렸다.(서정주 신부) 

신부는 희생자였다. 너무나 억울하다. 감당할 수 없는 슬픔과 창피함을 껴앉고 그 신부는 어떻게 할 수 없이 좌절 속에서 한 발자국 저항도 없이 사그러져 버렸던 것이다. 

아마도 오랜 세월 이것이 우리나라 여인들의 애도의 방법이었는지 모른다.


2) 애도란 억울함과 분함을 인식하고 소화하는 것이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 없이 고이 보내드리오리다…. 나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김소월 진달래) 

승화가 최후의 미덕만은 아니다. 

나를 싫다고 떠나는 애인에게 향한 내 깊은 마음 속에는 상실의 슬픔이 있고 거절에 대한 분노가 있다. 그 화를 인식하고 소화하여 버려야 한다. 그 분노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한다. 

그런데 안 울겠다고 오기를 가지고 버티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 분노를 꿀컥 삼켜 버리면 언젠가는 그 화가 터져 나오게 마련이다. 아니면 내 몸 한 구석에 틀어 박혀서 여러가지 육체적 병을 일으키거나 심적 원인으로 인한 행동장해를 유발할 수 있다.


3) 사랑하는 이를 잃은 애도의 첫 단계는 마음껏 우는 것이다.

유명한 토지(박경래 저)라는 소설에 별당 아씨를 잃은 구천이가 밤마다 산짐승들이 울부짓는 험한 골짜기를 미친 듯이 헤매다니는 장면이 나온다. 동료 머슴인 삼수가 어느날 몰래 뒤를 쫓았다. 그가 놀랜 것은 구천이가 산골짜기에서 심장을 짖어낼 듯 통곡하는 광경이다. 그는 말했다. "세상에 사나이가 저리 울 수 있는지"

울어야 한다. 슬플 때 싫도록 울어야 한다. 마음껏 울어야 한다. 

우리나라 애도의 문화에 죽은 자와 3일 간을 함께 하며 조문객을 받아들이고 곡을 한다. 이것은 남은 자들의 상실감을 쓰다듬는 의식이기도 하다. 마음껏 울 수 있는 공간을 공공연하게 허락하는 풍습인 것이다. 

그러나 상실의 그 슬픔을 풀기 위해서는 3일 이상이 걸린다. 어떤 이에게는 삼 년도 더 걸린다.  

우는 것이 원초적 애도의 표현이라면 글을 쓴다든가 작곡을 한다든가 등의 예술적 자기 표현의 활동은 우는 것과 대조되는 애도의 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애도의 과정에서 마음껏 울 수 있는 것과 함께 그 아픔과 슬픔의 심정을 솔직하게 말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가슴 속 아픈 그 상처의 음성을 들어 줄 수 있는 동무나 어른이나 도움이가 필요하다. 

슬픔이나 노여움이나 화와 같은 감정은 첫째로 인식되어야 하고 표현되여야 하고 둘째로는 인정되고 받아져야 된다. 그 때에 아픔과 슬픔은 치유되고 소각될 수 있다. 

어린 아이들은 표현의 능력이 제한되어 있다. 그래서 그들은 몸으로 표현한다. 열이 난다. 두드러기가 난다. 자주 병이 난다. 먹어도 잘 자라지가 않는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에게는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어린 시절 건너 뛰어 버린 애도의 부재는 성격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다음주에 계속>

?

  1. 아~~~! 대한민국, 왜 이런가 ! - 앤드류 배(챈들러, 아리조나)

    작금의 최순실 사태로 온 나라가 그야말로 법석(法席)이다. 한마디씩 거들지 않는 자가 없으니 모두가 정의롭고, 그래서 더욱 불의에 더딜 수 없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또한 법석이다. 이참에 나의 비리, 나의 불법쯤이야 새발의 피도 아닌 듯, 표정관리를...
    Date2016.11.05
    Read More
  2. 9가지 애도의 비법 -이영범 박사

    삶이란 만남과 상실의 연속이다. 만남은 반가움에 속하는 단어이고 상실은 슬픔에 속하는 단어이다. 떠나 보내는 슬픔을 잘 소화하는 과정을 애도라고 한다. 사랑에 대한 만남의 책들은 읽기도 숨찰 만큼 많지만 "좋은 이별"을 말하는 책들은 많지 않다. 이별...
    Date2016.10.07
    Read More
  3. 남미를 가다 (2) 상 파울의 한국 타운 -이영범 박사

    한인교회 일요일 한인타운의 거리는 깨끗한 옷차림으로 교회를 가는 한인들로 분주하다. 교회생활은 이민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삶의 일부이다. 여기서 한인동포들은 영적인 삶의 동력을 얻어 어려운 이민생활을 이겨낸다. 생활정보를 얻기도 하고 친...
    Date2016.09.17
    Read More
  4. 남미를 가다 (1) 상 파울의 한국 타운 -이영범 박사

    상 파울(Sao Paulo) LA 공항에서 상 파울을 향한 브라질행 KAL기에 몸을 실었다. 13시간 긴 비행이다. 처음 가는 곳이라 흥분을 감추기가 힘들었다. 비행기 안은 썰렁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중동나라의 비행회사들이 덤핑을 하면서 손님들이 줄었다는 것이...
    Date2016.09.11
    Read More
  5. 만남의 의미/ 윤여태 시의원과의 만남 후기 -이인선

    1) 좋은 만남 사람의 인생에 누구를 만나는가 하는 것처럼 중요한 일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식을 위해 좋은 배우자를 만나고, 좋은 친구를 만나고, 좋은 스승을 만나도록 기도하며 키우는 것이다. 작년 여름에 윤여태 시의원을 처음 만날 때만 해...
    Date2016.04.08
    Read More
  6. 아직도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6 -이인선

    1) 만나는 아이들마다 축복기도 해주셨던 분 우리 아이들이 아직 어릴때 다녔던 교회는 시카고 남쪽 서버브에 있었다. 이민생활의 애환을 너무나 잘 아셨던 박이섭 목사님은 우리에게 꿈을 불어 넣어 주시려고 였는지 교회에서 만나는 코흘리개 아이들과 청소...
    Date2016.04.01
    Read More
  7. 아직도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5 -이인선

    "부끄러운줄 아세요." 왠 난데없는 쓴소리냐고요? 자격은 없지만 저, 이런 말을 외치고 싶어요. "뉴욕과 뉴저지 동포님들! 이번에 윤여태 시의원을 뉴저지주 저지시티 시장으로 당선시키지 못한다면 부끄러워 하세요!" 아니요, 우리 200만 재미동포님들도 모...
    Date2016.03.17
    Read More
  8. 아직도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4 -이인선

    윤의원이 시장이 되면 어떤 유익이 우리에게? 의료계 재계 법률계 사업계 등 훌륭한 2세들이 많이 나왔지만 아직도 정치계는 한국인들의 불모지이다. 정치의식도 타 소수계에 비해 너무나 뒤떨어지고 선거율도 제로에 가까우니 한국인들은 무시당할 일을 스스...
    Date2016.03.03
    Read More
  9. "수소폭탄으로 세계가 나를 두려워하게 하라"

    2016년 1월6일 오전 10시 북한의 수소폭탄 시험 진행명령을 김정은이 내리면서 명령서에 쓴 문장 중 일부를 소개한다. 김정은은 "온 세계가 주체의 핵 강국, 사회주의 조선, 위대한 조선로동당을 우러러 보게하라"고 썼지만 당을 김정은과 동격으로 보는 북한...
    Date2016.02.28
    Read More
  10. 아직도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3 - 이인선

    소상인들을 설득하여 스페셜 경제개발 지역(SID)을 만든 것이 그 당시 큰 성과였다. 세금을 더 내야하고 귀찮은 것인데 아무도 인기 없는 이 일을 하려고 들지 않았지만 나서서 한사람씩 설득을 시켜 일을 이루었다. 그래서 시장이 출마하면서 자기를 밀어주...
    Date2016.02.25
    Read More
  11. 케냐와 이란을 가다 (12) 이란의 어제와 오늘2 -이영범 박사

    이란-이라크 10 년 전쟁 호메이니 10년 정권시대에 가장 걸림돌이 되었던 사건은 1980년 이라크의 침공이었다. 혁명 이후 어수선한 틈을 타서 이라크의 후세인은 기름이 풍성한 이란의 서쪽 변두리 후제스탄 지역을 침범했다. 그것은 대단한 모험이다. 땅으로...
    Date2016.01.31
    Read More
  12. 케냐와 이란을 가다 (11) 이란의 어제와 오늘 -이영범 박사

    페르샤 대 제국시대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란은 여러 차례의 외세의 침략을 경험했다. 알렉산더의 침략, 아랍의 접영 몽골의 침략, 터키와 아프간의 침공, 2차 대전시 소련과 영국의 침략이 있었으며 또 2500년 동안 20여 차례의 왕조의 흥망을 체험했다...
    Date2016.01.23
    Read More
  13. 케냐와 이란을 가다 (10) 영광의 유적지: 펄세포리스 -이영범 박사

    나는 동이 트고 밝아 오는 아침이 좋다. 안식의 밤이 지나간 것이다. 새로운 역사의 하루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아직도 아침의 단잠을 자는 아내의 얼굴은 행복해 보인다. 조용히 커튼을 치켜들고 산 언덕 위 10 층 호텔방에서 보이는 쉬라즈의 도시는 무척 ...
    Date2016.01.18
    Read More
  14. 케냐와 이란을 가다 (9) 영원한 불꽃 하페즈 시인 -이영범 박사

    1) 그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태양은 지구에게 네가 나에게 빚을 졌다고 말하지 않는다. 보라 그와 같은 사랑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그것이 온 하늘을 덮지 않았느냐? 2) 네 눈으로부터 그 부드러움을 쏟아내라. 마치 태양이 따뜻하게 땅을 쳐다 보듯이. 3) 피...
    Date2016.01.18
    Read More
  15. 아직도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1) -이인선

    윤여태 시의원을 만난 기쁨 이번 뉴져지 여행 중에 만난 특별한 만남은 '경치구경이 암만 좋아도 사람 구경이 제일 좋은 것'이라던 옛 스승의 말씀이 생각나는 만남이었다. 그를 나보다 먼저 만나고 감탄을 금치 못하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었던 나는 은근 궁...
    Date2016.02.10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롤링배너1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