챈들러에서 열린 포드 챔피언십 연장전 짜릿한 승리
김효주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1년 5개월의 침묵을 깨고 통산 7번째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또 LPGA 투어에서 역대 28번째로 통산 상금 1천만달러(약 147억원)를 돌파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김효주는 3월 30일(일) 아리조나주 챈들러의 월윈드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포드 챔피언십(총상금 225만달러) 최종일 연장전에서 릴리아 부(미국)를 제압했다.
둘은 똑같이 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로 4라운드를 마치고 18번 홀(파4)에서 연장전을 치렀다.
연장전에서 김효주는 1.5m 버디 퍼트를 집어넣었고, 부는 3m 버디 퍼트를 놓쳤다.
김효주가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23년 10월 9일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 클래식 제패 이후 1년 5개월 만이며 LPGA 투어 통산 7승 고지에 올랐다.
올해 LPGA 투어에서 챔피언에 오른 한국 선수는 김아림에 이어 김효주가 두 번째다.
지난해 LPGA 투어 대회 출전이 18번에 그쳤고 톱10에 3번만 진입하는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시즌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출전권을 간신히 확보했던 김효주는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우승자 대열에 합류하면서 강호의 면모를 되찾았다.
이 대회에 앞서 이번 시즌에 출전한 네 차례 대회에서 두 번 톱10에 입상하면서 경기력이 되살아났음을 알렸던 김효주는 "겨울 훈련을 열심히 했다. 효과가 이렇게 빨리 나타날 줄 몰랐다"고 기뻐했다.
겨울 훈련 동안 샷 정확도는 물론 비거리를 늘린 데다 이번 대회부터 사용한 새 퍼터도 우승에 톡톡히 한몫했다.
김효주가 대회 개막 직전에 받아쥔 퍼터는 최근 인기 높은 제로 토크 방식 퍼터다.
김효주는 "오늘 감이 나쁘지 않아서 차근차근 하나씩 버디를 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김효주에게 아리조나는 특별한 인연이 있는 곳이다.
그녀는 LPGA 투어 회원으로서 첫 우승을 아리조나주에서 열린 파운더스컵에서 거둔 바 있다.
"처음 우승한 곳이 아리조나라서 도착하자마자 첫 느낌이 좋았다"는 김효주는 "이게 다 이어졌다고 생각하니 놀랍고 아리조나를 더 좋아하게 될 것 같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이번 대회에서 김효주의 원래 목표는 10위 이내 진입이었고, 5위 이내에 든다면 대만족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녀는 "연장전을 대비해 계속 스트레칭하면서 기다렸다. 오랜만에 우승 기회가 긴장될 줄 알았는데 정작 그렇게 긴장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잘 풀렸던 것 같다"고 연장전에서의 마음가짐을 설명했다.
우승 상금 33만7천500달러(5억원)를 받은 김효주는 통산 상금 1천만달러를 돌파하고 액수를 1천7만1천237달러로 늘렸다.
LPGA 투어에서 통산 상금 1천만 달러를 넘어선 선수는 김효주가 28번째이며 한국 선수로는 박인비, 양희영, 고진영, 김세영, 박세리, 유소연, 최나연, 김인경에 이어 9번째다.
이번 대회에서 이미향과 리디아 고가 공동 6위(18언더파 270타)를 차지했고 김아림과 최혜진은 나란히 6타씩 줄이며 각각 공동 14위(16언더파 272타), 공동 17위(15언더파 273타)로 마쳤다.
김세영과 윤이나는 지난해 우승자 넬리 코르다(미국)와 함께 공동 22위(14언더파 274타)에 자리했다.
한편 이번 챈들러에서 열린 포드 챔피언십부터 주어진 시간을 6초만 초과해도 벌타를 주는 새로운 규정이 시행됐다.
‘골프의 적’이라 불리는 슬로 플레이는 최근 골프 경기에서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다.
LPGA 투어는 물론 PGA 투어에서도 18홀 경기가 5시간 반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진행된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슬로 플레이 철퇴 정책을 시행한 첫 대회인 이번 포드 챔피언십에선 한 차례 경고만 나왔을 뿐 경기속도 지연은 많이 해소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