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훌륭한 음식, 수백 개의 사막 트레일, 활기찬 예술과 메이저 리그 스포츠까지. 피닉스는 거의 모든 것을 갖춘 도시지만, 하늘을 올려다보면 한 가지 빠진 것이 눈에 띈다.
바로 '마천루(skyscraper)'다.
인구 기준으로 미국 5대 도시에 속하는 피닉스는 마천루가 없는 가장 큰 도시라는 독특한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현재 피닉스와 아리조나주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체이스 타워의 높이는 483피트(약 147미터)다.
인상적인 높이지만,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가 마천루를 정의하는 기준인 492피트(약 150미터)에는 아슬아슬하게 미치지 못한다.
그렇다면 왜 피닉스는 위가 아닌 옆으로만 성장했을까?
피닉스시 도시계획개발국의 조쉬 베드나렉 국장은 수십 년간 이 지역을 형성해 온 농업의 역사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넓은 평지가 많았던 덕분에 도심을 높게 개발하기보다는 넓게 확장하는 방식이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다.
이후 프리웨이 시스템이 확장되면서 도시의 외연은 더욱 넓어졌다.
베드나렉 국장은 "1980년대 시는 도심 한 곳에 집중하기보다 도시 전체에 작은 중심지를 두는 '다핵 도시' 구상을 시작했다"며 "24번가와 카멜백 로드 주변에 고층 건물이 밀집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애초에 고층 건물을 다운타운 한 곳에 집중시킬 계획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도시 확장이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미국 9대 도시인 댈러스 역시 넓게 확장된 도시지만 18개의 마천루를 보유하고 있다.
피닉스에 마천루가 없는 또 다른 주요 원인은 바로 피닉스 스카이 하버 국제공항에 있다.
다운타운에서 불과 몇 분 거리에 위치한 공항 때문에, 안전한 비행 경로 확보를 위한 연방항공청(FAA)의 엄격한 건물 높이 제한이 적용된다.
전직 민간 항공기 조종사인 론 닐슨 기장은 "공항으로의 안전한 접근과 이륙, 그리고 엔진 고장 시 기동을 위한 공간 확보는 항공 분야에서 가장 확고한 원칙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피닉스의 스카이라인은 곧 더 높아질 전망이다.
2026년 다운타운에 착공 예정인 '아스트라 타워'는 541피트(약 165미터) 높이로 설계돼, 완공 시 피닉스 최초의 공식적인 마천루가 될 예정이다.
하지만 베드나렉 국장은 피닉스의 정체성이 맨해튼이나 시카고를 모방하는 데 있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유리와 강철로 된 타워만큼이나 탁 트인 사막의 풍경과 산의 실루엣이 피닉스를 상징하는 스카이라인이라고 믿는다.
베드나렉 국장은 "피닉스는 그 자체로 독특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가 이뤄낸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며, 도시의 다음 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