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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나기 힘든 일이 일어났을 때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다’는 표현을 쓰곤 한다. 

그러나 낙뢰 사고, 즉 벼락에 맞아 다치는 일은 생각보다 빈번하다.

미국에서는 지난해에만 낙뢰로 인해 19명이 사망했다.

연방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아리조나주에서도 연간 평균 4명 정도가 낙뢰를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뢰에 직접 맞아 1억 볼트 이상의 전압이 가해지면 생존 확률이 희박하다.

수분이 많은 인체 내부로 전류가 흐르면 심장이 멈추면서 즉사할 수 있고, 전류가 피부로 흐를 경우에도 전신 화상을 입거나 전류가 빠져나가면서 팔다리가 절단될 위험이 있다. 벼락을 맞고 살아남는다고 해도 여러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 

2014년 저스틴 게이지는 아리조나주의 우즈 캐년 호수로 낚시 여행을 가던 중 벼락에 맞아 쓰러졌다. 50피트를 날아 바위에 얼굴을 부딪친 그는 척추뼈가 골절돼 6시간 동안 허리 아랬부분이 마비됐다. 게이지는 몇 년 간 치료를 받은 끝에 건강을 회복했으나 심한 우울증과 분노조절장애, 관절 부기, 신경병증, 기억력 이상, PTSD를 겪어야 했다고 털어놨다.

2016년엔 하이메 산타나라는 남성이 아리조나주 벅아이 주변 숲길을 말을 타고 달리던 중 낙뢰를 맞았다. 그와 함께 말을 타고 있던 처남 알렉스 토레스는 산타나의 가슴에 불이 붙은 것을 목격했다고 회상했다. 토레스는 산타나의 몸에 붙은 불을 끄려고 애썼고 이를 목격한 주위 사람들도 달려와 도왔다. 응급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산타나는 맥박이 없고 숨도 쉬지 않았지만 병원으로 이송된 뒤 의식을 찾았다. 산타나가 타고 있던 말은 번개에 맞아 현장에서 바로 숨을 거뒀다. 그는 신체의 17% 화상에 심부전과 심각한 뇌 외상을 입었으며 131일 동안 네 곳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제이미는 신체적으로 완치되고 난 뒤에도 여전히 낙뢰의 충격을 느끼고 있다.

2022년 10월엔 선시티 웨스트 한 주택가 마당에 내려친 번개에 12세 소녀가쓰러졌다. 딸이 쓰러지는 장면을 목격한 아버지가 재빨리 심폐소생술을 두 번 시도해 아이의 목숨을 구했다. 병원 검사 결과 다행이 아이는 번개에 직접 맞지는 않았고 바로 곁에 떨어진 낙뢰 충격으로 의식을 잃고 심장박동이 멈췄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름철 몬순시즌이나 겨울철 스톰이 몰아닥치는 때 아리조나에서의 산행은 낙뢰사고의 위험을 높인다.

2015년엔 그랜드캐년에서 하이킹을 하던 오스트렐리아 관광객이 낙뢰로 사망했고, 그 이전인 2013년 그랜드캐년의 콜로라도강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래프팅을 지도하던 강사가 번개를 맞아 중상을 입었다.

2016년 7월, 당시 17살이던 웨이드 영은 친구 2명과 함께 플래그스탭 인근에 위치한 험프리 피크로 산행을 나섰다 갑작스럽게 내려친 낙뢰에 맞아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을 당했다. 영은 산 정상 아랫지역인 새들 포인트 부근에서 폭풍우를 만났고 나무 아래에서 비를 피하다 내려친 번개에 맞고 친구 2명을 포함해 모두가 쓰러졌다. 번개를 맞은 뒤 몸을 움직일 수 있었던 친구 중 1명이 911에 신고를 한 뒤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영에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지만 구조대는 같은 장소에 있을 경우 다시 번개에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하산을 권유해 영의 친구 2명은 산길을 따라 내려온 지 3시간 만에 산 아래 대기하고 있던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갈 수 있었다. 몇 시간 뒤 날씨가 개이면서 수색에 나선 구조대는 이미 숨져있던 영의 시신을 찾아 헬기에 싣고 병원으로 이송했다.

2021년 7월에는 그랜드캐년 브라이트 앤젤 트레일을 산행 중이던 30세 남성과 28세 여성이 낙뢰에 맞고 쓰러졌다. 구조대가 출동한 뒤 병원으로 이송됐고 남성은 스스로 의식을 회복했지만 여성은 심폐소생술 이후에야 가까스로 호흡을 되찾았다.

같은 날 그랜드캐년 내에서 또다른 산행객 2명이 역시 번개에 맞았지만 피해는 경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측에 따르면 그랜드캐년에는 연간 평균 2만5000번 이상의 번개가 내려친다.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측은 뇌우가 심하게 내려칠 경우 열린 공간은 즉시 떠나며, 바위가 많은 지역, 가장 높이 솟아 있거나 혼자 서 있는 나무, 기둥, 난간 등의 지역에선 빨리 벗어날 것과 가능한 한 다른 사람과의 거리두기, 금속 가드레일에 접촉하지 않기 그리고 가급적 지대가 낮은 곳으로 이동할 것 등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어쩔 수 없이 개방된 공간에 있어야 할 경우 발뒤꿈치를 맞댄 후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귀를 가린 채 웅크려야 하며 손이 땅에 닿지 않아야 한다고 국립공원 측은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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