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그래미상과 라틴팝 음반대상 수상가수인 콜롬비아의 후아네스와 가수 존 레전드가 20일 아리조나주 피닉스시에서 남동부 방향 60마일 떨어진 일로이의 연방교도소 담밖에서 수감된 불법이민자들에 대한 인권 보호를 촉구하는 연주회를 가졌다.
이들은 "이 곳에 온 이유는 이민자들이 어떤 처우를 받고 있는지 직접 보고 이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이민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 이민자 인권활동가들과 재소자 가족들의 환호를 받았다.
두 사람은 재소자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 왔지만 이들이 감방에서 콘서트를 감상하러 나오는 것이 허용되지 않자 후아네스는 기타를, 레전드는 길가에 주차한 트럭 위의 피아노를 연주하며 담 밖에서 노래를 했다. 이들은 각각 2곡의 노래를 불렀고 마지막으로 밥 말리의 '리뎀션 송'은 합창을 했다. 이들의 연주 사이로 관중들은 "이민자 한 명도 더 추방하지 말라"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는 팻말을 흔들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이 특별공연을 기획한 이민옹호그룹인 Puente Arizona의 관계자들은 "수감된 이민자들이 묵비권·변호사선임권 같은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다"고 비판하며 처우개선과 인권보호 강화를 주문했다.
연주회에 앞서 후아네스와 레전드는 불법이민 수용시설을 찾아 수감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피닉스에서 온 마리아 고메스(16)는 남동생과 친척들이 밀입국 브로커에 속아 멕시코를 거쳐 입국했다가 일로이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다며 후아네스 일행의 공연으로 이들이 사람들에게 잊혀지지 않고 관심을 받고 있다는 희망을 가졌을 거라고 말했다.
현재 일로이 연방교도소에는 1500명 가량의 불법이민자들이 수감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레전드는 2006년부터 그래미상만 9개 수상하며 리듬앤블루스(R&B) 장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콜롬비아 출신의 후아네스는 지난 15년간 그래미상 2개와 라틴그래미상 20개를 탔다. 두 사람은 음악 활동을 하는 동안 빈곤·기아·에이즈·반전평화 등 다양한 사회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