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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실하게  여문 논배미 벼이삭

논두렁  코스모스와

정담으로 살랑일 

여느 집에선 햅쌀밥 짓는 냄새가 구수하다

 

두어  밭떼기 들깨 농사를 두드리는

휘청인 오후 한나절

탁주 한잔 올린 상엔

말랑한 도토리묵에 뿌려진 들기름이 고소하다

 

검정 고무신 신고 책보 등에 메고

이슬에 흠뻑 젖어 걷던

고욤나무 자리는

주황색으로 이쁘게 칠한 이층집이 들어섰네

 

세월이 까마득히 흘러 주름진 가을 햇살

자꾸만 멀어지는 고향 생각을 더듬는데

또르륵 떨어지는 대추  

달콤한 냄새가

흠칫

잃어버릴 뻔했던 고향을 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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