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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현장에 생성형 인공지능(AI) 도구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첫 사례가 나왔다.

아리조나주립대학교(ASU)는 18일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협력하는 최초의 고등교육 기관이 됐다고 밝혔다.

대학은 오픈AI와 공식 계약을 맺고 이 회사가 지난해 8월 출시한 기업용 AI 도구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학교에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챗GPT 엔터프라이즈는 기업 고객을 위한 서비스로 사용량에 제한이 없고, 개인용 유료 서비스인 GPT-4 플러스보다 성능이 최대 2배 빠르다.

마이클 크로 ASU 총장은 "AI 시스템은 학생들이 더 빨리 배우고, 과목을 더 철저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엄청난 도구가 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아직 구체적인 활용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으며, 학교 측은 다음 달부터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챗GPT 엔터프라이즈의 혁신적인 활용 방안을 공모할 예정이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성공적인 학습 증진, 혁신적인 연구를 위한 새로운 방법 모색, 행정적인 조직 운영 절차의 간소화 등 3가지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챗GPT를 활용해 과목이나 학습 주제에 따라 개인화된 ‘AI 개인 지도 교사(튜터)’ 구축, 필수 이수 과목인 ‘신입생 작문’ 수업에서도 AI를 사용해 학생별 맞춤 교육 제공, 전공 분야에서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AI 아바타 개발 등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SU의 최고정보책임자(CIO) 레프 고닉은 "ASU의 지식 핵심 역량을 바탕으로 AI가 주도하는 프로젝트 개발을 통해 교육 방법을 혁명적으로 개선하고 학술 연구를 지원하며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고닉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과목은 많은 고등교육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과목"이라면서 이 분야에서 AI 협력이 집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교 측은 챗GPT 엔터프라이즈가 기업 등급의 보안 조치를 채택해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 없이 안전한 사용자 환경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챗GPT 엔터프라이즈는 교수진·직원·연구원 계정으로만 사용 가능하고 학생 계정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접근 권한을 원하는 교수진·직원·연구원은 2월부터 별도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ASU는 지난해 8월 'AI 가속화'팀을 출범하면서 직접 AI 인프라스트럭처를 개발하고 있다. 

머신러닝 운영(MLOps) 엔지니어, 데이터 과학자, AI 개발 엔지니어로 15명의 팀을 구성했다.

오픈AI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브래드 라이트캡은 보도자료를 통해 "학습은 많은 사용자가 챗GPT를 사랑하는 핵심적인 이유"라며 "우리는 ASU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고등교육에서 챗GPT의 영향력을 확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계에서 아직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는 정상적인 학습을 방해하는 ‘컨닝 도구’ 취급을 받는다. 

뉴욕시 교육부는 지난해 1월 초 모든 공립고에 챗GPT 접속을 차단해 사용을 금지했고, 시애틀 일부 공립고에서도 챗GPT 사용이 금지됐다. 

영국의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대학 등 전 세계 대학들이 같은 문제로 ‘챗GPT 금지령’에 동참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생성형 AI로 논문을 작성한 대학생에 대해 학위를 박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런 와중에 ASU는 이 기술을 잘 활용하면 교육과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는 ‘역발상’을 내놓은 것이다. 

ASU의 레프 고닉은 “부정행위 문제에 대처할 뚜렷한 해결책은 없지만 시험 성적 문제를 떠나 더 풍요로운 사고방식으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설명했다.

경제매체 CNBC는 챗GPT 등 AI 챗봇이 부정행위에 쓰일 것을 우려해 대부분의 교육 당국이 교내 AI 사용을 전면 금지한 가운데, AI를 공식적으로 도입한 ASU의 행보가 한층 더 주목된다고 전했다.

한편 ASU는 2016년 이후 US뉴스&월드리포트 평가 순위에서 7년 연속 '가장 혁신적인 대학' 1위로 선정된 곳이다. 

마이클 크로 ASU 총장은 2002년부터 총장을 맡으며 대학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ASU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대학을 개방해 학생 수를 크게 늘렸다. 

또 에듀테크 기업과 협력해 개인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학부는 기존의 학과 중심이 아닌 사회문제나 미래 과제 중심으로 개편했다.

기업과의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서 ASU의 주정부 지원금 의존도는 2002년 90%에서 현재 9%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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