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조나대(University of Arizona)가 스스로 생각해 움직이는 인공지능(AI) 로봇을 달 자원 채굴에 집단적으로 투입하기 위한 연구에 나섰다.
최근 인셉티브 마인드 등 언론들은 스스로 생각해 움직이는 자율 로봇 여러 대를 개발하려는 아리조나대 과학자들에게 미국항공우주국(NASA)가 초기 연구비 50만달러를 지원했다고 전했다.
아리조나대의 연구는 현재 미국이 주도해 한국 등 12개국이 참여하는 ‘아르테미스 계획’과 깊이 연관돼 있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2024년까지 사람을 달에 다시 보내고, 2028년부터는 사람이 항상 머무는 상주 기지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상주 기지를 지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달에 오랜 기간을 두고 캐낼 가치 있는 자원이 많기 때문이다.
달 표면에는 핵융합 발전의 원료로 쓸 수 있는 물질인 ‘헬륨3’가 다량 존재한다.
헬륨3 1g은 석탄 40t과 비슷한 에너지를 내는데, 달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헬륨3는 무려 100만t에 이른다.
달에는 ‘희토류’도 풍부하다.
희토류는 네오디뮴 등 17개 원소를 지칭한다.
태양광 발전장비나 고강도 합금, 첨단 전자기기 등을 만들려면 반드시 필요한 산업계의 ‘비타민’ 같은 물질인데, 지구에선 중국이 세계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다.
이외에도 티타늄이나 백금 등 귀한 금속이 달에는 많다.
달에서 광산을 개척하는 일은 기존의 자원 공급 체계를 완전히 재편할 ‘사건’인 것이다.
자원을 캐기 위해 상주 기지를 만들려면 달 표면에 건설 자재를 갖다 놔야 한다.
하지만 고도 수백㎞에 불과한 지구 저궤도에 물체를 올리는 데에도 1㎏당 로켓 발사 비용이 한화로 수천만원씩 들어간다.
달까지 건설 자재를 운송하는 데에는 더 많은 비용을 써야 한다.
달 표면에서 콘크리트와 유사한 성질을 지닌 물질을 캐낸 뒤 기지 건설에 바로 쓰는 게 효율적이라는 뜻이다.
아리조나대 연구진은 달에서 자원을 캐내는 것은 물론 건설 자재가 될 만한 물질을 발굴해 기지 건설 작업도 병행하는 로봇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로봇을 한두대가 아닌 떼지어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만들 예정이다.
연구진은 사람 통제 없이 알아서 움직일 수 있도록 로봇들에 자율 운동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자율 운동 능력을 로봇들에게 주기 위한 핵심 기술은 Ai이다.
AI를 통해서 로봇들이 인간과 함께 채굴이나 건설 작업에 참여하고, 로봇들 간에 협업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기대했다.
다만 현실적인 기술 수준을 감안할 때 로봇의 형태는 사람의 외모를 닮은 이족보행형 ‘안드로이드’보다는 바퀴를 굴려 움직이는 자동차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을 이끄는 제칸 산가 아리조나대 교수는 “로봇 떼가 더럽고, 위험한 일을 하는 동안 우주비행사들은 더 흥미롭고 의미 있는 일에 몰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