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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랭킹 1위 욘 람(28·스페인)은 거구의 체격과 달리 백스윙은 상대적으로 작다. 왜 그럴까. 

답은 발목 관절 이상으로 발바닥이 안쪽으로 굽은 ‘내반족’에 있다. 

내반족을 가진 사람은 섰을 때 발 바깥쪽이 지면에 닿게 된다. 

오른발이 내반족인 상태로 태어난 람은 출생 직후 수술과 이후 치료를 통해 정상인과 다름없이 됐지만 오른발이 1.5cm 정도 짧고, 발목의 유연성이 떨어진다.

그런 람이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지고 태어난 소년을 만나 용기와 위로를 건넸다고 PGA 투어가 9일 홈페이지를 통해 전했다.

‘골프 해방구’로 유명한 PGA 투어 피닉스 오픈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프로암 대회에서다.

람이 대회장인 아리조나주 스카츠데일 TPC에서 만난 소년은 14세의 피닉스 스몰이다. 

그는 양발 모두 내반족으로 태어났다. 

하지만 이건 문제도 아니었다. 

뇌출혈과 함께 바이러스가 폐를 공격하는 증상으로 스스로 호흡을 할 수 없어 생명이 위태로웠던 것이다. 

다행히 2주 만에 상태가 호전돼 퇴원할 수 있었지만 그 앞에는 여러 차례의 큰 수술과 힘든 교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피닉스의 다리는 현재 많이 나아졌지만 축구 등 다른 운동을 하기에는 여전히 불편하다. 

대신 골프는 즐길 수 있다. 

지난해 가을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이 람과 피닉스를 연결해줬고, 이날 스카츠데일 TPC의 상징인 파3 16번 홀에서 만났다.

람은 “피닉스를 보면 정말 경이롭다. 양발 모두 내반족으로 태어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그와 그의 가족 모두 놀랍다. 여러 난관을 이겨냈고, 앞으로 이보다 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피닉스의 미래가 밝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와 피닉스가 다른 내반족 환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면서 영감을 줬으면 한다”고 했다.

람으로부터 몇 가지 골프 팁을 얻은 피닉스는 “수준급 실력을 가진 골퍼가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좋아했다. 

피닉스의 담당 의사인 크리스틴 캐롤은 “피닉스(불사조)는 그에게 아주 적절한 이름이다”며 “그는 믿을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PGA투어 4만2천홀 걸어서 관람…뇌성마비 골프팬 '용기상 수상'

뇌성마비에 걸려 불편한 몸으로도 청소년들에게 불굴의 의지를 심어주려고 14년 동안 PGA 투어 대회장에서 선수들을 따라 4만2천 홀을 걸은 D.J 그레고리가 PGA투어가 주는 '용기상'을 받았다.

PGA투어는 WM 피닉스오픈 개막을 이틀 앞두고 있던 8일 TPC 스카츠데일에서 그레고리에게 '용기상'을 수여하는 깜짝 이벤트를 펼쳤다.

올해 5회째를 맞은 PGA투어 '용기상'을 선수가 아닌 사람이 받은 것은 그레고리가 처음이다.

선천성 뇌성마비를 안고 태어난 그레고리는 유아 때 평생 걸을 수 없을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여러 차례 수술과 끈질긴 재활 치료를 통해 지팡이를 짚고 겨우 발걸음을 옮길 수 있게 되자 12살 때부터 골프 대회 관람에 나섰다.

골프 매력에 흠뻑 빠진 그는 2008년부터 PGA투어 대회에서 선수들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그레고리가 PGA투어 대회장에서 걸어서 관람한 홀은 무려 4만2천 홀에 이른다. 

거리로 따지면 2만2천531㎞이다.

그레고리는 2019년부터 '어린이를 위한 걷기 재단'을 설립했다. 단순히 코스를 따라 걷는 데 그치지 않고 PGA투어 선수들과 팬들이 어린이를 위한 자선기금을 기부하도록 했다.

그레고리의 뜻에 동참한 선수와 팬들이 쾌척한 돈은 100만 달러가 넘었다.

시상식에서 제이 모너핸 PGA투어 커미셔너는 "그레고리는 십수 년 동안 PGA투어 선수와 팬, 대회 운영 요원들에게 사랑받은 인물"이라면서 "그는 인내와 용기가 어떤 건지 보여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PGA투어는 그레고리의 자선 재단에 2만5천 달러를 기부했다.

그레고리는 이번 피닉스오픈 때는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과 함께 코스를 걸었다.

그는 지난해 US오픈 때 람과 함께 토리파인스 골프클럽을 걸었고, 람은 우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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