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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열흘 전에 노환으로 누워 계신 어머님께서 저와 제 처를 부르셨습니다. 어머님께서는 매우 두려운 표정으로 간밤에 꾸신 꿈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갑자기 어머님께서 죽음의 어둠 속으로 떨어지셨습니다. 심히 무서운 공포의 어둠이었습니다. 그 어둠 속을 한참 헤매시던 어머님 앞에 커다란 성이 나타났습니다. 누군가가 그 성이 천국이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천국으로 들어가려 하셨습니다. 그러나 입구에서 험상궂은 사람들이 나타나더니, 너 같은 죄인은 이 문을 통과할 수 없다며 어머님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어머님께서 어떤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지 물으셨더니 오직 통행증을 소지한 사람만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험상궂은 사람들이 사정하는 어머님을 소리소리 지르며 내어 쫓아 버렸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으로 쫓겨나신 어머님께서는 공포에 질려 벌벌 떨다가 잠을 깨신 것이었습니다. 어머님께서는 비록 꿈 속이긴 하지만 천국에서 쫓겨났다는 데 대해 충격을 받으신 것 같았습니다.

저는 어머님께 요한복음 3장 16절에서 18절 말씀을 읽어 드렸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하나님이 그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 하심이 아니요, 저로 말미암아 세상이 구원을 받게 하려 하심이라. 저를 믿는 자는 심판을 받지 아니하는 것이요."

그리고 어머님께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님께서 아무리 한평생 의롭게 살아오셨다 해도, 어머님의 공로로는 천국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완전한 의를 요구하시는 반면, 인간에겐 죄의 허물이 없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죄투성이인 인간은 공의의 하나님 앞에서 다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대신 지시고, 우리가 치러야 할 죄 값을 십자가 위에서 대신 치러 주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구원자로 믿어 주님 안에 거할 때, 우리는 여전히 죄인이지만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의를 보시고 우리를 의롭다고 인정해 주심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천국의 백성이 되는 겁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일을 위해 이 땅에 오셨습니다. 예수님 바로 그분이 천국의 통행증입니다. 어머님께서는 어리실 적부터 80년 동안 주님을 믿어오셨습니다. 어머님께는 이미 천국의 통행증이 주어졌습니다. 아니, 어머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천국과 영생을 소유하고 계십니다. 이 다음 어머님께서 이 세상을 떠나실 때, 누구도 어머님께 천국의 통행증을 요구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머님께서 평생 믿어오신 주님, 지금 어머님과 함께하고 계시는 주님께서 당신의 품으로 어머님을 꼭 품으시고 친히 천국으로 인도해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 얘기를 들으시는 동안 어머님의 얼굴에는 평안과 기쁨의 기색이 되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제 얘기가 끝나자 어머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래 맞다."

그와 동시에 겨우 움직일 수 있는 오른손을 들어 제 손을 달라는 시늉을 하셨습니다. 제가 손을 내밀자 어머님께서 제 손을 꼭 잡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정말 고맙다."

나는 어머님께서 그처럼 온 영혼을 다해 진심으로 고맙다 하시는 말씀을, 그 이전에는 들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제 손을 계속 잡고 계시던 어머님께서 잠시 후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방금 내게 한 얘기를 너희 교회 교인들에게도 해 드렸느냐?"

"네"라는 저의 대답을 들으신 어머님께서는 다시 제 손에 힘을 주시면서 말씀하셨습니다.

"틈이 나는 대로 자꾸자꾸 말씀을 해 드려라."

저는 어머님의 그 말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곧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제 어머님께서는 근 80년 동안 교회를 다닌 분이십니다. 권사님이 되신 지도 30년이 더 넘었습니다. 그 오랜 기간 동안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죄를 대속하신 구원자시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영원한 생명 곧 천국을 얻을 수 있다는 설교를 얼마나 많이 들으셨겠습니까?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들으셨을 것이고, 또 수많은 사람에게 그 사실을 전하고 가르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을 바라보며 한순간 그 사실을 잊으셨을 때, 이내 절망과 공포 속에 빠져 버리시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구원자 되심을 상기하심과 동시에 평안과 기쁨 및 감사를 다시 회복하실 수 있었습니다. 

고작 70-80년 살다 흙으로 돌아가 버릴 허망한 존재에게 하나님께서 당신의 독생자를 통해 영원한 생명, 영원한 천국을 주셨다는 것보다 더 큰 기쁨과 감사의 조건이 어디에 또 있겠습니까? 

(중략)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의 죄를 대신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신 구원자시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분을 좇아 사는 자가 되십시오. 그것이 바른 믿음이요, 그런 믿음을 가진 자의 삶 속에 천국과 영원한 생명의 능력이 임하게 될 것이며, 바로 그 능력 속에서 우리는 거룩한 그리스도인으로 날로 변화되어 갈 것입니다.

잊지 마십시오.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찮은 죄인인 나를 위해 돌아가셨다는 것, 그것만이 참 표적이요 영원한 기적입니다. 


김찬홍 목사(주찬양교회)가 이재철 목사의 허락을 받아 이재철 목사의 책 『요한과 더불어 - 네 번째 산책』 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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