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마트 내 푸드코트 책임자 홍현숙 주방장
코리아마트 내 푸드코트가 헬스 인스펙션 등의 절차를 마치고 지난주 금요일인 5월12일 정식으로 오픈했다.
음식을 먹어 본 손님들 사이에서 엄마의 손맛, 한국 토속적인 풍미에 맛까지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밸리 내 '새로운 맛집'으로 소문이 퍼져 나가고 있는 코리아마트 푸드코트의 총책임자 홍현숙 주방장을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오픈하고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았는데 손님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오픈 이후 상당히 바빴습니다. 갈비, 불고기, 육개장, 비빔밥, 김치/된장찌개, 잔치/비빔국수, 해장국, 해물칼국수, 족발, 오징어볶음, 고등어 조림 등 한식과 김밥, 떡볶이, 돈가스, 순대, 오뎅, 만두 같은 분식 등 25가지 메뉴가 전부 골고루 잘 빠지고 있습니다. 특히 순두부와 냉면의 인기가 높은 것 같구요. 가격은 일반식당보다 저렴하게 책정되어 있지만 양도 푸짐하고 맛도 있다면서 좋아하시고 잘 먹었다며 팁을 주고 가는 손님들도 꽤 계십니다.
음식을 하신 경력이 상당히 기시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19살 때 거창군 대표로 경남에서 열리는 김치페스티벌에 우연찮게 참가해 1등을 한 것이 음식 조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입니다. 수원 전국대회에서 2등 입상 이후 농촌지도소에서 2년 정도 일하며 여러 지역을 돌며 식생활 개선과 요리강연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1984년 도미하자마자 곧바로 아리조나에서 '아시아푸드'라는 한국마켓을 오픈했고 거기서 밑반찬도 팔고 작은 푸드코트도 함께 하며 1997년까지 운영했습니다. 그 뒤 아시아나마켓 메사점이 문을 열 때 키친 오픈을 돕기도 했고 이후 한동안 한국에 나가 일산에서 갈비집과 닭갈비점 2곳을 경영했었습니다. 장기 한국 거주로 인한 미국 체류신분 변경에 대한 우려가 있어 2016년 12월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고 다른 곳에서 조금 일을 하다 코리아마트 오픈 소식을 듣고 마트 내 푸드코트의 책임자로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푸드코트 음식 이외에도 마트 내 밑반찬 코너도 담당하시는 걸로 압니다.
네, 마트 내 밑반찬 코너에는 매일 70여가지의 음식이 마련됩니다. 160~170개 가량의 밑반찬 리스트가 있지만 현재는 주방 인력이 4명 뿐이라 손이 부족해 다 만들진 못하고 있습니다. 종류는 계속 늘려갈 계획입니다. 멸치조림, 고추조림, 오징어채, 묵, 생선조림 등 밑반찬도 골고루 손님들이 많이 찾으시고 특히 게장의 인기가 좋은 편입니다. 푸드마트에서 식사를 하셨거나 밑반찬을 사셨던 분들이 더 자주 마트를 찾으시기도 하고 다른 손님을 데려오시기도 하며 또한 까다롭게 주문하셨던 손님이 식사 뒤 엄지를 척 들어 보이시는 걸 보면 저희 음식 맛이 괜찮은 편인 것 같습니다. (웃음)
최근 언론보도에선 MSG가 무해하다,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진 않는다는 기사들이 실리곤 있지만 그래도 과도한 첨가제 사용에는 고객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음식에 MSG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설탕이나 소금 역시 최대한 적게 사용하려 합니다. 그 대신 파뿌리, 당근 껍질, 양파, 버섯 꽁지 등을 일일이 말려서 육수를 내거나 자연식품으로 양념을 대체하려고 노력합니다. 혹시라도 의심이 드시는 분들께 저는 '직접 주방에 들어와 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손님들이 맛있게, 그리고 건강하게 드실 수 있도록 항상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가격이 일반식당 보다 저렴한 편인데 1인분 양은 충분한 편인지요?
한식 주문시 밑반찬 가짓수가 3~4가지 정도로 조금 적을 지 모르지만 음식 자체 양이 부족하거나 하진 않습니다. 밥이나 반찬을 더 달라고 하시면 언제든지 제공해드립니다. 저 자신도 퍼주는 걸 좋아하는 편이고 마트의 사장님 역시 많이 주고 싸게 받으라는 인식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음식의 양을 걱정하실 필요는 전혀 없으실 겁니다. 맛있고 푸짐하게 드시면 손님들이 또 찾아오시는 거 아니겠습니까.
외국손님들도 한식을 많이 찾으시는지?
최근 한인회에서 주최한 '김치페스티벌'의 효과 때문인지 외국손님들도 한식이나 분식을 많이 오더하십니다. 푸드코트에서 음식을 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밑반찬에도 큰 관심을 보이며 뭘로 만들었냐, 어떤 맛이냐 등등 질문도 많습니다.
단체손님이나 캐더링 주문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단체손님은 언제나 미리 예약만 하시면 준비가 가능합니다. 캐더링도 그렇구요. 마트 내에서 드시는 단체손님은 하루 전에만 연락주시면 되고 교회 및 한인단체의 캐더링은 5일 정도 이전에 마트로 미리 연락을 주시는 게 좋습니다. 인원과 어떤 모임인 지 등을 말씀해주시면 맞춤형 메뉴를 추천해드립니다.
조선시대 왕실에서 사용하던 방법대로 갈비 소스를 직접 만든다는 홍현숙 주방장. 한국에선 다른 식당에 팔기도 했다는 그 소스를 만드는데 이것저것 자연재료를 넣고 최소한 8시간을 우려내는 수고를 매번 마다 않는다니 음식을 대하는 자세와 만드는 그 정성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정성에 맛까지 더해지면 그 음식을 찾는 단골들도 늘어나는 것이 당연지사.
한국에 있을 때도 홍 주방장이 만든 음식이 그립다며 연락을 해오는 미국 지인들이 많았었고, 뉴욕, 프레스캇, 뉴멕시코 등등 타지에서 오는 열성 단골들은 피닉스를 들릴 때마다 항상 그녀가 만든 음식을 잊지 않고 찾아준다. 물론 갈 때는 양손 가득 주문한 음식을 들고 가는 것도 잊지 않는다.
그래서 홍현숙 주방장은 늘 감사하다. 자신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고 또다시 찾아주는 사람들의 마음이 말이다.
'맛이 있기나 하겠어'라며 반신반의하며 음식을 오더했던 손님이 추가로 3개, 4개 더 많은 음식을 자꾸 주문하는 모습을 쳐다보는 것도 일상의 즐거움이다.
홍현숙 주방장과 인터뷰를 진행 중 문득 곁으로 다가온 한 노년의 한인여성이 말을 건다. 우리가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 지 알지 못했던 그 여성분은 다짜고짜 '곧 한국에 가는데 다시 오면 김치를 또 주문하겠다'고 했다. 살면서 한 번도 마켓에서 김치를 사서 먹은 적이 없었다고 말한 그 여성분은 '우연찮은 기회에 홍 주방장이 만든 김치를 먹어보곤 이젠 다른 김치를 먹을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어떻게 만드느냐'며 비법을 묻기도 한 그 여성분은 '너무 맛있다'를 연발했다.
우연찮게 벌어진 일이지만 그 한인 여성분의 말과 반응에서 이제 막 오픈한 코리아마트 내 푸드코트가 왜 '맛집'으로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