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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태양 아래 한 여름철엔 화씨 110도를 넘나드는 아리조나주. 

1821년 멕시코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며 현재의 아리조나 지역은 멕시코 영토의 일부가 됐다. 하지만 1848년 멕시코-미국 전쟁 결과 체결된 과달루페 이달고 조약에 따라 아리조나 지역 대부분은 미국으로 할양됐다. 결국 1863년 아리조나 준주가 공식 설립됐다. 하지만 사막뿐인 허허벌판에 사람이 살거나 도시가 지어지기는 쉽지 않았다.

남북 전쟁이 한창이던 1867년 상대적으로 비옥한 토양과 온화한 기후가 감지됐던 한 지역에 미국인들이 정착을 시도한다. 남북전쟁 참전용사 잭 스륄링도 그 중 한명이다. 스륄링은 남북전쟁의 영웅인 스톤월 잭슨을 기려 이 곳의 이름을 스톤월이라고 지으려 했다. 

하지만 영국 출신 학자였던 필립 다릴 듀파는 이 지역을 오랫동안 지배했던 원주민 호호캄 문명에 주목했다. 해당 지역서 과거 문명의 영광이 부활하길 바랬던 그는 도시의 이름을 불사조, 즉 피닉스로 짓자고 제안한다. 논쟁 끝에 이 곳의 이름은 1868년 최종적으로 피닉스로 정해진다. 이후 1889년 피닉스는 아리조나 준주의 수도로 지정됐고 1912년, 미국의 48번째 주로 아리조나가 승격하며 명실공히 아리조나를 대표하는 도시가 됐다 .

피닉스는 2023년 인구조사 기준 731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아리조나 대표 도시다. 아리조나 인구의 70% 가량이 이 곳 피닉스와 그 주변 광역권에 거주하고 있다. 미국 50개의 주도 중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 다름 아닌 피닉스다. 

피닉스의 발전은 1950년대 이후 본격화됐다. 캐리어가 발명한 에어컨의 보급이 결정적이었다. 미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로 유명한 피닉스는 한여름 최고기온이 화씨 120도를 넘기도 한다. 가장 더운 도시의 대명사가 다름 아닌 피닉스다.

20세기 중반 도시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며 스포츠 산업도 동반 성장한다. NBA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던 1960년대, 피닉스에선 도전정신이 움튼다.

미국에서도 가장 더운 아리조나주의 뜨거운 사막 도시 피닉스에서 NBA 팀이 창단되리라고는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지역 사업가 칼 엘러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려 했다. 그는 단순한 스포츠 프랜차이즈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피닉스를 미국 스포츠 지형도에 올려놓고자 했다. 엘러는 이 야심 찬 프로젝트를 위해 각계의 유명 인사들을 끌어모았다. 배우 토니 커티스, 가수 앤디 윌리엄스, 컨트리 싱어 바비 젠트리, 영화음악 작곡가 헨리 만시니, 그리고 유명 기업가 리차드 블로치까지. 스포츠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던 이들의 참여는 화제를 모았고, 그들의 자본과 네트워크는 창단 준비에 큰 힘이 됐다.

하지만 NBA에 정식으로 프랜차이즈 신청을 했을 때, NBA의 첫 반응은 크게 회의적이었다. 날씨도 덥고 인구 규모도 적었던 피닉스에서 농구팀을 운영하는게 적합한지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시장의 회의적인 예상에도 불구하고 NBA 이사회의 결론은 승인. 아리조나주 최초의 농구팀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창단 허가가 떨어지자 지역 신문 ‘아리조나 리퍼블릭’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팀 이름 공모전을 열었다. 무려 2만 8000개가 넘는 응모작이 나왔다. 최종 후보로 ‘래틀러스’, ‘랭글러스’, ‘텀블위즈(엉겅퀴)’, ‘스콜피온스’, ‘매버릭스’ 등 서부 개척 시대와 사막을 연상케 하는 다양한 이름이 제안됐다. 당시 구단의 실질적인 운영을 맡게 된 젊은 단장 제리 콜란젤로는 이 중에서 ‘Suns(선즈)’라는 이름을 선택했다. 피닉스를 상징하는 강렬한 햇빛과 절대 지지 않는 태양 같은 팀의 이미지를 고려한 선택이었다. 이렇게 팀 이름은 ‘피닉스 선즈(Phoenix Suns)’로 결정됐다. 이 이름을 제안한 사람은 셀린다 킹이라는 여성으로, 그녀는 상금 1000달러와 시즌 티켓을 부상으로 받았다. 그녀는 태양처럼 강하고 꾸준한 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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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 선즈는 1968~1969 시즌부터 NBA 공식 팀으로 리그에 합류했다. 기대와 환호 속에 출발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첫 시즌 성적은 16승 66패. 처참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팀과 팬들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이듬해인 1969년 드래프트에서 선즈는 전설적인 센터 카림 압둘 자바(당시 이름은 루 앨신도)를 지명할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드래프트 1픽을 놓고 밀워키 벅스와 동전 던지기를 하게 되었고, 결과는 피닉스의 패배였다. 절호의 기회는 그렇게 지나갔다.

하지만 선즈는 조금씩 정체성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빠르고 활동적인 플레이 스타일, 지역사회와의 유대감, 그리고 무엇보다도 팀을 응원하는 팬들의 열정이 커졌다. 이 모든 것이 모여 피닉스 선즈는 단순한 ‘신생 팀’이 아닌, 하나의 ‘지역 상징’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시간이 흐르며 피닉스 선즈는 점점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1993년, 찰스 바클리가 합류하며 선즈는 NBA 파이널에 진출했고,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와 격돌했다.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선즈는 ‘강팀’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스티브 내쉬와 마이크 댄토니 감독이 주축이 되어 ‘7초 이하의 공격’이라는 혁신적인 전술로 리그를 흔들었다. 빠르고 화려한 플레이는 피닉스를 다시 한 번 NBA 중심부로 이끌었다. 비록 챔피언의 자리는 놓쳤지만, 선즈는 팬들 사이에서 ‘가장 재미있는 팀’ 중 하나로 불렸다.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팀은 또 한 번의 도약을 시도한다. 데빈 부커, 케빈 듀랜트, 브래들리 빌 등 리그 최고의 선수들을 영입하며 다시 한 번 우승을 노리고 있다.  이들의 조합이 생각만큼 신통치는 않아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왔지만 팬들의 기대는 여전히 크다.

피닉스 선즈의 이야기는 단순한 창단사가 아니다. 이 이야기는 도시와 스포츠, 그리고 사람들의 꿈과 신념에 관한 이야기다. 아무것도 없던 사막 한복판에서 시작된 농구팀이, 점차 하나의 상징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패배와 실패 속에서도 태양은 매일 떠오르듯, 피닉스 선즈도 늘 다시 일어섰다. 그것이 팀 이름이 ‘선즈’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제 선즈는 하나의 스포츠 팀을 넘어, 피닉스라는 도시의 자존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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