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가 아리조나주 피닉스 공장에서 생산하는 4나노 미세공정 파운드리 반도체 원가가 대만과 비교해 약 30%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공장 건설과 운영에 필요한 자재비, 인건비뿐 아니라 아리조나와 그 인근에 충분한 소재 공급망이 갖춰지지 않아 이를 조달하는 데 드는 물류 비용도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 생산에는 황산, 염산, 포토레지스트 등 500여개의 화학소재가 필요하다.
특히 필수 화학소재인 황산의 경우 물질 자체보다 물류비가 훨씬 더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향후 2나노 공정으로 전환하게 되면 화학소재 관련 비용은 더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만 경제일보는 11일 맥쿼리증권 보고서를 인용해 “TSMC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의 수익성이 다소 낮아질 것”이라며 “미국 공장의 공급망 문제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맥쿼리증권은 TSMC 피닉스 공장의 4나노 반도체 생산 원가가 대만과 비교해 약 30%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TSMC는 내년 상반기부터 피닉스 파운드리 공장 가동을 시작한다.
애플과 엔비디아가 첫 고객사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 TSMC는 미국 반도체 설비 투자에 다소 미온적 태도를 보여 왔다.
대만의 기술 경쟁력 유지와 건설비 및 인건비 부담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지원 법안으로 TSMC 아리조나주 피닉스 공장에 대규모 투자 보조금과 세제혜택을 결정하면서 4나노를 비롯한 첨단 공정 도입에 속도가 붙었다.
맥쿼리증권은 TSMC 피닉스 공장이 여전히 대만의 화학소재 공급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예기치 못한 비용 증가 가능성에 원인으로 제시했다.
대만에서 미국으로 화학소재 물량을 들여오는 데 드는 물류비가 소재 원가보다 비쌀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대규모 지원 정책을 시행하며 삼성전자와 TSMC, 인텔과 마이크론 등 대형 기업의 공장을 유치하는 데 힘썼다.
자연히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소재와 장비, 부품 기업은 우선순위에서 다소 밀리며 완전한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약점을 안게 됐다.
TSMC는 아리조나주 피닉스 공장의 반도체 원가 상승을 우선 자체적으로 흡수하겠다는 방침을 두고 있다.
그러나 향후 파운드리 고객사들에 비용을 전가할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
대부분의 고객사가 TSMC 이외에 첨단 반도체 위탁생산을 맡길 대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맥쿼리증권은 피닉스 공장 원가 상승이 TSMC 4나노 파운드리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목표주가를 1500대만달러로 제시했다.
11일 대만 증시에서 TSMC 주가는 1065대만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는데 약 41%의 상승 여력이 있다고 바라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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