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가 호주계 광산기업 리오틴토(Rio Tinto)와 BHP가 추진하는 아리조나주 리솔루션 구리광산(Résolution Copper Mine) 개발을 위한 토지 교환을 승인할 예정이다.
이 구리광산은 미국 내 구리 수요의 4분의 1을 충당할 수 있는 세계 최대급 매장량을 자랑한다.
로이터통신은 19일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이번 조치가 원주민 공동체와 정부 간 가치 충돌을 재점화 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농무부 산하 산림청(Forest Service)이 리솔루션 구리광산 개발의 핵심 요건인 환경영향보고서를 60일 이내에 재공표하겠다고 밝히며, 사실상 광산 개발이 최종 단계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고서는 2014년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 의회가 개발을 조건부 승인할 때 전제됐던 서류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국 내 광물 개발 활성화 정책의 일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 광물 생산 확대를 위한 행정명령을 통해 구리, 우라늄, 칼륨염, 금 등을 '핵심 광물'로 지정하고 10개의 광산 프로젝트에 대해 신속한 허가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은 전체 구리 수요의 절반가량을 칠레, 페루, 캐나다 등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리솔루션 광산이 가동될 경우, 미국의 구리 자급률이 단숨에 70%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이 광산은 아파치족이 신성시하는 성지인 오크 플랫(Oak Flat) 일대에 들어설 예정이어서 원주민 단체의 반발이 거세다.
개발이 진행될 경우 해당 지역은 대규모로 땅이 파헤쳐질 가능성이 높아 논란이 예상된다.
원주민 단체인 아파치 스트롱홀드(Apache Stronghold)는 지난해 연방대법원에 토지 교환 승인 중단을 요청했으며, 대법원이 사건을 심리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산림청은 대법원이 심리에 착수할 경우 토지 교환 절차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종교자유를 위한 법률 단체인 베킷펀드(Becket Fund)는 “정부가 이 광산 개발을 추진한다면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베킷펀드의 변호사 루크 굿리치는 “지금 대법원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오크 플랫은 사법적 정의가 실현되기도 전에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안은 미국 내 에너지 안보와 전략광물 공급망 확보라는 국가적 이해와, 원주민 권리 보장이라는 가치가 정면충돌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아리조나주 내 22개 부족 가운데 21개 부족이 해당 개발에 반대하고 있으며, 미국 원주민 총연합(National Congress of American Indians)도 공동 성명을 통해 개발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한편, 리오틴토와 BHP는 각각 55%, 45%의 지분으로 해당 프로젝트에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를 투자한 상태다.
리오틴토는 이번 결정에 대해 "긍정적인 진전"이라며 "미국의 에너지와 인프라 수요를 충족시킬 핵심 광물 자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BHP 역시 "지역 사회 및 원주민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며 책임 있는 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젝트가 진행될 오크 플랫의 인접 도시인 수페리어의 밀라 베시크 시장은 “이번 결정은 아주 긴 절차에서 하나의 이정표이며, 우리 도시에 긍정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리오틴토는 만약 이 광산 개발이 최종 승인된다면, 여기서 생산되는 모든 구리를 미국 내에 유통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