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을의 전설> 원작자로 유명한 소설가 짐 해리슨이 지난달 26일 아리조나주와 멕시코 국경에 인접한 지역인 파타고니아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78.
1937년 미시간주 그레일링에서 태어난 그는 65년 첫 시집을 내며 데뷔했다. 소설, 에세이, 시나리오 등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하게 활동한 그에게 작가로서의 명성을 안겨준 것은 79년 출간한 베스트셀러 소설 <가을의 전설>이다.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몬태나의 목장 주인인 윌리엄 러들로 대령과 세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3부작 소설 '가을의 전설'은 미국의 거대한 자연 풍광과 긴 역사를 동시에 다뤘다는 평을 들으며 인기를 끌었다. 해리슨은 94년 영화 '가을의 전설'의 시나리오 작업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브래드 피트와 앤서니 홉킨스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제6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을 수상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미시간과 아리조나주의 한적한 시골 오두막집에서 사냥과 낚시를 즐기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그의 쾌활한 성격은 자신의 작품에 그대로 녹아들었다.
비평가들은 종종 자연을 벗삼아 모험을 즐기는 그를 두고 미국 소설가인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비교하기도 했지만, 정작 본인은 헤밍웨이를 "그다지 뜨겁지 않은 장작 난로 같다"고 평하며 비교를 거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