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잠옷 바람으로 이웃집에 달려간 여성의 활약상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17일 언론들은 아리조나주 애번데일에 거주하는 캐럴린 팰리시 씨가 '영웅'으로 불리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 1일 아침 7시 30분쯤 팰리시 씨는 집에서 뛰쳐나와 바로 옆집 샐가도 씨 집으로 향했다.
이른 시각임에도 팰리시 씨는 샐가도 씨의 집 현관문을 마구 거세게 두드리기 시작했다.
초인종을 여러 차례 누르면서, "일어나세요"라고 크게 소리쳤다.
얼마 뒤 샐가도 씨는 소란에 잠에서 깨어나 현관문을 열었고, 예상 밖의 말을 전해 들었다.
"당신 집에 불이 났어요. 당장 나오세요"라는 것이었다.
당시 집 안에서는 불씨는커녕 연기도 보이지 않았기에 샐가도 씨는 당황해했다.
하지만 숨차게 달려온 팰리시 씨의 말에 따르기로 했고, 온 가족을 깨워 집 밖으로 나왔다. 급히 나오느라 대부분 양말조차 신지 못한 채였다.
그런데 대피한지 불과 5분 뒤 샐가도 씨 집 지붕이 폭삭 무너졌다.
그리고 그 구멍으로 회색 연기가 치솟기 시작했다.
천장과 지붕 사이에 갇혀 있던 연기가 일순간 온 집 안으로 퍼졌던 것이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들은 "조금만 늦게 빠져나왔더라면 온 가족이 즉시 질식사했을 것"이라며 아찔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팰리시 씨는 "샐가도 씨 집에서 깜빡거리는 빛을 본 것 같았다. 잘못 본 줄 알고 지나쳤는데 잠시 후 다시 보니 차고 위에 난 환풍구에서 불길이 일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렇게 이웃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늦지 않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팰리시 씨 덕분에 샐가도 씨 가족들은 몇 분 차이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샐가도 씨는 "모든 가족이 밖으로 나올 때까지 팰리시 씨는 함께 머물러줬고,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집에 머물 수 있도록 해줬다"며 "팰리시 씨는 우리의 가족이다. 평생 감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