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미국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니콜라는 보통주를 1억 달러 규모로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니콜라는 지난 15일 해당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니콜라는 이번 자금 조달을 통해 아리조나주 쿨리지에 짓고 있는 제조 공장 완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니콜라는 "아리조나에 위치한 제조 시설을 완공하기 위한 자금 지원과 상업용 전기, 수소 트럭을 개발하고 수소 충전소 인프라를 개발하는 등 일반적인 기업 목적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니콜라가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니콜라는 올해 아리조나 공장 초기 단계 설립이 완료된 후 트럭 조립을 시작할 예정이다.
니콜라는 "2022년 공장 2단계가 완공되면 모든 트럭을 생산할 것이다. 트럭을 제조하는 데 사용하는 공장과 장비에 대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설비 자격을 갖추기 위해 시간이 많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니콜라가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이유는 '사기 업체'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SPAC(기업인수목적회사)와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우회 상장한 니콜라는 상장 첫날 33.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 나흘 만에 종가 기준 최고가인 79.73달러를 기록하면서 테슬라를 잇는 전기차 강호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니콜라 주가는 지난해 9월 29일 기준 17.88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당시 공매도(주가 하락 시 이익이 발생하는 투자 방식)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의 사기 의혹이 담긴 보고서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힌덴버그는 보고서를 통해 "니콜라가 공개한 도로 위를 달리는 트럭 영상은 트럭을 언덕 위로 견인했다가 굴린 것이다. 배터리 개발, 수소 생산 단가 감축, 수소 충전소 인프라 확충 등은 다 거짓말이다"라며 니콜라 허위 실적을 지적했다.
사기 논란 여파는 컸다.
니콜라 창업자인 트레버 밀턴 최고경영자(CEO)는 논란이 불거지자 사임했고 SEC와 미 법무부는 밀턴과 니콜라에 대한 집중 조사에 나섰다.
12월에는 니콜라 지분 11% 인수를 검토 중이던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가 고심 끝에 관련 계획을 철회했다.
경영 위기를 겪은 니콜라는 이내 전화위복을 노렸다.
지난달 마크 러셀 니콜라 CEO는 "니콜라가 아리조나주의 쓰레기 트럭 계약 취소와 GM의 계약 축소에 따라 더 집중된 전략을 채택하고 목표를 위해 궤도를 유지 중이다"라고 말했다.
미 증권사 웨드부시의 다니엘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10년 내 5조 달러(약 5659조5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에서 업체들은 자본을 늘리기 위해 경쟁 중이다. 니콜라 역시 그들의 비전을 실행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다시 신뢰성을 쌓기 위해 벽돌을 하나씩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니콜라가 재기를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투자자들 마음을 돌려세우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6일 니콜라 주가는 전일 대비 7.09% 떨어진 15.8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니콜라가 야심 차게 자금 조달 소식을 발표했음에도 투자자들은 오히려 또 사기를 의심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정보제공 사이트 모틀리풀은 16일 "니콜라가 발표한 계획은 여전히 투기적이며 투자자들은 잠재적인 실패와 성공에 대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번 자금 조달은 니콜라 수익 창출 전 마지막 자금 조달이 아닐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니콜라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했던 한국의 기업 한화가 니콜라 지분의 절반을 매각하기로 했다.
한화는 니콜라와의 협력 관계는 계속 유지하되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수소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니콜라는 17일 한화가 보유 지분의 50%인 1105만주를 매각할 계획이라고 공시했다.
지분 가치는 이날 종가(16.39달러) 기준으로 1억8110만달러 상당이다.
앞서 2018년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1억달러를 투자해 니콜라 지분 6.13%를 확보했다.
한화측도 지분 매각 계획을 인정했다.
한화 관계자는 "오는 6월 이후 지분 일부를 분할 매각할 계획"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매각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는 니콜라와의 전략적 제휴관계는 계속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지분 매각 이후에도 여전히 보유 지분이 절반 남아있기 때문이다.
니콜라 측도 "한화는 여전히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남아 니콜라 이사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8년 당시 한화큐셀 전무였던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직접 밀턴 창업자를 만나 지분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