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이 자사 최대 연구·개발(R&D)시설이 있는 아리조나에 3억 유로(한화 약 4200억 원)을 추가 투자한다고 5일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ASM의 벤자민 로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ASM이 현재 진출해 있는 데다 반도체 제조 허브로서 아리조나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텔과 TSMC는 모두 우리의 큰 고객 중 하나이며 이들과 R&D를 위해 협력한다는 것은 전체 반도체 산업과 공급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반도체기업 인텔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대만의 TSMC는 현재 아리조나주에 생산시설을 이미 가지고 있거나 건설 중이다.
1976년부터 아리조나주 피닉스에 미국 본사를 두고 있는 ASM은 2026년까지 스카츠데일의 21에이커(약 8만5천㎡) 부지에 실험실과 클린룸 등을 건설하고 신규 직원 500명을 추가로 고용할 계획이다.
ASM의 아리조나 직원은 현재 800명이다.
ASM은 반도체 제조공정 중 증착공정(웨이퍼가 전기적 특성을 갖도록 다양한 물질의 박막을 입히는 과정)에 활용되는 장비를 주로 생산하는 기업으로, 이 공정은 반도체가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 노광장비 기업인 ASML의 모태가 된 기업으로, 원자층증착장비(ALD·웨이퍼에 원자 단위 깊이의 산화막을 증착하는 장비) 관련 세계 1위의 매출 규모와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ASML은 최첨단 공정에 필요한 EUV 장비를 생산하는 세계 유일한 회사로 삼성전자, 인텔, 대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이 ASML의 장비를 구하기 위해 수천억원을 싸들고 줄을 설 정도로 힘이 막강해 ‘수퍼을’로 불린다.
ASM은 일본의 도쿄 일렉트론, 미국의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와 경쟁하고 있다.
한편, 로 CEO는 미국과 네덜란드 정부가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중국 기업들이 올해 반도체 장비를 공격적으로 구입해 ASM의 올해 중국 실적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에는 호조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