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반도체 패키징 기업인 앰코가 아리조나주에 20억 달러(약 2조6012억 원)를 들여 북미 첫 패키징 공장이자 미국 내 최대 시설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아리조나주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던 대만 TSMC는 인근에 패키징 공정 설비를 두지 않아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았었다.
앰코의 이번 결정으로 TSMC의 아리조나주 공장 또한 생산 효율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1일 로이터에 따르면 앰코는 아리조나주 피닉스에 현재 건설되고 있는 TSMC의 파운드리 부근인 피오리아에 20억 달러 규모의 패키징 설비를 신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설비가 완공되면 TSMC가 애플로부터 위탁생산을 맡아 제조한 반도체를 패키징하고 테스트하는 후공정 작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앰코와 애플은 공장 건설 논의 단계에서부터 긴밀하게 협력했다.
초기 물량은 이미 애플에 배정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앰코는 패키징 공장 건설을 알리는 성명을 통해 “TSMC의 팹에서 생산한 애플 칩을 받아 패키징하고 테스트할 것”이라며 “피오리아에 신설하는 패키징 설비의 첫 번째 고객이자 최대 고객은 애플”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앰코가 미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상무부는 11월 초에 첨단 패키징 설비를 새로 짓는 기업들에 모두 30억 달러(약 3조9010억 원)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정보기술(IT) 전문지 아스테크니카는 1일 앰코의 패키징 설비가 TSMC에게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TSMC가 아리조나주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에는 패키징 설비가 없어 반도체를 대만으로 보내 패키징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도체를 아리조나에서 대만까지 운송하고 다시 고객사에 납품하려면 비용과 시간이 추가로 들어 비효율적일 수 있는데 앰코가 이 과정을 줄여주는 셈이다.
아스테크니카는 보도를 통해 “아리조나주 공장에 패키징 설비가 없다는 점은 TSMC에게 문제였다”라고 짚었다.
TSMC는 아리조나주 피닉스에 400억 달러(약 51조9930억 원)를 들여 반도체 파운드리 두 곳을 짓고 있다.
두 공장 가운데 한 곳은 2024년에 생산을 시작한다.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를 제조하는 두 번째 공장은 가동이 2026년으로 예정돼 있다.
앰코의 패키징 공장은 2024년 1단계 가동 예정이며 약 2000명을 신규 고용한다.
신공장은 약 55에이커 이상 부지에 들어선다.
50만㎡ 이상 규모 클린룸을 갖춘 최첨단 제조 캠퍼스를 짓는다는 계획이다.
△고성능 컴퓨팅 △자동차 △통신 분야에 두루 쓰이는 반도체의 고급 패키징·테스트 등 후공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리조나 공장은 앰코가 북미에 짓는 첫 생산거점이다.
앰코는 아리조나주에 본사를, 캘리포니아주, 텍사스주, 매사추세츠주 등에 영업소를 보유하고 있지만 생산시설은 모두 해외에 두고 있었다.
한국, 필리핀,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일본, 베트남, 포르투갈에 생산거점이 있다.
앰코는 아리조나 주정부는 물론 '미국 반도체칩과 과학법(반도체법)'을 통해 연방정부로부터 보조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앰코의 공장 신설은 반도체법 통과 이후 아리조나주에서 발표된 반도체 산업 최대 규모 투자 프로젝트 중 하나다.
반도체법은 총 527억 달러 규모 프로그램으로, 이중 390억 달러를 미국 내에 투자하는 자국 기업에 제공한다.
지엘 루텐 앰코 최고경영자(CEO)는 "아리조나에 새로운 고급 패키징·테스트 시설을 발표한 것은 고객의 탄력적인 공급망을 보장하고 강력한 미국 반도체 생태계의 일부가 되도록 돕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투자는 우리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시장 내에서 리더십 위치를 강화하는 동시에 미국 기반 칩 제조 확대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