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렬하는 태양에 견디기 힘든 더위까지...아리조나를 사람이 살긴 그다지 좋은 환경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긍정적인 면을 보는 사람들은 아리조나만큼 살기 좋은 곳도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아리조나가 살기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장점은 다음과 같다.
9개월은 여름이고 3개월은 겨울로 딱 두 계절 밖에 없긴 하지만 연간 200일이 맑은 날씨여서 눈을 치우느라 몇 개월을 고생할 필요가 없고, 또한 연 강수량이 12인치에 불과해 폭우 피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자연재해도 거의 없다. 몬순시즌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그 역시 큰 피해를 부르진 않는다. 지진이 감지되긴 해도 그로 인한 피해 역시 거의 없다. 하붑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모래폭풍 역시 큰 문제는 아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세계 최고의 절경' 사진들 중 상당수는 아리조나에서 찍힌 것들이다. 지구상에서 선인장으로 뒤덮힌 산을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곳 중에 하나이며, 도심 가까운 곳곳에 등산로가 있어 바로 자연을 접할 수 있다. 카메라에 무조건 담아야 하는 아리조나의 석양 또한 언제나 장관이다.
세계적 명성이 높은 그랜드캐년, 세도나가 지척이고 사막이 실증난다면 거대한 호수와 강들을 찾아 갈 수 있다. 아리조나는 모두 사막일 것이라는 착각과 달리 북쪽지역은 울창한 산림이 있고 겨울철엔 스키도 즐길 수 있다. 아침엔 스키를 즐기고 오후엔 밸리로 돌아와 온화한 겨울날씨를 만끽하는 옵션도 있다.
인접 주들과 달리 써머타임을 시행하지 않아 일 년 내내 고정된 시간 속에서 살 수 있다. 써머타임 때문에 시계를 고쳐서 맞추거나 한 시간 잠을 손해보며 일어나야 하는 번거로움 따위는 없다.
아리조나는 스포츠를 즐기기에 충분한 조건도 갖추고 있다. 겨울철엔 메이저리그 야구팀 절반이 밸리 곳곳에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연습을 진행하며, PGA, LPGA 대회도 열리기 때문에 유명선수들을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다. 한국 출신 선수들의 사인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컨츄리 썬더' 페스티벌이 열리는 아리조나는 전국에서 모여든 수 천 명의 컨츄리 음악팬들에게는 성지나 다름 없다.
그래도 뭔가 부족하다 싶으면 라스베가스나 캘리포니아를 찾으면 된다. 각각 4~5시간 정도 거리여서 차로 방문해도 큰 부담이 없다. 세계 최고의 호텔과 수준 높은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라스베가스와 멋진 해변이 보고 싶다면 캘리포니아를 가면 될 것. 차라리 라스베가스나 캘리포니아에 사는 게 좋지 않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도박 중독에 빠지지 않을만큼 절제력이 강하거나 또는 숨 막히는 교통정체, 습기, 살인적인 생활비를 감당할 자신이 있다면 아리조나를 선택하지 않아도 좋다.